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외상] 日 정치인 상대 총기 테러, 남 일 아니다
[軍 외상] 日 정치인 상대 총기 테러, 남 일 아니다
  • 김 선 기자
  • 승인 2022.07.20 11:33
  • 수정 2022.07.20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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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준(국군외상센터 중령 제1외상진료과장)·정성엽(외과장 소령)

이호준 중령은 최근 국군외상센터에서 왼쪽 팔 절단 위기에 놓인 장병의 접합수술을 성공시키면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그는 외상외과 의사의 길을 선택하고, 이와 함께 군의관의 길을 선택했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의예과에 입학했다가 군복무를 위해 2002년 귀국해 인제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병원에서 외과 레지던트를 마쳤다. 외과 전문의를 획득하자 마자 2014년 육군에 자발적으로 입대해 군의관을 지원했다. 그가 군의관을 선택했던 이유는 우리나라 군인에서 의사의 손길이 매우 절실하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 중령은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의 수제자이기도 하다. 정성엽 소령은 국군수도병원에서 간담췌외과(간, 담도, 담낭, 췌장)를 담당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췌담도를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단일공 복강경 수술을 주로 집도하면서 각종 논문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군외상센터에서는 외상환자 데이터 질관리와 중증외상환자를 담당하면서도 특기를 살려 간담췌영역 손상을 동반한 중증외상환자를 주로 치료하고 있다.

국군외상센터 이호준 중령 제1외상진료과장(왼쪽), 외과장 정성엽 소령. [사진=김 선 기자]
국군외상센터 이호준 중령 제1외상진료과장(왼쪽), 외과장 정성엽 소령. [사진=김 선 기자]

- 총상·폭발 따른 외상에서 국군외상센터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호준 중령 “실제 현대전을 보면 총상과 폭발상의 의한 외상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고, 위력이 강력한 급조폭발물(IED) 등이 테러에도 쓰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평시에도 테러에 의한 총기 및 폭발물 등을 대처할 수 있는 치료법에 대한 연구와 대비가 꾸준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총기류에 의한 손상 빈도는 적지만 국방부 방침에 따라 국군수도병원에서의 외상 전문 장기군의관의 전문성을 축적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지속적인 임상직(외상) 보직을 운영하고 있다. 훈련 중 발생한 총기류 손상 환자의 치료를 종결하는 거점으로 수도병원이 역할을 하고 있는데, 2019년 3월 내가 합류한 것과 함께 전담외상팀이 구성된 이후 현재까지 약 3년 동안의 경험을 국내 외상학 최고 권위를 갖는 대한외상학회(PPTC)에 총상 및 폭발상 관련 여러 발표를 했다. 그중 수도병원에 내원한 112명의 경증 외상환자를 포함한 다양한 스펙트럼의 폭발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PTSD 관련 연구 결과의 구연 발표는 학회에서도 연구성과를 높이 평가해 우수상을 수상했다. 외상분야에서는 학술적으로도 국군수도병원이 타 대학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고 말할 수 있다.”

이호준 중령이 총기 관련 긴급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이호준 중령이 총기 관련 긴급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 췌십이지장절제술 수술이 큰 주목을 받았다.

정성엽 소령 “국군외상센터로 내원한 환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부대 내 교통사고 후 발생한 췌장 손상 환자였다. 사고 발생 후 가까운 종합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간, 췌장 파열에 골반 골절이 동반된 상태였기에 그 병원에는 수술할 수 있는 의사가 없어 국군외상센터로 문의가 왔다. 환자가 매우 위중하고 긴급한 상황이라 정형외과 문기호 중령과 함께 환자를 받기로 했다. 소생실에서 긴급한 처치 후 수술실로 지체 없이 이동했고, 복부 수술 및 골반 골절 수술을 동시에 진행했다. 개복 후 분수처럼 올라오는 출혈 부위를 찾아 지혈하니 정형외과 팀도 골반 골절 고정을 그사이 마쳐 환자의 혈압이 올라가는 것이 눈으로 보였다. 그날은 출혈만 해결하는 손상통제수술(Damage control surgery)만 시행하고 중환자실에서 밤새 환자를 돌보며 수술 후 소생을 시행했다. 다행히 환자 상태가 호전되어 다음 날 저녁에 휘플수술(췌장 두부, 담도, 담낭, 십이지장 등을 절제하는 외과 최고난도 수술)을 시행했고, 이후 환자는 합병증 없이 회복했다. 휘플 수술 후 특이 합병증 없이 회복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이 사례는 대한외상학회, 간담췌외과학회, 췌장연구학회에서 발표하게 됐다.”

- 국군외상센터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 중령 “총기규제가 엄격한 이웃 나라 일본의 유명 정치인이 개인이 만든 총기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우리나라도 총기에 의한 테러의 가능성이 있다는 사례가 되었고, 관련된 외상 연구와 교육에 대한 투자가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예를 들면 외상센터 의료진이 무기 손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다. 초고속 카메라로 관찰했을 때 인체와 비슷한 더미에 총상 및 폭발상이 어떤 손상을 주는지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이라던가, 다양한 총기에 따른 인세 손상 연구, 혹은 다양한 거리에서 주는 손상의 형태 등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 된다면 국군외상센터를 좀 더 특성화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미군의 경우 본토의 가장 높은 수준의 군 외상센터(브룩육군병원 외상센터) 지하에는 돼지, 혹은 비슷한 큰 동물에 대한 손상 후 외상처치법을 개발하는 연구소(ISR, Institute for Surgical Research)가 국방부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성엽 소령이 복강경을 통한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정성엽 소령이 복강경을 통한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 추가적으로 전달할 메시지가 있다면.

이 중령 “곰곰이 생각해보면 늘 위기가 있어 왔고, 그때마다 기회를 찾는 삶의 연속이 었던 거 같다. 그러다 보니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는 먼 미래를 생각하기 보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겸허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가장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쓰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장병들이 전역하는 날까지 건강하게 봉사하길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직업 특성상 장병들이 크게 다쳐 절망적인 순간에 연을 맺게 된다. 그들이 국군외상센터에 와서 삶의 희망을 갖고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 소령 “2000년대 이후 국군병원이 민간병원들에 비해 낙후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를 비롯해 이호준 부센터장, 문기호 과장 등의 임상경험이 풍부하고 실력이 출중한 장기군의관들을 확보했다. 국군수도병원 리모델링 및 국군외상센터의 개소로 장병들이 많이 앓고 있는 질환 및 외상분야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도약하고 있다. 장병들이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국군수도병원, 국군외상센터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그 순간까지 이자리에서 묵묵히 임무 수행을 하고 싶다. 여기를 찾는 모든 환자들은 나의 동료, 나아가 나의 가족이라 생각하고 진료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김 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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