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9년 그냥 평범한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보였던 24마리의 영국 토끼들이 호주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생물학적 침략으로 이어졌다고, 26일(현지 시각) CNN방송이 최근 발표된 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야생 토끼(wild rabbit)는 호주가 원산지가 아닌 침입종으로 간주된다. 호주 농부들은 이 토끼들이 빠르게 번식해서 토양과 작물들에 피해를 준 결과 대규모 토양 부식과 다른 환경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한다.

“생물학적 침략은 경제와 환경 파괴의 주요 원인이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새롭게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연구원들은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유럽산 토끼들이 호주를 식민지화한 것은 기록된 역사상 가장 상징적이고 파괴적인 생물학적 침탈에 해당한다.”

연구원들은, 역사적 기록을 활용해서, 1859년 토마스 오스틴이라는 정착민이 수입한 영국 토끼(English rabbit)와 이러한 생물학적 침략을 연관지을 수 있는 유전적 증거를 조합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호주 야생 토끼들의 원산지가 영국 오스틴의 출생지임이 확인되었다.

기록에 의하면 오스틴은 자신의 광활한 멜버른 농장에 단 24마리의 영국 토끼를 풀어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토끼들은 3년 이내에 수천 마리로 늘어났고, 계속해서 번식했다고 연구자들은 지적했다.

“우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주 전역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영국 토끼들은 해당 개체 여러 마리로 이루어진 단 한 번의 파괴적인 생물학적 침입 때문에 촉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환경 침탈의 영향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감지되고 있다”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조엘 알베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옥스퍼드대학 연구원이기도 하다.

“그 단 하나의 사건이 호주에서 이 엄청난 재앙을 촉발시켰다. 알려진 포유류 중 사상 가장 빠른 식민지화가 이뤄진 것이다.”

오스틴이 호주에 영국 토끼를 처음 들여온 사람은 아니다. 1788년 시드니에 도착한 영국 선박의 제1 선단을 통해 토끼 5마리가 도입된 이후 70년 동안 최소 90마리가 추가로 수입되었다. 그러나 호주 대륙의 지배종이 된 토끼는 오스틴이 들여온 24마리 토끼의 후손이라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호주의 거의 2억 마리에 달하는 야생 토끼의 조상은 1859년 오스틴이 인수한 운명적 화물에 들어있던 토끼들이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환경 변화가 호주를 생물학적 침략에 취약하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

연구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생물학적 침략 중 하나를 촉발한 것은 소수의 야생 토끼의 유전자 구성이었다.”

연구원들은 나아가 이 토끼들이 호주의 혹독한 야생 조건에서 어떻게 생존하고 번성했는지 연구했다.

그들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온순함, 늘어진 귀, 화려한 색깔의 털’과 같은 사육 토끼의 특성을 보였던 초기의 호주 토끼와 달리 오스틴 토끼의 후손들은 여러 야생성 조상을 가지고 있음을 밝혀냈다.

“사육 동물에게 결핍된 요소 중 하나는, 개체들 사이에서 학습되고 진화하는, 포식자에 대항하는 행위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마이크 레트닉은 이렇게 말했다.

토끼 전염병은 수십 년 동안 호주 전역에서 여러 번 발생했지만 호주 대륙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야생 토끼 숫자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호주에서 생물 보안(biosecurity)을 철저히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가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고, 연구원들은 입을 모았다.

“생물학적 침입이 전 세계 생물 다양성에 큰 위협 요소로 작용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중요하다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생물 다양성 파괴를 방지하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가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연구원들은 이렇게 말했다.

“오스틴 토끼 도입 사건은 단 한 사람 또는 소수의 행동이 환경에 어떤 파괴적인 영향을 잘 알려주는 한 가지 사례이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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