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펠로시 대만 방문 가능성에 경고수위 높이는 中…양국 갈등 시험대
美 펠로시 대만 방문 가능성에 경고수위 높이는 中…양국 갈등 시험대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7.30 18:14
  • 수정 2022.07.30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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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출처=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출처=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의 경고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30일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는 표현을 썼다.

외신에 따르면 이 표현이 펠로시의 대만 방문을 불장난에 비유한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펠로시 문제가 대만과 관련한 최대 현안인 만큼 무관할 수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국방부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때 미국을 겨냥해서 썼던 “좌시하지 않겠다”는 표현을 사용했고, 외교부는 “마지노선에 도전하면 결연히 반격할 것”이라거나 “중국인은 한다면 한다”는 등의 잇단 경고 메시지를 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29일 열린 중국 한 싱크탱크의 포럼에서 “(대만 방문을) 경고하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라”는 말이 자주 언급됐다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이 문장은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 당시 인민일보가 사용한 표현이다.

중국 포털 바이두의 첫 화면엔 30일 오전 한때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찾았을 때 중국군이 취할 수 있는 대응 시나리오를 소개한 글이 주요 이슈 항목에 포함되기도 했다.

대표적 관변 언론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전날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중국 군용기를 대만 상공에 투입하는 방안에서부터 펠로시 의장이 탄 항공기를 향한 경고탄 발사, 심지어 ‘미사일 발사 권한’까지 거론했다.

지난 26일 대만 동쪽 바다에서 중국 초계함 한 척이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지난 26일 대만 동쪽 바다에서 중국 초계함 한 척이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할 경우 중국 측이 실제 취할 대응의 수위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중국 내부에서 이 정도로 강경 대응을 예고한 만큼 실제 행동에 옮길 가능성도 나온다.

대만과 마주한 중국 푸젠성의 핑탄해사국이 대만 북부와 120여 km 떨어진 수역에서 30일 오전 실탄 사격 훈련을 한다며 전날 항행 금지 구역을 선포한 것도 경고성 무력시위로 해석된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양국 간 군사적 충돌 위험이 상존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갈지를 가를 시금석으로 보는 분위기다. 미국 대통령 유고시 권한 승계 서열 2위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묵인하게 되면 미국·대만의 당국 간 왕래와 대만 독립세력의 과감한 행보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국의 판단으로 보인다.

펠로시가 대만에 가지 않으면 강경 외교를 통해 미국의 의도를 꺾었다며 대내외 홍보에 사용하고, 방문을 강행하면 전 국민을 반미주의로 단결시키는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 경고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미국 내부에서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압박에 굴복했다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국의 중요 정치 일정을 앞두고 불거진 펠로시의 대만 방문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 양국 관계의 색깔을 정하는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무난히 넘어간다면 양국 관계는 가을의 정치 일정이 끝날 때까지는 관리 모드로 들어갈 수 있지만, 충돌할 경우 미중이 이전보다 더 치열한 갈등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사안이 양국의 갈등이 무력 충돌로 비화하는 것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양국에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8일 미중 정상이 2시간 넘게 전화통화를 한 만큼 양국 수뇌부 사이에도 이 문제를 둘러싼 공개되지 않은 소통이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부터 한국·일본·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국가를 방문하는 펠로시 의장은 29일 출국을 앞두고 실시한 정례 기자회견에서 대만 방문 여부를 묻는 말에 “보안상 절대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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