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미친 유가 누구 탓…정유사? 주유소? 정부?
[포커스] 미친 유가 누구 탓…정유사? 주유소? 정부?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2.07.26 02:25
  • 수정 2022.07.26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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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배럴당 129弗·싱가포르 휘발유 156弗·경유 177弗…사상최고 경신 10년만
주유소 가격·정유사 공급가 ‘정점’…“윤석열 정부, 유류세 전면 재조정해야” 한목소리

#. 고유가,
2011년 초 국내외 유가가 급등하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국내 기름값이 수상하다. 국내 유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국내 정유 4사를 압박했다.
정유 4사가 같은 해 상반기까지 한시적으로 기름값을 리터(ℓ)당 100원 인하한 이유다.
이는 국제 유가가 오를 때는 국내 유가도 빠르게 오르지만, 국제 유가 하락기에는 국내 유가가 더디게 내린다는 소비자단체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국제 유가가 최근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국내 유가는 요지부동이다. 정유사, 주유소, 정부... 누구 책임일까?

경기도 성남시 둔촌대로에 있는 (위부터)일반주유소와 이곳에서 1㎞ 떨어진 셀프주유소의 지난주 유가 현황. [출처=정수남 기자]
경기도 성남시 둔촌대로에 있는 (위부터)일반주유소와 이곳에서 1㎞ 떨어진 셀프주유소의 지난주 유가 현황. [출처=정수남 기자]
경기도 성남시 둔촌대로에 있는 (위부터)일반주유소와 이곳에서 1㎞ 떨어진 셀프주유소의 지난주 유가 현황. [출처=정수남 기자]

26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유가에 4주 정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 가격은 3월 9일 배럴당 129달러(16만9000원)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고인 2012년 3월 4일 124달러를 10년 만에 돌파한 것이다.

두바이유는 코로나19 1차 확산기인 2020년 4월 22일 14달러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보였다. 두바이유는 등락을 거듭하면서 같은 해 11월 2일 36달러까지 올랐으며,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1년 연속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올해 2월 하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두바이유는 익월 최고점을 다시 찍었다.

2주 정도 지나 국내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석유제품 가격도 비슷한 모습이다. 지난달 10일 휘발유가 156달러, 17일 경유가 177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고인 휘발유 138달러(2012년 4월 4일), 경유 140달러(2012년 3월 27일)보다 높고, 최근 14년간 최저인 2020년 4월 22일 휘발유 15달러, 경유 21달러보다 각각 94%, 743% 급등한 수준이다.

이로 인한 국내 유가 오름세도 가파르다.

지난달 30일 전국 주유소 리터(ℓ)당 평균 판매가격이 휘발유 2145원, 경유 2168원으로 사상 최고를 나타냈다.

두바이유가 3월 11일 115달러로 전날보다 10.1%(13달러) 하락하면서 상승세가 꺾였지만, 싱가포르 현물가격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유가는 두바이유가 정점을 찍은 이후 2주가 지난 3월 24일 각각 132달러, 153달러를 나타냈다, 익일에는 각가 126달러, 149달러 하락했다.

현재 두바유는 90달러 후반대에서 100달러 초반대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싱가포르 현물가격은 휘발유가 110달러대, 경유가 140달러로 대에서 각각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세계 주요국 경기가 살아나면서 석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유가가 고점에서 움직이면서 정유 4사의 주유소 공급가격도 사상 최고를 갈아치웠다.

(위부터)성남시 수정구 산성대로와 중원구 희망로에 각각 있는 에스오일 주유소의 지난주 유가 현황. [출처=정수남 기자]
(위부터)성남시 수정구 산성대로와 중원구 희망로에 각각 있는 에스오일 주유소의 지난주 유가 현황. [출처=정수남 기자]
(위부터)성남시 수정구 산성대로와 중원구 희망로에 각각 있는 에스오일 주유소의 지난주 유가 현황. [출처=정수남 기자]

지난달 9일 싱가포르 유가가 전점을 찍은 이후 2주가 지난 같은 달 4주 정유사의 ℓ당 공급 가격은 휘발유가 2030원, 경유가 2109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통상 주유소는 정유사 공급가격을 판매가격에 주초 반영한다. 지난달 30일 주유소 판매가격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배경이다.

현재 정유사와 주유소가 국제 유가의 등락 폭을 판매 유가에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고려할 경우 고유가를 잡을 방법은 유류세 인하가 유일하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실제 문재인 전 정부가 지난해 11월 중순 사상 최고인 유류세 30% 인하한데 이어, 정부는 이달 37%로 인하 폭을 확대했다.

현재 국회가 유류세 추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석유제품 가격에서 차지하는 유류세 비중을 주요국 수준에 맞춰야 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현재 휘발유와 경유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1.2%, 43%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는 미국과 멕시코의 휘발유 세금 비중(13.1%)보다 3.9배, 경유의 경우 뉴질랜드의 경유 세금 비중(11.3%)보다 3.8배 각각 높다. 우리나라의 유류세는 경제협력개발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7위다.

현재 정부가 대규모 감세를 추진하고 있지만, 유류세 항구 인하는 없다는 게 정치권 설명이다.

성남 분당에 있는 알뜰주유소의 지난달 28이 경유 가격. [출처=정수남 기자]
성남 분당에 있는 알뜰주유소의 지난달 28이 경유 가격. [출처=정수남 기자]

박동희 사단법인 한국주유소협회 차장은 이에 대해 “유가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기름을 팔아도 이윤이 남지 않는다. 정부가 연간 세수의 20%를 자동차를 통해 걷고 있지만, 서민 경제 안정을 위해 새 정부가 유류세를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관계자는 “정부가 전기, 가스 등 다른 에너지원과 동등한 수준으로 휘발유와 경유의 세금을 재조정해야 한다. 정부가 유류세를 조정할 때까지 시장의 요구를 정부에 지속해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년 동월대비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로, 2011년 8월(5.3%)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국내 산업의 80%가 석유 의존형이라서다. 한국전력공사가 상반기 인상에 이어 하반기에도 한차례 전기요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 경고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대비 7.5%로 사상 최고였다.

[위키리크스한국=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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