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보험료 절반이 저축성…“비중 높지만 금리 낮아 문제없다"
과거 저축성 상품으로 규모를 키운 동양생명이 내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축성보험의 특성상 고스란히 보험부채로 인식되는 회계상 문제 때문인데, 동양생명의 저축성보험 비중이 유의미한 감소세를 보이지 못해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동양생명의 보험계약부채는 28조7755억원이다. 총 자산은 36조460억원으로 전체 자산 중 보험계약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에 이른다.
소비자들의 자본으로 운용되는 금융사의 특성상 부채 비중이 높은 것은 그 자체만으로 큰 문제는 아니다. 보험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부채비중은 총 자산의 90% 내외수준이다.
문제는 동양생명이 보유한 저축성보험의 비중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양생명의 보험료수입은 2조2386억원. 이 중 1조545억원이 저축성보험으로 비중은 47.1%에 이른다.
이는 작년 50.2%에 비해서는 줄어든 수준이지만 업계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올해 전체 신계약 52조3750억원 중 저축성상품은 18조7815억원으로 35.86% 수준이다.
동양생명은 저축성보험으로 몸집을 키운 회사다. 저축성보험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기간에 따른 약정금리를 보장하는 만큼 수입보험료가 고스란히 보험부채로 인식된다. 이는 내년부터 도입되는 IFRS17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IFRS17은 상품개발 시점에 적용되던 기초율을 매 평가시점으로 전환하는 만큼 도입 시점부터 보험부채가 급격히 불어날 수밖에 없게 된다. 회계제도 변경 후 적립해야 할 책임준비금 부담도 늘게 돼 동양생명으로서는 재무적인 부담을 짊어질 수밖에 없는 상태다.
다만 동양생명 측은 저축성보험의 비중은 높지만 보유 저축성계약의 금리가 낮은 만큼 회계적인 부담은 크지 않다고 답변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IFRS17으로 저축성보험이 문제시 되는 건 과거 저금리 시절 고금리를 내세우며 팔았던 저축성보험이 문제되는 것”이라며 “동양생명이 저축성상품을 많이 팔았을 때 적용하던 금리도 2%대로 현재보다 낮은 수준이라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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