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쇼크①] 워킹맘 처우·사회적 인식·부동산 폭등…'출산율 0.8명' 악몽 만들다
[저출산 쇼크①] 워킹맘 처우·사회적 인식·부동산 폭등…'출산율 0.8명' 악몽 만들다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2.09.10 15:25
  • 수정 2022.09.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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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점사회' 접어든 5천 만 대한민국, 인구 절벽 '본격화'
2030, 부동산 폭등·사회적 인식 미흡 등으로 출산 포기
ⓒ연합뉴스

"신에게는 아직 5000만 국민 응원이 남아있습니다." 

지난해 제32회 도쿄 올림픽 당시 대한체육회가 우리나라 선수단 숙소에 붙었던 플랭카드 문구다. 그러나 미래엔 더 이상 이 문구를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저출산으로 우리나라 인구수가 2117년 1510만 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지난달 19일 '인구 구조변화 대응실태' 감사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초저출산으로 국내 인구수가 2017년 5136만 명에서 2047년 4771만 명, 2067년 3689만 명, 2117년 1510만 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먼 미래엔 5000만 국민이 아닌 1000만 국민 시대가 도래한단 뜻이다.

지방인구 감소세는 더 심각하다. 대구·경북 등 13개 시도의 2047년 인구 수는 최대 23% 감소할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현상은 출생아보다 사망자수가 많은 인구 자연감소와 일자리·학업 등의 이유로 서울 인근으로 이동하는 2030 청년층이 지목된다. 

■ '극점사회' 일본의 경고, 우리나라에 경종 울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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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을 두고 '극점사회로의 변화'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극점사회'란 마스다 히로야 도쿄대 교수가 '마스다 보고서'를 통해 최초로 언급한 용어로 지역·기업·계층 등에서 갈수록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사회를 일컫는다.

문제는 수도권으로 몰려든 인구마저도 출산·결혼을 주저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이유 중 대표적으로 워킹맘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와 부동산 상승 등이 꼽힌다. 

통계청 '2020년 상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자녀별 여성의 고용지표'를 살펴보면,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사는 여성 고용률은 자녀 1명 57.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자녀 2명 54.8%, 3명 이상 51.0%로 점차 줄어들었다.

자녀 연령별 여성 고용율도 13~17세가 65.3%로 가장 높았고 7~12세 58.5%, 6세 이하 47.5% 순으로 파악됐다. 즉 자녀 나이가 어릴수록 여성이 일을 포기하는 사례가 잦다는 의미다. 

■ 워킹맘 늘자 출산율 오른 유럽…갈길 먼 韓 '사회적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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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리시아 론줄리(Licia Ronzulli) 프랑스 의원이 딸 빅토리아 세리오리(Vittoria Cerioli)와 함께 회의에 참석한 모습. 론줄리 의원은 2010년 경 '임신과 직업 사이서 어려움 겪는 여성의 삶을 보여주기 위해 딸을 데려왔다'고 밝힌 뒤 3년간 딸과 함께 회의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지난 4월 발표한 '출산율 경제학의 새로운 시대' 보고서에는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노르웨이, 미국 등 선진국가의 출산율이 증가했다고 적혀있다. NBER은 이유에 대해 '일을 통해 경제적 문제가 해결됐고, 정부의 '출산율 향상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 고조'가 유효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와 반대인 통계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원인에 대해 '여성이 일과 육아를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안됐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NBER은 출산율 높은 선진국에는 크게 4가지의 특징이 있다고 전했다. 남편의 적극적인 가사·육아 참여, 워킹맘에 대한 우호적 사회 분위기, 적극적인 정부의 가족 정책, 육아 후 복직하는 남녀의 낮은 취업 문턱 등이다. 

그러나 지난 6월14일 국내 육아정책연구소 '가정에서의 육아문화 진단 및 긍정적 육아문화 조성' 보고서에는 지난해 전국 영유아·초등부모 12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자녀양육 분담 정도가 아내 70.9%, 남편 29.1%로 남편의 가사·육아 참여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담겼다.

또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여성 직장인 300명·기업 인사담당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 직장인 71%가 '승진·평가·업무기회 등 회사생활 전반에서 남성보다 불리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아울러 여성직장인 중 64.3%가 '승진에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수긍했다.

OECD국가 중 최악의 출산율, 집값도 한 몫 했다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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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월간 재정포럼 7월호를 통해 아파트 등 주택 매매 가격과 전세값이 올라가면 혼인·출산율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주택값이 100% 오르면 출산 인원은 0.1~0.3명 감소했다. 특히 무주택자의 출산은 0.15~0.45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혼인도 같은 기간 주택값이 100% 오를 때 4~5.7% 감소했다.  

한국감정원 박진배 책임연구원은 "주택값 상승시 자녀 출산 후 양육·보육 발생 비용에 부담을 강화시켜 출산율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특히 주택값이 상승할수록 자가로 사는 거주자보다 전세 거주자의 출산율 하락이 더 심하다는 연구 조사가 발표됐다. 아마도 주택 소유율이 낮고 세입자가 많은 지역일수록 효과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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