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줌인] 친환경적이 된 이더리움의 변화가 정치와 금융계에 주는 의미
[크립토 줌인] 친환경적이 된 이더리움의 변화가 정치와 금융계에 주는 의미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10.04 05:49
  • 수정 2022.10.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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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이더리움 모형 [출처=이더리움]
가상화폐 이더리움 모형 [출처=이더리움]

암호화폐 시장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의회의 조사를 받을 운명에 직면해 있다. 그런데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네트워크 중 하나인 이더리움이 바꾼 더 친환경적인 기술은 각국의 의회로부터 환영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부분의 암호화폐가 거래 증명을 위해 에너지 집약적인 채굴에 의존하지만, 비트코인 다음으로 가장 가치가 큰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은 과정이 간소화된 시스템으로 새롭게 전환됐다. 

기존의 이더리움 시스템은 많은 전기 소비를 요했고, 이에 따라 많은 탄소 발자국을 남겼다. 전 세계 시총 1위이자 가장 많이 거래되고 있는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소모하는 전기량은 더 심각하다.  

수년 간의 계획 끝에 이더리움 오퍼레이터들은 네트워트를 끄는 일 없이 기존의 시스템에서 소비된 에너지보다 훨씬 적은 양만 이용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소위 ‘머지(merge, 합병)’라고 불리는 이 전환에 대해, 암호화폐로 인한 환경오염과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에너지 수요를 걱정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입법자들이 크게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더리움의 에너지 소비를 99.95%까지 줄일 것으로 기대되는 머지는 다른 암호화폐들도 같은 길을 가도록 유도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럽연합 금융서비스 최고위 위원 메어리드 맥기네스는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어딜가나 에너지 이야기를 하고 소비를 줄이고 블록체인을 둘러싼 우려를 하고 있는 때에 이는 긍정적인 것이다. 이 영역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은 어떤 것이든 환영받을 것이고 잠재적인 대가의 정도는 아주 크고 필연적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거래 증명을 위한 작업증명(proof-of-work, POW) 시스템은 각국의 의회에서 크게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왔고, 유럽의회는 유럽연합에서 이를 금지시키는 법을 통과시키려고 했다. 결국 금지 법안 통과는 실패했지만, 유럽연합의 의원들은 계속해서 암호화폐의 탄소 배출을 막을 방법들을 찾아갔다. 예를 들면 2024년에는 암호화폐 회사들이 의무적으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이용하는지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암호화폐의 에너지 소비 문제 해결책을 찾고 있는 미국의 의원들 또한 이더리움의 새로운 인증 방식인 지분증명(proof-of-stake, POS) 시스템으로의 전환과 그 영향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 상원 의원들은 최근 미 상품거래소(Commodity Futures Trading Commission, CFTC)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시장에서 권한을 발휘할 수 있게 해 주는 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 법안에는 CFTC가 디지털 원자재 시장에서의 에너지 소비에 대한 정기 보고서를 만들도록 요구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미 하원 에너지 및 상업 위원회의 의장인 민주당 프랭크 펄론은 지난 화요일 성명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블록체인과 크립토 산업에 더 책임감 있는 선택의 길이 있다는 것과, 전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과 기후 위기를 악화시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필요한 것도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게 하자”라고 말했다.

백악관 또한 이 문제에 관심을 쏟고 있다. 미 정부 과학기술국의 새 보고서는 암호화폐 산업이 뚜렷한 기준과 규제 없이 확장된다면 탄소 배출을 잡고 에너지 안정을 향상시키려는 국가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 저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기술에 사용되는 에너지 집약성에 따라, 미국의 기후 조약과 목표와 함께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대대적인 노력을 크립토 자산이 저해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말하고 있다.

대부분 기존 시스템의 채굴로 돈을 버는 크립토 커뮤니티 내에서는 이더리움의 머지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하고 있다.

기존 시스템 하에서 사람들은 에너지 집약적이며 공식을 처리하기 위한 특수화된 컴퓨터를 필요로 하고 있는 소위 ‘채굴’ 과정으로 암호화폐 보상을 받는다. 공식의 답을 얻은 채굴자들이 디지털 코인을 보상으로 얻는 것이다. 이더리움의 경우 현재 코인 하나당 가치가 약 1,500달러이다. 한 채굴자가 많은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을수록 정확한 답을 얻을 기회가 더 많아지고 이는 곧 더 많은 돈을 벌게 해 주는 구조가 됐다.

이러한 원리는 많은 사람들이 탈중앙화 시스템인 블록체인으로 몰려들도록 만들었고, 심지어 값싼 에너지 공급원의 바로 옆에 컴퓨터 서버들로 채운 큰 창고를 세워 너도나도 채굴 규모를 키우는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즉, 미국에서 오퍼레이터들이 오래 된 화석연료 발전소들을 다시 움직이게 한 것이 문제로 제기된 것이다.

채굴 창고들의 막대한 에너지 소비를 의원들이 좋게 볼 리가 없었고, 미 펄론 의원과 메사츠세츠주 민주당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은 채굴 스타트업들에 요구되고 있는 전기량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는데, 특히 옛 화석연료 발전소를 재가동시킨 집단들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이더리움의 새로운 POS 블록체인 시스템은 보통의 컴퓨터 상의 더 간소한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전기 소모도 훨씬 적다. 바로 원래의 암호화폐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비례적으로 보상을 하는 프로그램 상에서 소프트웨어가 운영되는 구조이다.

이는 기존 이더리움의 POW 기술자들에게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 것이 됐고, 이들의 컴퓨터 하드웨어는 쓸모없어지게 됐다. 

이더리움 채굴자들이 사용한 중고 컴퓨터 장비를 되파는 미국의 업체 비트프로(BitPro)의 회장 마크 드아리아는 “이는 대재앙이다. 앞으로 어떻게 더 나빠질지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채굴자들은 머지로 타격을 받겠지만, 은행들은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정부에서 후하게 뿌려 준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크립토의 인기가 치솟았다. 일부 자금 투자 기관과 은행 들은 바로 여기에 편승했지만, 대부분은 암호화폐의 에너지 사용과 비규제적인 시장을 우려와 함께 관망하기만 했다.

이더리움의 친환경 전환으로 곧 전통적인 투자자들이 다시 암호화폐에 눈을 돌릴 것이라고 네덜란드 ING 은행의 수석 애널리스트 테우니스 브로센스는 말했다. 이더리움 머지를 둘러싼 정책자들의 긍정적인 기대가 기후를 생각하는 투자자들에게 이더리움을 안전한 투자로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이다.

브로센스는 “많은 은행들이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전략적 목표로 만들어 왔다. 전기를 많이 먹는 POW 상에서 가동되는 크립토 서비스를 제안하는 것은 그러한 목표 위에 불안하게 앉아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이더리움의 POS에 집중함으로써 고객과 투자자 들과의 힘든 논쟁을 피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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