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사고 늘자 보험업계도 고심…사고율 점증할 수도
기후변화로 사고 늘자 보험업계도 고심…사고율 점증할 수도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8.10 17:34
  • 수정 2022.08.10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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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로 잦아진 폭염·폭우·가뭄…계절적 요인 확대 가능성
올해 태풍·장마 등 피해규모 3000억 웃돌 듯…부담 늘 수 있어

 

이상기후로 인한 폭염·폭우로 사고가 늘며 사고율이 점점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이상기후로 야기된 폭우나 폭염 등으로 사고가 늘면서 역대급 실적을 경신해 온 손해보험업계의 근심도 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같은 기간 대비로 비교해도 사고율이 점점 늘어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갑작스런 변화까진 아니지만 기상청 데이터나 내부 데이터를 보면 분명히 비교가 된다”라며 “개인적으로도 기후가 변했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지냈는데 차차 피해금액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진단은 최근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한 집중호우나 폭염 등과 맥을 같이 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올해 태풍·장마 등으로 인한 차량침수 및 가구 피해가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통상 여름철 태풍·장마 피해액은 1000억 내외 수준으로 집계되지만 최근 기록적 폭우로 인해 차량 여럿이 침수된 데 이어 가구피해까지 발생한 것이 피해규모를 키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아직 태풍이 다 온 것도 아니고 농가나 도심이나 피해를 어느 정도 감안한다”라며 “최근 비가 많이 오면서 침수된 차량이 많아 올해 규모를 높게 잡고 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여름철 피해가 매년 점증하는 식으로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환경 악화로 인한 이상기후 발생이 늘면서 겨울철 보험업 위축 요소로 여겨지는 계절적 요인이 동절기를 넘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증가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가 7월 기온 중 가장 높았던 해 중 하나로 밝혔다. WMO에 따르면 지난달 지구의 기온은 1991년부터 2020년 사이 평균보다 0.5℃ 가까이 높았는데, 이같은 온도 상승은 지구 온난화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2020년 기상청이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는 21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현재 대비 1.9~5.2℃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상기후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도 있는 셈이다.

CNN, BBC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스페인·포르투갈 등 이베리아 반도는 45℃를 넘는 폭염이 이어졌고, 영국 일부 지역 기온은 40℃를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지난 6일(현지시간) 가장 건조한 지역으로 알려진 데스밸리에서 371㎜에 달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며 차량과 공원 내 호텔 등이 침수됐고, 파키스탄에서는 지난달 홍수로 549명이 사망하고 4만6200여채의 가옥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 한국도 예외 아냐

한국 역시 기후변화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실제 과거 50여년 전과 현재를 비교해 보면 분명한 차이가 나타난다.

기상청에 따르면 50여년 전인 1973년 국내 45개 지점의 평균기온은 12.4℃로 나타난다. 하지만 2021년에는 13.2℃까지 상승했다. 불과 0.8℃ 상승일 수 있지만 정부간기후변화패널(IPCC)이 산업화 이전(1850년) 대비 지구 평균 온도의 1.5℃ 상승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결코 낮지 않다.

서울 기준 1973~2021년까지의 평균 기온은 완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기상청]
서울 기준 1973~2021년까지의 평균 기온은 완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기상청]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여름을 제외한 봄·가을·겨울의 온도가 모두 크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1973년 봄의 국내 평균기온은 11.5℃지만 2021년에는 12.8℃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가을 평균기온은 12.8℃에서 14.9℃로, 겨울 평균기온은 영하 1.5℃에서 영상 0.3℃로 올랐다. 평균 24.5℃였던 여름 기온은 2018년 평균 25.3℃로 정점을 찍은 뒤 작년 24.2℃로 소폭 떨어졌다.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늘어날 경우 보험사들의 부담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손보사들은 재산·차량 등의 대물피해를 전담하고 있어 피해 발생 시 짊어질 부담도 크다. 최근 수도권 지역에 집중된 80여년 만의 기록적 폭우로 침수된 차량 피해만 해도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부지역에 200㎜가 넘는 집중폭우가 쏟아진 9일 오전 강원 원주시 문막읍 문막교 인근 섬감이 범람해 고수부지에 주차된 카라반 차량을 빼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중부지역에 200㎜가 넘는 집중폭우가 쏟아진 9일 오전 강원 원주시 문막읍 문막교 인근 섬감이 범람해 둔치에 주차된 카라반 차량을 빼내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017년 전 세계적으로 3300억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사상 두 번째로 큰 피해다. 당시 세계적으로 보험손실액도 135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앞으로도 이같은 피해발생 빈도가 점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우리가 보기에 수치상으로는 얼마 되지 않지만 사람도 체온이 1℃만 올라도 괴로워하지 않느냐”라며 “열이 오른 상태가 계속된다면 몸에서도 여기저기서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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