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 MEET 2022] 갈 길 먼 친환경 '그린수소'…기업들 "정부 지원 필요"
[H2 MEET 2022] 갈 길 먼 친환경 '그린수소'…기업들 "정부 지원 필요"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9.01 17:23
  • 수정 2022.09.0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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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95% 이상은 화석연료로 생산하는 '그레이 수소'
신재생에너지 통해 생산하는 그린수소는 탄소배출 없어
2050 탄소중립 달성 위해 그린수소 전환 필수지만
비싼 재생에너지 비용에 기업들 '보조금 필요" 목소리
'H2 MEET 2022' 전시회 현장.

전 세계 수소산업 생태계와 기술 트렌드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글로벌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2'가 31일 개막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대기업들은 친환경적인 '그린수소' 전환을 강조했으나, 신재생에너지 수급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그린수소 전환을 말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해 10월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2018년 온실가스 총배출량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 '제로'(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다국적 비영리기구 CDP(Carbon Disclos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에서 인정하는 친환경 발전원은 태양광, 태양열, 풍력, 수력, 지역, 바이오매스, 바이오가스, 그리고 '그린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이다.

그린수소는 원자력이나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여 얻어지는 수소다. 전기분해는 화합물에 높은 전압을 걸어 산화 환원 반응을 일으켜 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이다. 수소는 우주에 가장 많은 원소지만 순물질은 실온에서 기체상태의 H2로만 존재한다. 공기 중 기체 상태의 수소 비중은 매우 희박한 만큼 화합물에 에너지를 가해 분리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두산퓨얼셀 부스에 전시된 수소충전소.
두산퓨얼셀 부스에 전시된 수소충전소.

이런 수소를 생산하는 데 오히려 탄소가 배출돼 '친환경'이 진정 맞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생산되는 수소의 95% 이상은 화석연료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그레이 수소'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과 고온의 수증기를 촉매 화학반응을 통해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데, 약 1kg의 수소를 생산하는 데 이산화탄소 10kg을 배출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블루 수소는 포집·활용·저장 기술을 이용해 그레이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일 수 있지만 이 역시 탄소가 배출된다. 이 때문에 그린수소는 수소에너지 중에서도 가장 바람직한 형태다.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에너지를 물에 가해 생산하는 만큼 탄소 배출이 전혀 없다.

궁극적 방향은 그린수소지만 아직 효율이 떨어지고, 기술 개발이 필요해 걸음마 단계에 그치고 있다. 수소 산업 비중도 대부분 그레이 수소다 보니 전격 전환이 쉽지 않다.

이날 전시에는 고려아연, SK E&S, 효성, 포스코, 코오롱 등 기업이 자사 그린수소 플랜을 선보였다. 고려아연은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바탕으로 그린수소를 활용해 2050년 RE100 및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을 뜻한다. 

RE100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해 총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이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대두한 데 따른 것이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 발전이 아닌 이상 탄소중립 달성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아크에너지라는 자회사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호주에서 자체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향후 수소의 100%를 그린수소로 생산하겠다는 포부지만 블루수소보다 2~3배 비싼 생산비용이 발목을 잡는다. 국내 재생에너지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태양광 $106/MWh, 육상풍력 $105/MWh로 세계 평균 대비 2배 이상 높은 편이다. 미국, 독일, 영국, 일본의 LCOE는 평균 $50/MWh 이하 수준에 불과하다. LCOE는 발전소가 1kWh의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드는 비용을 가리킨다.

고려아연의 그린수소 전환 플랜.
고려아연의 그린수소 전환 플랜.

이렇다보니 업계에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에 정책 보조금을 주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확산시키고 그린수소 생산 업체에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주로 수소 생산과 공급목표를 설정하면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세금 혜택과 관련 설비를 위한 연구개발(R&D) 및 투자 기반 마련, 제도적 지원을 통한 수소 유통 지원 등이 제시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그린수소는 값비싸다는 특성상 정부의 보조금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밝혔다. 이날 부스를 꾸린 효성그룹 관계자도 "자사는 풍력발전, 에너지 저장 장치(ESS)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노하우가 있어 그린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면서도 "그린수소가 규모의 경제로 가려면 정부 보조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K E&S 관계자도 "그린수소는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일이고 결국 확정된 수순"이라면서도 "비용적 문제가 있어 탄소 저감한 LNG(액화천연가스)를 바탕으로 수소를 만드는 블루 수소를 주류로 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탄소중립 추진전략에 2050년 수소에너지 전체의 80% 이상을 그린수소로 전환하겠다는 목표가 있지만 구체적인 추진 전략은 미흡한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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