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4' 때문에 한미동맹 삐걱?... "정부 외교노력 절실"
'칩4' 때문에 한미동맹 삐걱?... "정부 외교노력 절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9.13 08:37
  • 수정 2022.09.13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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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난달 확답 요청... 中 압박에 첫 회의 지연
中 수출규제 시 국내 반도체 업계 타격 불가피
칩4 참여 부정적 반응도... "정부 외교정책이 관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실리콘 웨이퍼를 꺼내들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실리콘 웨이퍼를 꺼내들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이른바 '칩4' 동맹 구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이 구상하는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규제로 국내 반도체 업계에 타격이 우려돼 우리 정부는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의 경제안보 협력이 삐걱대는 가운데 정부의 외교노력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이달 초 개최 예정이었던 한국, 일본, 대만과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 회의 일정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다. 당초 노동절(5일) 연휴 전후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달 중·하순 정도로 일정이 다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칩4'는 미국 주도 하에 결성 예정인 반도체 4국 협력체다. 미국은 팹리스(설계)·원천기술·특허, 일본은 소재·부품, 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우리나라는 메모리를 비롯한 종합 반도체 생산에서 강점을 토대로 협력 국가 간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을 결의하기 위함이다.

미국은 당초 회원국 정부에 '칩4 동맹' 참여 여부를 다음달까지 확답하라고 외교채널을 통해 공식 요청했다. 대만과 일본은 가입 의사를 밝혔으나 우리나라는 아직 가입을 확정짓지 못한 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가장 큰 리스크는 중국의 반발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인 데다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어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 1천280억달러 가운데 대(對)중국 수출은 502억달러로 약 39%를 차지했다. 홍콩을 포함하면 60%에 달하는 만큼 업계의 가장 큰 손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도 중국에서 대규모 메모리 공장을 운영하는 만큼 칩4 참여에 따른 중국 당국의 반발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낸드플래시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이 있다. SK하이닉스도 중국 우시 공장에서 D램 칩의 절반 가량을 생산하며 지난해 12월 다롄에 위치한 인텔 낸드플래시 공장도 양수받았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좌측부터) 정원철 상무,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좌측부터) 정원철 상무,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가 지난 6월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전문가들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 전문가들은 '칩4 논의'가 국내 반도체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36.6%, '부정적'이라고 답한 전문가 비중은 46.7%에 달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함을 내비쳤다.

박진섭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반도체산업은 엄청난 국제 분업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칩4 대화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의 R&D․공급망 협력 등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한편, 미․중 경쟁 심화 및 중국의 반발에 따른 부작용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재계는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최우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칩4 참여에 따른 이해관계를 따지기 위해 관련 기업들과 재계 입장 등까지 폭넓게 듣고 있지만 미국을 설득하는 건 정부의 외교라인이라는 인식에서다. 

정부는 중국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고 있어 '칩4'를 4개국이 아닌 '4자 간 협의체'라 명명하는 등 중국을 자극하지않고 있다. 4개국 간에 칩4 의제는 공유되지 않았고 이달 예정인 예비 회동에서야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정부는 '칩4 회의'에 일단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중국 고립용 반도체 동맹 회의라는 논란이 커지자 일단 예비회의 성격인 첫 회의에 참석한다. 다만 첫 회의만 참석하고 두 번째 회의부터 빠지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사실상 칩4 회의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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