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리즈 체니의 분노...“나는 공화당의 개인 숭배 때문에 졌다”
[월드 프리즘] 리즈 체니의 분노...“나는 공화당의 개인 숭배 때문에 졌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8.19 05:56
  • 수정 2022.08.1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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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예비선거에서 패배한 리즈 체니 공화당 상원의원 [사진=연합뉴스]
이번 예비선거에서 패배한 리즈 체니 공화당 상원의원 [사진=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내에서 앞장서서 트럼프를 반대하다가 이번 예비선거에서 패배한 리즈 체니가 공화당의 개인 숭배 분위기를 비난했다고, 18일(현지 시각) BBC 등 서방 언론이 전했다.

리즈 체니(56) 현 공화당 하원의원이 당내 경선(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의 지지를 받는 정치 신예 해리엇 헤이그먼에게 패배하면서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트럼프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앞서 16일(현지 시각)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원은 와이오밍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28.9%로 2위에 머물렀다.

체니 의원은 그동안 권력을 놓치 않으려던 트럼프의 여러 불법 행위들을 조사하는 국회 특별위원회에 합류한 뒤부터 공화당 내 재선 운동 과정에서 힘든 싸움을 벌여왔었다.

한때 당의 떠오르는 별이기도 했던 체니 의원은 트럼프 탄핵에 찬성하기도 했었다.

전반적으로 보수성향이 우세한 와이오밍주의 예비선거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기존의 전통적인 보수주의자들이 전국에 걸쳐 트럼프가 지지하는 후보들과 대결을 벌이는 가운데, 공화당 내의 치열한 경쟁 양상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번 예비선거 결과로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장녀이자 3선 의원인 리즈 체니는 2017년부터 유지해 온 미국 하원의원 자리를 잃게 되었다.

이번 결과는 또한 의회와 주지사, 주의회를 누가 장악할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중간선거를 앞두고 수십 명의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트럼프의 지속적인 영향력이 막강함을 보여준 것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조작이 있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대부분 반복하고, 현재 FBI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를 옹호하고 있는 후보들이 선전을 벌이고 있어서 주목을 끌고도 있다.

“지금의 공화당은 상태가 엉망입니다.” 

체니 의원은 NBC방송 프로그램 ‘투데이’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당은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개인적 숭배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체니 의원은 2020년 예비선거에서는 큰 차이로 승리한 바가 있다. 그녀는 만일 자신이 트럼프의 근거 없는 부정 선거 주장을 따라했다면 이번 선거에서도 승리했을 것이라고 ‘투데이’에서 말했다.

“그랬다면 나는 그 사람들의 주장을 수용하고, 그들의 큰 거짓말(Big Lie)을 사실로 만드는 데 일조해야 했을 겁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낙점한 해리엇 헤이그먼은 2018년 와이오밍 주지사에 출마한 적도 있었는데, 그녀는 트럼프가 조 바이든에게 패한 2020년의 선거는 “조작(rigged)”된 결과라고 주장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헤이그먼은 승리 연설을 통해 예비선거의 결과는 공화당이 “선출직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묻고, 기성 정치인들을 퇴출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59세인 헤이그먼은 진보적 환경 정책에 반대하면서 에너지 및 광산업자들의 이익을 옹호하는 공판 변호사로 수십 년을 살아왔다.

그녀는 트럼프의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을 칭송하고는 있지만, 2016년 대선 이전에는 트럼프가 “인종차별주의자이자 외국인 혐오자”라고 비난하기도 했었다. 이와 관련 그녀는 작년에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당시는 민주당원들과 리즈 체니의 친구들이 언론에서 퍼뜨리던 거짓말을 사실로 믿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체니 원원은 트럼프에 대한 비판으로 그동안 당내에서는 사실상 버림받은 꼴이 되어왔다. 지난해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의사당을 공격한 후 그의 탄핵에 찬성한 공화당원 10명 중 2명만이 재선에 성공했다.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체니는 선거 결과를 부정하는 공무원을 선출하는 것은 “위험한 행위”라고 말했다.

그녀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무슨 짓든 할 것”이고 “나는 이 싸움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한편, 예비선거를 앞두고는 리즈 체니가 2024년 공화당 후보로 트럼프에 도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추측이 돌고 있다. 이와 관련 그녀는 “심사숙고 중이며 몇 달 이내에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헤이그먼의 승리를 축하했다.

“리즈 체니는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고, 자기만 고고한 척하는 악의적인 말과 행동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그는 이렇게 올렸다.

“이제 그녀는 드디어 정치적 망각의 바다로 사라지게 되었다.”

다른 한 편에서는 정치 복귀를 노리고 있는 공화당의 세라 페일린이 11월 중간에서 알래스카주 하원의원 출마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녀는 2008년 부통령 후보로 나서면서 두각을 나타내었고 트럼프는 그녀의 굳건한 지지자이다.

그리고 알래스카주 상원 경선에서는 트럼프와 사이가 안 좋은 공화당 상원의원 리사 머카우스키(65)가 11월 중간선거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 공화당의 새로운 선거 규정에 따라 트럼프가 지지하는 켈리 치바카(42)와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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