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줌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특수 작전?… "전쟁을 전쟁이라 부르지 못하고"
[우크라 줌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특수 작전?… "전쟁을 전쟁이라 부르지 못하고"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8.15 07:01
  • 수정 2022.08.1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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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의 젊은 기업인들과 만나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출처=연합뉴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내 지지도가 8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인 5명 중 4명이 푸틴을 지지하는 셈인데 여론조사 기관이 러시아 국영인 만큼 객관성에 논란이 일고 있다. 러시아는 침공 초기부터 언론 통제를 가속화하며 사실상의 여론 조작을 이어가고 있다.

타스 통신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지난 1~7일 러시아인 16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 결과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는 전주보다 0.5%P 상승한 81.3%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78.3%로 이 역시 전주보다 0.2%P 상승한 수치를 나타냈다. 전쟁 직전 60%대에 머물렀던 푸틴의 지지율은 전쟁 직후 80%까지 치솟았다. 이후 70~80%대를 유지 중이다. 아울러 러시아인 68%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러시아 국영 기관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만큼,객관성은 장담할 수 없다. 여론조사 질문도 편향적이었다.

''우크라이나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기지 건설을 차단하고 나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러시아 정부의 특수 군사작전을 찬성하는가'라는 문구를 사용해 찬성을 유도했다. '전쟁'이나 '침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상대를 '나치 세력'으로 규정했다.

러시아 언론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이라고 쓰지 못하고, '특수 작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라고 하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따르지 않는 언론 매체는 일제히 폐쇄됐고, 러시아 내 대부분 독립 성향 언론사가 전쟁 발발 한달도 지나지 않아 문을 닫았다.

실제로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이끄는 독립 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침공 한달 만인 지난 3월 발행을 중단했다. 러시아 정부의 언론 탄압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노바야 가제타는 홈페이지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군사 행동이 끝날 때까지 온라인·소셜미디어 뉴스 및 지면 신문 발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발행인이자 편집장인 무라토프는 "존경받는 매체를 폐간에서 구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하며 독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무라토프는 1993년 노바야 가제타를 설립하고 1995년 처음 편집장을 맡아 현재까지 총 24년간 편집장을 맡아왔다. 노바야 가제타는 러시아의 '사실상 유일한 독립언론'으로 꼽힌다. 푸틴 정권의 통치하에서 부정부패나 경찰의 불법행위, 선거부정, 댓글부대 등을 폭로하고 비판하는 기사를 전해왔다.

이에 노바야 가제타 소속 기자들은 끊임없는 위협에 시달려왔다. 신문이 창간한 이후 6명의 기자가 살해됐다. 무라토프가 수상소감에서 "이번 노벨평화상은 내가 아닌 노바야 가제타와 (신문에서 일하다) 살해된 기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무라토프는 지난 4월 모스크바에서 사마라로 향하던 열차 안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붉은 페인트와 아세톤이 섞인 물질을 자신에게 투척했다고 말했다. 왼쪽은 그의 침대칸. [출처=노바야 가제타 텔레그램]
무라토프는 지난 4월 모스크바에서 사마라로 향하던 열차 안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붉은 페인트와 아세톤이 섞인 물질을 자신에게 투척했다고 말했다. 왼쪽은 그의 침대칸. [출처=노바야 가제타 텔레그램]

러시아 정보·통신미디어 감독청인 ‘로스콤나드조르’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판적인 보도가 나오지 않도록 철저하게 언론을 감시·규제하고 있다. 3월 초에는 러시아군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하면 최대 15년 징역형에 처하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1년 안에 두 차례 경고를 받은 매체에 대해선 법원이 강제 폐쇄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무라토프는 “로스콤나드조르로부터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러시아 독립언론 '메두자'의 탐사보도 전문 에디터 알렉세이 코발레프는 지난 4월 KBS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정부 소유 미디어, 그리고 현재의 모든 러시아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국가 통제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과장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말 그대로 크렘린궁에서 전달받는 '공식 입장'을 그저 전달하는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라고 러시아의 언론 탄압을 애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침공 시이후 러시아에서 '군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된 사람이 2000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최소 50명은 징역형 수년을 받게 될 걸로 추정되고 있다.

러시아군의 민간인 암매장 현장을 취재 중인 우크라이나 언론인들/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민간인 암매장 현장을 취재 중인 우크라이나 언론인들/ 연합뉴스

여론 탄압의 강도는 그럼에도 약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 의회는 최근 정부 비판 세력과 언론을 탄압할 때 동원되는, 이른바 '외국 첩보원' 규제를 강화하는 새로운 법안을 승인했다. 

이 법은 해외지원을 받는 비영리기관이 국내 정치활동에 연루되면 러시아 정부가 첩보원으로 지정하고 제재를 가하기 위해 2012년부터 시행됐다. 이후 여러 차례 개정돼 그 대상이 2017년에는 대중매체, 지난해 말에는 언론인을 포함한 개인으로까지 확대됐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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