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유플러스, 노조 요구안 수용…"소통 강화할 것"
[단독] LG유플러스, 노조 요구안 수용…"소통 강화할 것"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7.25 07:19
  • 수정 2022.07.2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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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U+, 도매직영점 근무자 330명 소매직영점으로 전환배치
"십수년 간 하던 일 바꾸라는 것…무한 경쟁으로 퇴사 유도"
사측 "구조조정 아니다" 해명했다가 결국 노조 요구안 수용
대구 통신골목점 내부 전경. [출처=LG유플러스]
대구 통신골목점 내부 전경.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도매직영점에서 일하는 영업직 노동자들을 소매직영점으로 인사이동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영업직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LG유플러스는 일부 인원이 이동하는 것일 뿐 구조조정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제2노조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민주유플러스노동조합(민주노조) 요구를 수용하며 사태 진작에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사상 첫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동시에 도매점 직원 일부를 소매점으로 재배치하기로 결정했다. LG유플러스는 이달부터 도매직영점 근무자 70%(약 330명)를 소매직영점으로 전환배치할 계획이다. 주로 영업관리를 하던 도매직영점 근무자들은 전환배치가 이뤄지면 소매직영점의 업무에 맞게 상품을 판매하거나 도매직영점에 잔류하기 위해 면접을 거쳐야 한다. 

민주노조는 이에 "LG유플러스가 이미 지난해 소매직영점 인원과 규모를 축소한 바 있다"며 사실상 구조조정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조는 지난달 20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 앞에서 '일방적 구조조정 저지를 위한 조합원 결의대회' 이후 천막농성에 나서는 등 행동을 시작했다. 노조 측은 "회사는 민주노조와 직원들의 문의에 응대조차 하지 않다가 갑자기 전체 일정을 포함한 인력이동 계획을 직원들에게 통보했다"며 "도매영업 인력 70%를 소매영업으로 이동시켜 십수년 간 하던 일을 바꾸라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정작 소매영업 현장에는 추가되는 인력을 받을 준비가 전혀 돼있지 않음에도 강제로 인력만 몰아넣어 직원들 간 무한 경쟁으로 스스로 퇴사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유플러스노조 노상규 위원장은 "현재 조직 개편은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구조조정"이라며 "직원 간 경쟁을 격화시켜 퇴사를 유도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 조합원은 "도매영업의 구조조정은 시작에 불과하다. 항상 도매에서 시작해 대형 유통, 홈 직영점, MVNO(알뜰폰) 등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당시 구조조정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LG유플러스는 "회사 전략상 소매채널을 강화하면서 일부 인원이 이동하는 것"이라며 "회사는 수년에 걸쳐 충분히 회사의 전략방향을 설명했고, 이동하는 구성원들은 현재 거주지와 인접한 소매점에 재배치된다"고 밝혔다.

[출처=민주유플러스노동조합]
[출처=민주유플러스노동조합]

그럼에도 민주노조 측은 지난달 29일 'CEO(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가 직접 해명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CEO가 직접 공개적으로 구조조정이 아님을 천명하고 대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구조조정이 아니라면 줄어드는 영업직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제시했다. 노조에 따르면 소매점 효율화로 영업직군 인원은 지난 2020년 3000명에서 지난해 2378명으로 약 700명 줄었다. 

용산사옥 앞 천막농성은 이달 들어서도 계속 되다가 29일차를 맞은 지난 20일 해단식이 이뤄졌다. 결국 회사가 민주노조 요구안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민주노조는 '지속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 기구'를 요구하면서 사측과 최종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도매점 직원이 소매직영점으로 배치될 경우 ▲기존 소매직영점 근무형태를 유지하고 ▲올해 3분기와 4분기의 분기평가를 직전 4분기(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평가 평균등급으로 보전하며 ▲도매직영점 소속으로 받은 영업인센티브의 직전 3개월(5월~7월) 평균 금액을 올해 4분기까지 보전하기로 했다. 개편 이후 이슈 해결을 위해 노조와 9월부터 3개월 간 매달 회의도 진행하기로 했다.

사측은 "인력 감축을 위한 구조조정이 아닌 것을 공식화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조 관계자는 "사측에 구조조정이 아니라는 내용과 그에 따른 대책을 확인했고, 추후에도 다른 노조들과도 같이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이미 구조조정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9일 사내공지를 통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만 50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다. 신청 기간은 지난달 30일까지로 현재 대상자에 대한 인터뷰 면담 등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신청 인원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일각에선 수백명대로 전망하고 있다.

희망퇴직에 대해 "근무자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것"이라는 입장과 "사실상의 구조조정으로 사내에 지나친 경쟁 분위기 조성"이라는 입장이 맞서기도 했다. 또 4개 노조 중 2노조인 민주노총과는 합의하지 못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LG유플러스는 당초 2년 전에도 희망퇴직을 시도했지만, 내부 반대에 부딪혀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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