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의 쓴소리 단소리] “중국산 EV가 달려온다, 민관 차근차근 준비해야”
[김필수 교수의 쓴소리 단소리] “중국산 EV가 달려온다, 민관 차근차근 준비해야”
  • 정수남 기자
  • 승인 2022.08.31 08:39
  • 수정 2022.08.31 08: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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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소장). [출처=정수남 기자]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출처=정수남 기자]

전기자동차(EV)가 최근 세계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했다.

이로 인해 독일의 칼 벤츠가 1886년 세계 최초의 자동차를 개발한 이후, 130년 넘게 자동차 시장을 주름 잡은 내연기관 차량이 빠르게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실제 세계 자동차 5위의 대국인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현대자동차그룹이 EV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각종 전기차를 생산해 해외 영토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의 EV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EV와 관련해 중국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한다.

이번주 초에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소장)를 만났다.

- 중국이 우리보다 자동차를 늦게 시작했지만, EV에서는 우리를 앞서고 있는데요.

“중국은 EV를 우리보다 먼저 시작해 활성화했죠. 산업화를 급격하게 진행하면서 대기 오염이 심하자, 자구책으로 무공해 전기차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현재 세계 EV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관련 산업을 주도적으로 육성하고 있어, 자국은 물론이고 세계 시장을 호령할 정도로 기술적인 발전을 이뤘습니다.”

- 그동안 중국 제품은 투박하지만, 저렴하기 때문에 세계인이 애용했는데요.

“그렇죠. 중국산 EV 역시 가격경쟁력이 탁월해 많은 다국적 완성차 업체에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중동, 동남아시아는 물론, 유럽 공략도 거세지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가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등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만.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최근 발효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A)은 중국을 정조준한 것이고요. 해당 법안은 전기차 구매보조금 혜택 축소, 배터리 원자재 미국산 의무 사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이달 중순부터 이를 시장에 적용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EV 전용플랫폼을 활용해 아이오닉5 등을 선보였다. [출처=정수남 기자]

- 이 같은 미중 갈등으로 우리만 손핸데요.

“이번 법안으로 EV를 미국에서만 제작해야 현지에 팔 수 있고, 2024년부터는 배터리 원자재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의 원자재를 40% 이상 사용해야 합니다. 미국은 향후 이를 80% 이상으로 확대해 중국산 사용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방침입니다.
이 법안이 우리에게 치명적인 이유는 배터리도 2024년부터는 중국산 대신 미국 중심의 나라로 원자재 수입지를 바꿔야 해서입니다. 현재 배터리의 일부 원자재는 중국 의존도가 95%인데, 규제에 맞춰 미국산 등으로 바꿀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 현대차그룹의 EV 수준은 세계 최고입니다만.

“맞습니다. 전기버스나 전기경트럭 등은 중국산의 경쟁력이 높고요. 중국산 EV의 가격은 현대차그룹의 동종 차량의 50% 수준이라, 가격경쟁력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국내 전기버스 시장의 경우 이미 과반 정도가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는 이유죠. 국민의 세금인 EV 구매보조금이 중국산 전기버스 확산에 쓰인다고 일각에서 볼멘소리를 내고 있고요. 실제 전기버스의 보조금은 저상버스 1억원, 전기버스 1억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도 수천만원의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최대 3억원에 이릅니다. 심각합니다.”

현대차의 1톤 전기트럭인 포터는 가격을 낮추고 주행거리는 늘려야 하는 숙제가 있다. [출처=정수남 기자]
현대차의 1톤 전기트럭인 포터는 가격을 낮추고 주행거리는 늘려야 하는 숙제가 있다. [출처=정수남 기자]

- 교수님은 최근 현대차그룹의 강점인 수소전기버스 보급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우리 기업에 혜택을 주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수소전기버스는 이르지만 차고지 중심으로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고, 향후 수소전기차가 확산하면 우리 기업에 큰 도움이 됩니다. 관련 산업 활성화는 경제 발전과 함께 일자리 창출 등 선순환 효과가 예상되고요.”

- 국내 경트럭 시장에서도 중국산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중국산 경트럭 전기차가 이미 상당 부분 국내 시장에 스며들었고, 점유율도 늘었습니다. 
국산차의 경우 1톤 현대차의 포터와 기아차의 봉고 전기트럭이 여기에 대항하고 있지만, 주행거리, 가격 등 여러 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습니다. 중국산 전기 경트럭도 큰 차이는 없으나, 가격경쟁력이 탁월해, 비용을 중시하는 생계형 소비자에 중요한 구입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중국산 EV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하는 시점입니다.”

중국 BYD 등이 품질을 개선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승용 EV로 내년 한국을 공략할 방침이다. 중국산 소형 EV. [출처=정수남 기자]
중국 BYD 등이 품질을 개선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승용 EV로 내년 한국을 공략할 방침이다. 중국산 소형 EV. [출처=정수남 기자]

- 중국 BYD 등이 경쟁력을 크게 개선한 승용EV로 내년 국내에 진출한다고 공언했는데요.

“중국산 EV의 공세가 위협적이라 할 수 있겠네요. 진출 초기 품질 등의 문제로 중국산 EV를 외면할 수 있지만, 시나브로 내수를 잠식하면 중국산 EV에 길들여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공업 분야도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중국산이 현재 내수를 점령했거든요. EV도 예외는 아니어서 가성비로 무장한 중국산 EV가 우리 생활 곳곳에 포진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봅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준비하지 않으면 내수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중국산 EV에 밀릴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조잡한 ‘메이드 인 차이나’가 품질을 높이고, 착한 가격으로 중무장한, 가성비 갑의 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중국산 EV가 달려 옵니다. 민관이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정리=위키리크스한국 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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