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규제 3년] 마지막 열쇠 'EUV 포토레지스트'…삼성SDI, 힘 보탤까
[日수출규제 3년] 마지막 열쇠 'EUV 포토레지스트'…삼성SDI, 힘 보탤까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8.16 17:12
  • 수정 2022.08.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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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F·ArF 포토레지스트, 개발 성공·양산 돌입
EUV 포토레지스트, 국산화까지 단계 남아
삼성SDI 전자재료 사업부, 개발 성공할지 관심
반도체 산업. [출처=연합뉴스]
반도체 산업. [출처=연합뉴스]

2019년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을 규제한 3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중 하나인 포토레지스트(PR)의 국산화 성과가 조명받고 있다. 동진쎄미켐·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국내 업체가 불화크립톤(KrF), 불화아르곤(ArF) 등 공정별 PR 개발과 양산에 접어들면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탈(脫)일본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극자외선(EUV)용 PR은 국내 업체의 성공 소식이 없는 데다 대(對)일 의존도가 80%에 육박하며 탈일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반도체 소재를 만드는 삼성SDI 전자재료 사업부가 국산화에 도움을 줄지 관심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전자재료사업부는 지난해 자사 연구소에 PR 개발에 활용하기 위한 8인치 웨이퍼 노광 및 트랙 장비를 입고했다. 김상균 삼성SDI 전자재료개발실장 주도로 PR 연구팀 재정비 및 보강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는 PR이 활용되는 반도체 노광 분야 전문가 영입도 경력 공채를 통해 진행했다.

PR은 반도체 기판(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밑그림을 그리는 데 쓰이는 물질이다. 반도체 첫 공정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빛을 받으면 반응하는 성질을 띠어 판화의 음각, 양각처럼 구분되는 모양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준다. PR은 사용하는 빛의 파장에 따라 불화크립톤(KrF·248㎚), 불화아르곤(ArF·193㎚), EUV(13.5㎚)용으로 나뉜다. 많이 알려져 있는 대로 회로 선폭을 뜻하는 숫자가 작을수록 미세 공정에 유리하다. 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라는 뜻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PR 시장규모는 2020년 33억 달러에서 2025년 4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막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반도체 생산에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이며, 시장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서도 국내외에 반도체 생산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어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은 품목마다 달라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KrF PR 시장에선 국산화율이 30~40%에 이른다. 이는 대부분 동진쎄미켐이 차지하고 있다. 동진쎄미캠은 수출규제 당시 PR을 국산화한 것으로 명성이 높다. ArF 이상 높은 수준의 포토레지스트 시장에선 동진쎄미켐의 점유율이 10% 가량으로 알려졌다. 일본 업체가 80%가량, 미국 듀폰이 나머지 10%의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여기에 SK머티리얼즈가 1분기부터 PR 세종 공장을 가동하며 ArF PR 생산에 돌입한 만큼 국산화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파악된다.

동진쎄미캠은 PR 국산화 성공을 인정하면서도 EUV용 PR은 성공까지 갈 길이 남았다고 언급했다. EUV PR은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당시 규제 품목으로 지정한 소재다. 일본은 첨단 공정용 소재인 EUV PR만 수출을 제한했다. EUV란 반도체 핵심 공정 중 하나인 포토공정에서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활용하는 리소그래피 기술로, 10nm 이하의 초미세공정부터 필수적인 기술이다. 동진쎄미켐 관계자는 "수출규제 사태가 터진 이후 삼성·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으로부터 KrF, ArF PR 국산화 요청을 많이 받았다"면서도 "EUV 쪽은 국산화가 더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회로를 구현하는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출처=삼성전자]
반도체 회로를 구현하는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 [출처=삼성전자]

수출 규제 이후 일본 TOK, JSR, 스미토모와 미국 듀폰 등의 PR 생산 현지화가 국내 기업에 도움을 줬지만, 우리나라가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 영향력을 가지려면 더욱 큰 자본 투자와 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풍부한 자본과 고급 소재 연구 인력을 확보한 삼성SDI가 이 분야에 본격 진입해 EUV PR 양산이나 협력에 들어가면 국내 반도체 핵심 소재 연구 인프라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 나왔다.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함께 국내 이차전지(배터리) 3사로 명성이 높지만, 지난 2014년 7월 삼성그룹의 모태가 된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해 제일모직의 전자재료 부문을 이어받았다. 삼성SDI 전자재료 사업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소재를 만들면서 회사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2분기 전자재료 부문의 매출은 6692억 원, 영업이익은 1841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7.5%에 달해 배터리가 주류인 에너지사업부(영업이익률 6.0%)에 비해 알짜 사업부로 불린다.

여기에 반도체 소재 업계의 큰 손인 삼성전자를 주요 수요처로 두고 있어 PR 국산화의 가교 역할도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소재 공급망 다변화와 지배 구조(삼성SDI 지분 19%) 등을 고려할 때 삼성SDI와 적극 협조할 가능성이 높다.

PR 제품이 상용화되면 삼성SDI 전자재료사업부 매출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I는 SOH(Spin-On Hardmask), SOD(Spin-On Dielectrics) 등의 반도체 소재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 CMP 슬러리, 차세대 EMC(Epoxy Molding Compound)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포토레지스트 개발에 성공한다면 또 한번의 포트폴리오 확대를 이뤄낼 수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개발 상황과 관련해 따로 확인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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