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고온다습한 기후 우울증, 정신질환 증상 악화시켜... 기온 1도 상승 때마다 정신건강 사망률 2.2% 증가
[월드 프리즘] 고온다습한 기후 우울증, 정신질환 증상 악화시켜... 기온 1도 상승 때마다 정신건강 사망률 2.2% 증가
  • 유 진 기자
  • 승인 2022.07.29 05:31
  • 수정 2022.07.29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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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폭염. 연합뉴스
유럽 폭염.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유럽 각 도시는 물론 우리나라 곳곳에서 폭염주의보가 발령되고 있다.

폭염은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각 병원 응급실마다 탈수, 섬망, 실신한 환자들로 가득차게 된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스위스 취리히대 공동연구팀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고온의 날씨는 홍수나 화재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우울증 증상을 악화시키고 전신성 불안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불안 증상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고온과 자살 시도 사이에 연관성도 있다”며 “대략적으로 월평균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정신 건강 관련 사망률은 2.2% 증가하며 다습한 날씨도 높은 자살률을 초래한다”고 밝혔다.

정신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주요한 약물이 열의 영향으로 효능이 감소할 수 있다.

항정신병 약물들은 갈증을 억제해 사람들이 탈수 상태가 되도록 만든다는 보고가 있다. 이로인해 많은 약들이 열과 관련이 깊어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양극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자주 처방되는 약인 리튬(Lithium)은 전해질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 복용 전 염분과 수분 섭취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과도한 염분 섭취는 리튬 농도를 감소시키고 탈수는 리튬 농도를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유럽 폭염. 연합뉴스
유럽 폭염. 연합뉴스

보고서는 “고온은 정신 건강 장애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사고 능력과 이성적인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며 “복잡한 인지 작업을 구성하고 해결하는 뇌의 영역이 열, 스트레스에 의해 손상된다”고 밝혔다.

보스턴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폭염 동안 에어컨이 없는 방에 있는 학생들은 인지 테스트에서 또래 학생들보다 인지능력이 13% 더 낮았고 반응 시간은 13% 더 느려졌다.

극심한 더위로 주변 온도가 1~2도만 상승하더라도 공격성이 2~5% 급증하기 때문에 강력 범죄 발생률이 증가하기도 한다. 이는 사람들이 더위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지고 명확한 생각이 나지 않아 좌절할 가능성이 더 높아져 공격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2090년까지 기후 변화로 전 세계적으로 모든 범죄의 범주가 최대 5%의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원인 중 하나는 공격성을 적정수준으로 통제하는 세로토닌(Serotonin)이라고 불리는 뇌 화학물질이 높은 온도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더운 날은 또한 불안을 야기시키기도 하는데 영국의 한 연구에서 대상자들의 60%가 기후 변화에 대해 매우 걱정하거나 극도로 걱정한다고 말했다. 또한 응답자의 45% 이상이 기후에 대한 감정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하기도 했다.

옥스퍼드대 지속산업환경과 로렌스 웨인 라이트 교수는 “기후 변화와 정신 건강, 특히 폭염의 영향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해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며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고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폭염. EPA=연합
유럽 폭염. EPA=연합

가벼운 우울증이라면? 약 대신 '운동'도 효과

우울감을 겪지만 증상이 약해 약 먹기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이럴 때는 '유산소 운동'을 시도해보는 게 좋다. 유산소 운동이 병원에서 처방하는 항우울제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입증한 연구 결과들이 있다.

영국 왕립정신과협회는 가벼운 우울증을 앓던 94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운동과 약물·상담 치료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주 3회 60분간 유산소 운동을 한 그룹의 우울증 척도 점수(MADRs)가 22.2점에서 10.8점으로 낮아져, 약물 및 상담 치료 그룹이 20.8점에서 11.1점으로 낮아진 것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그리스 테살리아대 연구팀도 우울증을 앓던 18~65세 환자 455명을 대상으로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연구했다. 참가자는 적당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주 3회, 한 번에 45분씩, 9.2주간 실행했다. 그 결과, 항우울제 치료 또는 심리 치료와 비교해 상당히 큰 항우울 효과를 보였다. 연구에서 유산소 운동의 효과는 우울증 증상의 심각도와 관계 없이 외래 환자와 입원 환자 모두에게서 나타났다.​

우울증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뇌 신경의 흥분 작용을 전달하는 역할을 함)이나 세로토닌(우울·충동을 완화하는 작용을 함)의 활성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져 생기는 질환이다. 이 때문에 우울증을 치료하는 항우울제는 도파민과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운동 역시 항우울제처럼 도파민과 세로토닌 활성도를 높인다. 운동을 통해 심장을 빨리 뛰게 하면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늘어나, 우울증으로 생기는 인지 기능 저하나 무기력증이 완화되는 부가적인 치료 효과도 볼 수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유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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