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코로나 찾기 위한 하수구 조사 기술, 이제 원숭이두창 찾기에도 사용
[월드 프리즘] 코로나 찾기 위한 하수구 조사 기술, 이제 원숭이두창 찾기에도 사용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8.10 06:08
  • 수정 2022.08.10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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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바이러스. [AP=연합뉴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AP=연합뉴스]

코로나19 발발을 초기에 감지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떠오른 하수 조사 기술이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을 포함한 몇몇 지역에서 원숭이두창의 확산을 모니터하는 데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NNPR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하수 조사는 특정 구역의 공중보건 위협을 초기에 파악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져 왔었다. 사람들로부터 배출된 배설물을 통해 감염병과 관련된 유전적 정보를 심지어 발병 전에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수십 년 전부터 하수구 조사로 소아마비를 모니터해 왔지만, 미국 등 많은 국가들에서는 주로 학술 연구를 위해 이용해 왔을 뿐, 본격적으로 공중보건을 위한 이용 사례가 과거에는 없었다.

팬데믹이 본격화되자 미국에서는 스탠퍼드대학교, 미시건대학교, 에모리대학교가 합동으로 ‘스캔(SCAN, Sewer Coronavirus Alert Network, 하수 코로나바이러스 경보 네트워크)’팀을 조직해 코로나바이러스 탐지를 위한 하수 조사 기술을 재정비했고, 이는 호흡기질병을 잡아내기 위한 최초의 하수 조사가 됐다.

스캔팀은 이제 원숭이두창을 모니터하는 데까지 기술을 확장시켰다.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었던 원숭이두창은 지난 5월 영국에서 아프리카가 아닌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몇 달 사이 현재 전 세계 2만6,000명 이상의 감염자들을 발생시켰고, 미국에서만 7,000 명 이상이 감염됐다. 지난 주 바이든 행정부는 원숭이두창 발발을 공중보건 신급사태로 선포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발발이 심각해지자 감염된 사람들의 배설물이나 발진이 생긴 피부에서 샤워를 통해 떨어져 나온 조직 등이 하수로 흘러가 이를 통해 하수 검사로 바이러스를 발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촉발됐다. 하수 검사가 정확히 바이러스를 발견하면 감염된 사람들이 있는 구역이 확인이 될 수 있다.

에모리대학교의 말린 월프 조교수는  “우리가 테스트할 수 있는 모든 범위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캔팀은 6월 중순 감시 영역을 확장한 이후, 팔로알토, 산호세, 세크라멘토, 길로이 등 캘리포니아 북부 일부 지역의 하수구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이들은 콜로라도, 조지아, 미시건 등 다른 주들에서도 감시 활동을 진행 중이며 미국 내 다른 지역들로도 확대하길 원하고 있다. 

스캔 외에도 다른 연구팀들이 하수구를 중심으로 한 원숭이두창 감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네바다의 한 연구팀도 하수 샘플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한다.

코로나19처럼 연구와 모니터를 통해 수집된 원숭이두창 데이터도 여러 지역의 추세를 비교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이러한 모니터링에는 누가 감염됐는지 알아낼 수는 없는 등의 한계가 있다. 그저 바이러스가 나타난 특정 지역만 알 수 있을뿐이다. 따라서 하수 조사 방식은 다른 공중보건 방식에 보완 수단으로 유용하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의 하수 모니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토목 및 환경공학 조교수 헤더 비셸은 “바이러스의 잠재를 발견하는 면에서 우리는 여전히 시작 단계에 있다. 그러나 우리가 확인한 것들이 이러한 유형의 모니터링이 다른 공중보건 위협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부터 일부 미국의 지역 단체들은 특정 지역에서 어떤 마약성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지 밝히기위해 하수 샘플들을 조사하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미국 뉴욕 시민들이 원숭이 두창 백신을 접종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뉴욕 시민들이 원숭이 두창 백신을 접종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현재는 코로나와 원숭이두창을 넘어 독감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를 잡기 위해서도 하수 조사 방법이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 보여지고 있다. 미 CDC는 하수 샘플로 항생제 내성 감염, 식품매개 질병, 칸디다균, 곰팡이 감염 등을 발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의 공중보건과학의 학과장 브래드 폴록은 “하수 검사가 경고 시스템의 역할을 할 것이다. 정보를 이용하기 위해 사람들 개개인이 검사를 받도록 할 필요가 없다. 간접적으로 정보가 수집되며, 따라서 더 광범위하게 지역을 들여다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현재까지는 피부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연구자들은 다른 잠재적 감염 수단을 파악 중이다. 현재까지는 남성 동성애 집단에서 주로 감염되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의 하수 시스템에서 발견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미국 내 하수 검사로 원숭이두창이 발견된 첫 사례이며, 이는 미국 내에서 성소수자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도시에 경고를 주고 있다. 지난 7월 28일 샌프란시스코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공중보건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연방 정부가 백신을 더 적극적으로 배포하기를 촉구했다.

스캔팀은 지역 보건 당국과 대학교들과 협업해 하수 샘플들을 수집하고, 분석을 위해 이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운영하는 베릴리 생명과학(Verily Life Sciences)에 보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도 아직까지는 모든 지역에서 하수 샘플 검사 작업이 가능하지는 않은 실정이고 데이터 수집을 위해 지역 기관들의 협조를 얻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스캔팀의 월프는 “하수 테스트 플랫폼에 새로운 것이 추가될 때마다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된다. 팬데믹은 이미 존재하고 있던 기술에 대한 우리의 상상이 열리게 해줬지만, 아직 완전히 개발되지 않았다. 지금 변화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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