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쓴소리 단소리] “전기차 화재 걱정, 내년에 덜수 있을 듯”
[김필수 교수의 쓴소리 단소리] “전기차 화재 걱정, 내년에 덜수 있을 듯”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2.08.19 09:34
  • 수정 2022.08.1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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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출처=정수남 기자]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출처=정수남 기자]

세계 완성차 업체가 지난해 상반기부터 반도체부품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차량 판매가 부진한 이유다.

디만, 최근 들어 차량 생산과 판매가 다소 늘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가 반도체 부품난을 극복하는 모양새다.

이번 주 초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만났다.

- 최근 반도체부품 수급이 지난해보다는 다소 개선했습니다.

“다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번 이슈가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지도 불분명하고요. 최소 2~3년은 갈 것으로 보입니다.”

- 길면 2025년까지 반도체부품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는 말씀인데요.

“이미 소진한 재고를 채워야 하고, 내연기관 차량보다 반도체부품이 2배 이상 필요한 전기자동차가 대세로 자리해서입니다.
부족한 차량용 반도체부품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일부 완성차 업체의 강박관념도 여기에 힘을 보태고 있고요.”

-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시발점은 코로나19죠. 2020년 감염병으로 신차 판매가 급감하면서, 완성차 업체의 반도체부품 수요 역시 크게 줄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품 생산 기업이 이윤이 박한 차량용 반도체부품보다 수익이 탁월한 휴대폰이나 가전제품 등의 부품 생산에 치중했죠. 마침 같은 이유로 휴대폰과 가전 등의 판매가 급증했고요. 이로 인해 차량용 반도체부품 생산이 줄게 됐죠.”

- 전기차 수요와 생산 급증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자동차가 종전 이동수단에서 움직이는 생활공간, 움직이는 가전제품으로 변하면서 차량용 반도체는 미래 모빌리티를 책임지는 가장 핵심적인 부품으로 부상했습니다. 내연기관차의 경우 반도체부품이 200~300개 들어갔지만, 전기차는 500여개, 자율주행차량은 800~1000개 이상 필요합니다.
아울러 차량용 반도체의 기술 수준도 이전과 달리 크게 높아지면서 요구사항에 맞는 차량용 반도체의 가격도 급등하고 있고요. 이에 맞는 조건을 갖추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요구됩니다.”

- 통합형 반도체 개발이나 고기능의 반도체 수요 등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도 변하고 있습니다만.

“맞습니다. 기존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등이 시스템 반도체 시장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 등에 관심을 갖는 이유입니다. 향후 차량용 반도체는 도시형 항공 모빌리티(UAM)에도 필수라,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고요.”

반도체부품이 500개 이상 필요한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부품난은 향후 2~3년 지속할 전망이다. 테슬라 전기차 모델X. [출처=정수남 기자]
반도체부품이 500개 이상 필요한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부품난은 향후 2~3년 지속할 전망이다. 테슬라 전기차 모델X. [출처=정수남 기자]

- 이를 고려해 완성차 업체가 반도체부품의 자체 조달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대신 펩리스 회사로서 반도체를 설계하고, 삼성전자 등에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로 갈 것입니다.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기 위해 배터리의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같은 차원인 셈이죠?”

- 우리나라는 자동차 대국 가운데 하나고 반도체 역시 세계 1위지만, 차량용 반도체부품은 3%만 자체 조달하고 있습니다.

“모순이죠. 차량용 반도체부품이 고부가가치로 변하고 있고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이제는 국내에서 핵심적인 차량용 반도체부품을 생산해야 합니다. 최소 10% 정도는 자체 조달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앞서 언급하신 전기차에 대해서도 몇 가지 여쭙겠습니다. 2010년대 후반기부터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했는데, 여전히 구입을 망설이는 고객이 상당합니다.

”우선 내구성과 안전성 때문입니다. 전기차가 상용화한 지 20년이 채 안됐기 때문에 20년 이상 탈 수 있는 내연기관 차량처럼 검증이 필요하죠.
또 전기차 배터리는 열에 취약해 이에 따른 화재도 종종 발생하고 있고요. 전기차의 배터리의 경우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이 배터리는 전해액으로 리튬을 사용하면서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는데 충방전을 거듭하면서 외부의 충격이나 압력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면 분리막 등에 문제가 발생하고, 1000도에 이르는 열폭주 현상도 나타납니다.
실제 최근 남해고속국도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도 수초 만에 배터리가 800도 이상으로 온도가 상승하면서 발생했고, 이 화재로 탑승자 2명이 모두 사망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이 전기차 배터리에 자체 소화 기능을 조만간 탑재할 예정이다. 올해 초 전기배선 문재로 불이 난 국산 소형 승용차. [출처=정수남 기자]
국내 스타트업이 전기차 배터리에 자체 소화 기능을 조만간 탑재할 예정이다. 올해 초 전기배선 문재로 불이 난 국산 소형 승용차. [출처=정수남 기자]

- 전기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번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하면서 전기차를 구입하지 않겠다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서둘러야 합니다.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라는 액체를 고체로 전환해 전기차 화재를 예방할 수 있고, 에너지 밀도가 높기도 하고요.
현재 전고체 배터리가 이상적인 배터리지만, 2030년 돼야 상용화가 가능합니다.

- 2030년까지 전기차 운전자가 차량 화재를 우려해야 한다는 뜻인데요.

“현재 전기차 제작사가 차량 바닥에 실린 배터리 모듈을 단단한 재질로 감싸고 있으나, 한계가 있습니다. 외부의 충격이나 압력이 작용하면 화재 등이 발생할 수 있죠.
최상의 해결책은 배터리 자체에 소화 기능을 포함하는 것인데, 현재 국내 스타트업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됩니다.
전기차 운전자가 적어도 내년에는 화재에 따른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듯합니다.”

[정리=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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