현직 산부인과 의사가 일상, 체험에서 길어 올린 슬픈 서정의 비망록 시집을 출간했다. 최준렬 시인은 일상에서의 소소한 체험을 작시의 원천으로 삼는다.
그는 일상의 다양한 체험을 섬세하고 진지하게 관찰한다. 일상 혹은 체험을 통해 포착된 삶과 세계를 가공 없이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특성을 지닌다. 그의 시는 편한 독해를 제공함으로써 독자와 친밀성을 확보한다.
소소한 일상을 차분하게 응시하며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시적 정수를 포착한다.
최 시인은 산부인과 의사이다.
그는 의료현장에서 체험하는 다양한 사건을 서정적 필치로 즐겨 형상화한다. 그의 사유체계는 의학적 상상력에 깊이 침윤되어 있다.
인생과 세계를 의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인지한다. 예컨대 시인이 산부인과에서 경험하는 출산은 생의 희열과 숭고함이라는 생의 보편적 감각으로 승화된다.
의료현장 체험을 소재로 한 시편들은 생명에 대한 외경심, 출산 과정에서 겪는 고투,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중한 만남의 관계 등을 형상화한다. 이들 시편은 직접 체험의 묘사로 인해 시상이 구체적이고 생생하다.
최준렬 시인은 일상의 타자를 관찰하는데 적극적이고 섬세한 태도를 보인다. 그는 일상에서 이뤄지는 소소한 삶들을 구체적이고 따뜻하게 응시한다.
자아의 존재론적 고민과 인식론적 성찰과 더불어 타자의 삶을 통해 자아의 정체성을 규명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이러한 의도로 인해 시인의 타자를 응시하는 시선은 동정과 연민의 특징을 지닌다.
[위키리크스한국=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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