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1천600원대·1천700원대 전망…“유류세 인하 효과 제한적”
정부가 최근 유류세 50%를 내리면서 국내 석유 제품 가격이 급락했지만, 여전히 서민에게는 부담이다.
22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 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전국 주유소의 리터(ℓ)당 휘발유 가격은 1751원, 경유가격은 1851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유류세 30% 인하 시기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6월 30일 각각 2145원, 2168원보다 각각 18.4%, 14.6% 떨어진 것이다.
이는 유가가 오르기 시작한 2010년 휘발유(1710원)와 2012년 경유(1806원)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가 이달 중순 유류세 인하율을 전달 37%에서 이달 50%까지 확대한 영향이다.
국제 유가 내림세도 여기에 힘을 보탰다.
국내 유가에 4주 정도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2일 배럴당 94달러(12만5584원)로 떨어졌다.
두바이유는 2020년 11월 2일(36달러)부터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꾸준히 그렸으며, 올해 2월 하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익월 9일에 128달러로 사상 최고를 찍었다.
이달 두바이유는 소폭 등락을 거듭하면서 17일에는 90달러까지 떨어졌다.
국내 유가에 2주간의 시간을 두고 반영되는 싱가포르시장의 현물가격도 비슷하다.
2020년 11월 2일 배럴당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39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올해 6월 10일과 17일 각각 156달러, 177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19일에 각각 109달러, 135달러로 하락했다.
이를 고려할 경우 국내 유가는 이달 말 휘발유가 1600원대, 경유가 1700원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휘발유 1692원)과 유가가 오르던 2011년( 경유 1746원) 수준이다.
다만, 이 같은 가격도 서민에게는 여전히 부담이다.
정부가 2000년대 중후반 2차례에 걸친 에너지세제개편으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대비 85% 수준으로 뛴 데 이어, 최근 국제 경유 가격 상승으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해서다.
당초 정부는 경유가 산업용으로 주로 쓰이는 점을 고려해 국제 가격과는 반대로 국내 경유 가격을 휘발유 가격의 50% 이하로 유지했다.
이처럼 국내외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소비자물가 인상률도 가파르다.
전년 동월대비 국내 소비자물가 인상률은 1월 3.6%에서, 5월 5.4%로, 7월에는 6.3%로 각각 상승했다.
올해 국내 소비자물가 인상률이 7%대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7.5%)을 위협할 것이라는 게 소비자단체 전망이다.
경기 성남시 성남대로 복정동 구간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형태 사장(49, 남)은 “유류세 인하와 국제 유가 내림세로 주유소의 석유 제품 판매 가격도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다”면서도 “국내 경기의 하방 압력으로 유류세 인하 효과는 제한적이다. 앞으로도 서민의 유가 부담이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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