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통화 출시 후 12년…이용 저조 이유와 현재 활용 분야는
영상통화 출시 후 12년…이용 저조 이유와 현재 활용 분야는
  • 심준보 기자
  • 승인 2022.09.13 08:36
  • 수정 2022.09.1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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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기술적 문제 아닌 심리적 요인 꼽아
심리적 거부감 불구…화상통화의 진화는 '현재 진행형'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인 지난 10일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방공중대에서 한 장병의 부모님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통신 3사는 9일부터 12일까지 추석 연휴 동안 영상통화를 무료 제공한다고 밝혔다. 영상통화 기술은 추석 명절 친지를 보러 가지 못하는 이들에게 먼 거리를 초월해 서로 간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매개체이다. 

올 추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완화됨에 따라 지난 2020·2021년에 비해 귀경길에 오르는 가족이 늘어나 올 추석 영상통화 사용량이 예년보단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영상통화 기술은 휴대폰을 이용한 개인 간 통화 이외 우리가 생각지 못한 여러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10년 전면부에 카메라를 탑재해 세계 최초 영상통화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SHW-M100S를 출시한 지 12년이 지났다. 초창기 영상통화 초기 통신사들과 스마트폰 업체들의 기대만큼 쓰이지 못했다. 2012년 SK텔레콤은 'HD영상통화' 서비스 월간 사용자 수가 1000명에도 못 미쳐 서비스 시작 2년 만에 종료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4월 당시 영상통화가 가능한 스마트폰 SHW-M100S를 출시했다. ⓒ연합뉴스

당시 업계는 이용자 수 저조의 요인으로 기술적 문제가 아닌 '심리적 장벽'을 들었다. 자기 얼굴을 상대에게 보여주기 꺼려해 영상통화 버튼을 누르기부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비슷한 사례로 음성메시지가 있다. 중국과 일본은 모두 스마트폰에서의 문자 입력이 한글이나 알파벳에 비해 크게 불편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개인정보에 둔감한 중국인들은 메신저를 이용한 대화에서 음성메시지를 자주 쓰지만 자기 노출을 꺼리는 일본인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기 위해 경우에 따라 사적 공간에서 머물 수 있는 선택권을 포기해야 한다. 동시에 귀뿐만 아니라 눈 역시 응시해야 하는 영상통화 특성상 음성통화에 비해 현저히 높은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귀와 입으로는 대화하면서 눈과 손으로는 다른 일을 한다는 선택권 역시 잃게 된다. 때문에 공식적인 업무 성격이 강한 그룹 회의에서 비디오 미팅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신사들은 감염병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강화되자 QHD 수준의 화질과 영상 압축기술이 적용된 영상 품질을 탑재한 영상통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 발전이 크게 진행되더라도 개개인의 습관과 사회적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영상통화가 음성통화보다 많이 쓰이는 모습을 보기 어려울 이유다. 

중국 거물 정치인을 성폭행 혐의로 폭로 한 후 실종설에 휩싸였던 펑솨이는 지난 2020년 11월 바흐 IOC위원장과 화상통화를 진행, 실종설은 잠시 잦아든 바 있다. 이처럼 화상통화는 자신의 모습과 자신이 위치한 곳 등을 공개하게 되는 성격이 있다. ⓒ연합뉴스

그럼에도 통신사들은 초고화질 영상과 음성 품질뿐만 아니라 5G 기반의 AR·VR을 활용한 영상통화 기술 발전에 나서고 있다. 

통신사가 아닌 곳들도 영상통화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5년부터 비대면 실명 확인을 허용하고 있으며 금융권이 어플에서 본인인증의 수단으로 영상통화 기능을 도입한 것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하다. 

의료 전문 AI 소프트웨어 업체 와이즈에이아이는 지난 7월 'AI 기반 아웃바운드 영상통화 발신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고 전했다. 기존 아웃바운드 통화는 정형화된 내용만을 선택하거나, 이전 메뉴로 돌아갈 수 없는 등의 단점이 존재해 일방향적이라는 문제가 지적되어 왔는데, 이를 영상 화면 인식 등 AI 기술을 통해 고객 맞춤형 기술로 쌍방향적 질문과 답변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4월 '함께 걷는 미디어랩'은 청각장애인들의 문해력을 증진시키고자 음성-수어 통역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한 수어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청각장애인과 수어 통역사, 그리고 비장애인 3자간 영상 통화 연결을 돕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지난 2021년 8월에는 농촌진흥청이 현장 고객과의 신속·정확한 소통과 디지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대면 화상상담 민원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존 방식은 개인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이미지 등 자료를 주고받았으나 높아진 화질 등 기술 발달 덕에 전문가가 모니터를 보며 직접 상담에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같은 해 10월에는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이 KT의 '헬스케어 영상통화솔루션'을 통해 ▲헬스 IoT 디바이스 연동 ▲실시간 이미지 공유 ▲AR 드로잉 등 비대면 모바일 상담 서비스에 나선 바 있다. 

2020년 4월 코로나19 감염병이 유행하던 시기에는 이스트소프트가 공채 면접시험을 영상통화로 진행했다.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은 1876년 전화를 발명할 당시 음성뿐만 아니라 영상도 전달 가능하다는 견해를 동시에 밝혔다. 그 후 영상통화 기술은 그가 상상했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과거 2007년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이 세계 이동통신시장에 혁명을 불러왔듯 이후 기술발전에 따라 영상통화가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 급격히 친숙하게 다가올지 지켜볼 일이다.

[위키리크스한국=심준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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