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 MEET 2022] 한덕수 총리 "원전으로 그린수소 생산"…참가 기업들 반응은?
[H2 MEET 2022] 한덕수 총리 "원전으로 그린수소 생산"…참가 기업들 반응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9.01 07:55
  • 수정 2022.09.0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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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총리 "원전 활용해 수소 생산"…인프라 강조
원전 통한 전력 생산단가, 신재생에너지 1/5 수준
경제성 높지만 안전성·재투자 문제로 도입에 소극적
H2 MEET 개막식에서 축사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출처=연합뉴스]
H2 MEET 개막식에서 축사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출처=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원자력발전소(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로 수소를 만드는 등 생산방식을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외에 경제성이 좋은 원전을 매개로 그린수소 전환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다만 기업들은 이미 신재생에너지를 수급 받아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있는 데다 안전성 등을 문제로 원전을 통한 그린수소전환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 총리는 이날 개막한 글로벌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2'에 축사를 통해 "정부는 수소 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초격차 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며 "수소의 생산과 유통, 활용 전 주기에 걸쳐 수소경제 생태계를 탄탄하게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어 "대규모 그린 수소 생산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로 수소를 만드는 등 청정수소 중심으로 수소생산을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의 기술과 자본으로 해외에서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도입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수소를 안전하게 유통하고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도 빈틈없이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2018년 온실가스 총배출량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 '제로'(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수소산업 발전은 기술 혁신에 달려 있다.

그린수소는 원자력이나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여 얻어지는 수소다. 전기분해는 화합물에 높은 전압을 걸어 산화 환원 반응을 일으켜 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이다. 수소는 우주에 가장 많은 원소지만 순물질은 실온에서 기체상태의 H2로만 존재한다. 공기 중 기체 상태의 수소 비중은 매우 희박한 만큼 화합물에 에너지를 가해 분리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린수소는 수소에너지 중에서도 가장 바람직한 미래다.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에너지를 물에 가해 생산하는 만큼 탄소 배출이 전혀 없다. 수소 산업의 궁극적 방향이지만 값비싼 재생에너지 비용과 더딘 기술 개발 등 요인이 발목을 잡는다. 이러한 요인으로 현재 생산되는 수소의 95% 이상은 화석연료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그레이 수소'다. 그레이 수소 1kg를 생산하는 데 이산화탄소 10kg을 배출하는 만큼 탄소중립과는 거리가 멀다. 

포스코 부스에 전시된 태양광 패널.
포스코 부스에 전시된 태양광 패널.

이에 값비싼 신재생에너지 대신 원전을 통한 그린수소 전환이 주목을 받고 있다. 원전은 탄소를 배출하지도 않고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생산단가가 매우 저렴하다. 2020년 기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1㎾h 발전원가는 264.6원으로 원자력(54원)과 비교하면 5배 비싼 수준이다. 반면 원전은 유연탄(83.3원)ㆍ무연탄(118.3원)ㆍLNG(126원) 등에 비해서도 생산단가가 낮다.

현 정부는 전 정부의 '탈(脫)원전' 기조를 지우고 친원전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 총리가 이날 축사에서 원전을 언급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한 총리는 지난 6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에너지·기후 포럼에서도 원전을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원전 활용도를 높이겠다고 밝힌 만큼 수소산업과 연계해 생산·공급체계를 한층 빨리 가다듬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기업들이 원전을 통한 그린수소 생산에 적극 뛰어들지는 불확실하다. 이날 전시회에 참석한 고려아연, 포스코, SK E&S, 코오롱그룹, 효성그룹은 자사 그린수소 발전 현황을 소개했지만 원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들 기업은 태양광, 풍력, 수력, 조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 사례만 소개했다. 이미 신재생에너지로 그린수소 생산 계획을 잡은 만큼 원전 통한 생산으로 크게 방향을 돌리긴 어렵다는 것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자사는 호주에서 재생에너지를 수급하고 있어 정부가 원전을 통한 그린수소 생산을 독려해도 달라질 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청정수소 생산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인데 가능할 것 같지만 아직 채택하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SK E&S 관계자는 "원전으로 그린수소 만드는 것은 그룹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SK E&S의 그린수소
SK E&S의 그린수소 확장 플랜.

그럼에도 경제성 측면에서 원전을 통한 그린수소 생산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선 좁은 국토 면적과 높은 산지 비율 특성상 재생에너지 발전이 쉽지 않아 2050년까지 수소에너지 전체의 80% 이상을 그린수소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 칠레와 같은 국가에서 신재생에너지를 대량 수입하는 방법이 있지만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지는 단점이 있다"며 "재생에너지 통한 그린수소 생산 가능량도 2030년 수요의 10% 수준에 불과한 만큼 원전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전시회엔 네덜란드,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 전 세계 16개국 241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해 ▲수소 생산 ▲수소 저장·운송 ▲수소 활용 분야의 기술과 제품을 공개했다. 국내기업으로는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두산그룹 ▲포스코그룹 ▲효성그룹 ▲코오롱그룹 ▲삼정이엔씨 등이 참가하며, 해외기업으로는 ▲발라드파워시스템즈(캐나다) ▲에어프로덕츠(미국) ▲에머슨(미국) ▲크래프트파워콘(스웨덴) 등이 전시부스를 꾸렸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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