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27) 폭등하는 환율, 치솟는 실업률… 클린턴 “한국 경제회복 총력지원하겠다”
청와대-백악관 X파일(127) 폭등하는 환율, 치솟는 실업률… 클린턴 “한국 경제회복 총력지원하겠다”
  • 유 진 기자
  • 승인 2022.07.27 10:20
  • 수정 2022.07.3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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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구제금융 신청을 발표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 클린턴 대통령은 한국경제를 위한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연합뉴스
IMF 구제금융 신청을 발표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 클린턴 대통령은 한국경제를 위한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연합뉴스

김영삼 정권은 1960년대 이후 첫 문민정부로 높은 기대를 안고 출발했지만, 끝이 좋지 않았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아들은 금전 비리에 연루됐다. 극민 지지율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살상가상으로 경제마저 붕괴되고 있었다. ‘한강의 기적’이 순식간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11월 17일 한국의 외환시장은 마비됐고, 사흘 후 한국 정부는 IMF에 긴급 구조금융을 요청했다.

IMF에 SOS를 친 직후인 11월 22일부터 캐나다 뱅쿠버에서 APEC정상회담이 열렸다.

22일 오후 미 재무부 분과대가 본부로 삼고 있는 호텔 스위트룸에서 보즈워스 신임 주한미대사는 래리 서버스 재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서머스 장관은 외국 은행들이 한국의 은행들의 상환 압력을 덜어주지 않거나 한국의 원화가 며칠 내에 안정을 찾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가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째인 23일 김영삼-클린턴 대통령간 한미정상회담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클린턴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두 나라는 지난 5년 동안 긴밀하게 협조해왔습니다.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이 닥칠지라도 미국은 한국과 협력할 것이며, 한국의 입장을 지지할 것입니다. 한국 정부가 힘겨운 상황에서도 IMF의 원조를 받기로 결정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 정부는 한국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위해 최대한 지원하려고 합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이에 감사의 뜻을 담아 답했다.

“현재 위기 상황이 닥친 원인은 빠른 경제 성장과 부족한 외화 유입 때문에 구조조정을 계속 했기 때문입니다. 11월 19일 한국은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국제 신용 상태를 높이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고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금융위기가 더욱 심각해져서 한반도에 위기가 찾아오지나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클린턴 대통령의 임기동안 8차례의 정상회담을 거치며 한미간 우정을 돈독히 쌓았던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고 무척 감사한 마음을 표하고자 합니다.”

김 대통령은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클린턴 대통령과 여러 차례 긴 전화 통화를 하며 IMF 원조를 통해 금융 위기를 극복하려는 한국의 노력에 대해 솔직하게 논의했다.

평소 국무부와 전문으로 소통하던 주한미대사관은 재무부의 상임 관료들과 연결되는 직통전화를 개설했다. 보즈워스 대사는 이들과 매일 통화하면서 최신 경제지표를 알려주기도 하고, 한국 경제에서 발생하고 있는 정치적인 측면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동시에 미 재무부로부터 들은 소식을 한국 관료들에게 전했다.

이는 한국이 위기를 극복해나가는데 미국이 도움이 되겠다는 확고한 신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12월 3일 한국 정부는 IMF와 공식 협약을 맺었고, 다음날 IMF 이사회는 이 협약을 비준했다.

IMF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융자를 받는 대가로 한국 측은 정부의 지출을 줄이고, 이율을 높이며 금융 및 기업 분야에서 구조 개혁을 단행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IMF가 금융 위기에 대응하는 기본적인 방법이었지만, 효과는 없었다. 외국 은행들은 한국 은행들의 대출 기한을 연장해주지 않았고 기한이 마감되면 상환을 요구했다.

공식적인 외환보유고는 계속 줄어갔고 환율은 1달러에 1,400원, 1,500원, 심지어 1,900원까지 치솟았다. 끝이 보이질 않았다. IMF 프로그램으로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는 믿음도 사라졌다. 실업률은 폭등했다.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공포감, 대선 결과에 대한 특정한 불안감이 엄습했다.

선거는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고 누가 당선되든 IMF 합의 사항을 이행하리라는 확신도 없었다.

국제사회(IMF, 세계은행, 각국 정부들)가 프로그램은 만들었지만 확실한 성공을 거두기 위한 충분한 재원을 마련해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별취재팀= 유 진, 최정미, 한시형 기자]

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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