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법 파동] 미 사법, 10대 딸 낙태를 도운 엄마의 혐의 입증에 페이스북 메신저 이용, 온라인 개인 정보 이용 논란 증폭
[낙태법 파동] 미 사법, 10대 딸 낙태를 도운 엄마의 혐의 입증에 페이스북 메신저 이용, 온라인 개인 정보 이용 논란 증폭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08.13 06:47
  • 수정 2022.08.13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타와 페이스북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 사진]
메타와 페이스북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국에서10대 딸의 낙태를 도운 엄마가 형사 고발됐다. 낙태 당시 딸은 17세였고, 23주에 임신을 중단했다. 이들이 거주하고 있는 내브래스카 주에서는 20주가 지난 뒤 낙태는 불법이다. 

12일(현지시간) 미 연방검찰에 따르면, 엄마 제시카 버게스가 딸 셀레스테에게 낙태약을 구해줬고 태아를 매장하는 걸 도왔다는 것이다. 이들이 4월 20일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나눈 2페이지 분량의 대화 내용이 고발 증거로 사용됐는데, 메신저에서 이들은 낙태약 구입과 사용법에 대해 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사건으로 미국에서는 낙태법과 관련한 개인 온라인 정보 이용이 다시 쟁점이 됐다. 이 문제를 둘러싼 공방은 미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 이전에도 치열했다.

이들 모녀에 대한 수사는 4월에 시작됐다. 담당 형사 벤 맥브라이드의 진술서에 따르면, 셀레스테의 친구인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경찰에게 17세 소녀가 낙태약을 먹는 것을 봤다고 말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6월 초 모녀는 시신 은닉 유기 등의 중죄로 기소됐다. 그리고 당국은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에 수색영장을 보내고, 사진, 영상, 음성, 개인 메시지 등 엄마의 모든 정보를 페이스북 측에 요청했다. 

페이스북 메시지에는 엄마가 딸에게 임신을 끝내는 방법에 대해 안내를 해 준 내용이 있었다. 맥브라이드는 보고서에 셀레스테가 ‘이것’을 빨리 내 몸에서 빼고 싶다고 했고, 제시카와 증거를 태울 것이라는 말을 했다는 내용을 썼다.

이들의 페이스북 개인 메시지 내용들을 조사한 당국은 낙태와 관련한 기소를 추가했다. 모녀는 7월에 기소됐고, 무죄를 주장했다. 이제 18세가 된 셀레스테는 검찰 측으로부터 성인 자격으로 기소됐다.

한편 페이스북은 “내브래스카 모녀의 형사 사건에서의 메타의 역할과 관련한 보도는 많은 부분 잘못됐다”라는 성명을 냈다.

메타 측은 “우리는 연방대법원의 돕스 대 잭슨 여성보건기관 판결이 있기 전인 6월 7일 지역 사법 당국으로부터 유효하고 합법적인 영장을 받았다. 이 영장에는 낙태와 관련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법원 문서들은 경찰이 당시 사산된 태아를 불법으로 소각하고 매장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영장은 비공개 명령을 수반했는데, 이는 우리가 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막는 것이었다. 현재 이 명령은 해제됐다”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많은 분노를 자아냈고, 온라인 상에는 ‘페이스북을 지워라’라는 해시태그가 퍼지고 있다.

NGO 단체 젠-Z 포 체인지(Gen-Z for Change)의 운동가 올리비아 줄리아나는 “많은 사람들이 논점을 놓치고 있다. 이들은 그 메시지들에 무엇이 있는지 신경쓰는 일 없이 소녀가 낙태를 했다고 생각하고는, 더 많은 정보를 찾기 위해 페이스북에 법원 명령을 내렸고, 페이스북은 전혀 반발없이 협조했다. 이러한 선례는 위험하다. 이는 사람들을 위험에 놓이게 할 것이다”라며 모든 여성들은 당장 페이스북을 지워야 한다고 ‘#DeleteFacebook’과 함께 글을 올렸다. 

미국에서는 여성들의 온라인 정보가 어떻게 불리하게 이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번복했을 때, 미국 여성들은 월경주기 추적 앱의 데이터가 낙태 관련 처벌에 이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의료기관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미국의 건강 보험 이동성 및 책임법(US 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 HIPAA) 하에 낙태 클리닉과 의료인은 사법기관에 환자의 낙태 여부를 공개할 수 없다. 이 법은 의료보험회사들에도 적용된다.

그런데 개인 정보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는 휴대폰 플랫폼 기업들 등은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어, 이제 각 주의 법에 따라 이들에게서 나오는 정보들이 불법 낙태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유럽연합은 미국의 허술한 데이터 보호 시스템 내에서 유럽 시민들을 제외시키는 것에 대한 합의를 위해 수 년 째 협상 중이다. 즉, 미국의 CIA나 FBI가 구글에 저장된 유럽 시민들의 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prtjami@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