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줌인] 돌고래 '바이지' 멸종과 기후변화로 인한 양쯔강 토착 생물들의 위기
[에코 줌인] 돌고래 '바이지' 멸종과 기후변화로 인한 양쯔강 토착 생물들의 위기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9.24 06:59
  • 수정 2022.09.24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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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쯔강도롱뇽의 멸종 이전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양쯔강도롱뇽의 멸종 이전 모습 [사진 = 연합뉴스]

기후변화와 남획 및 자연환경 파괴로 인해 양쯔강돌고래가 멸종했으며 다른 생물들 또한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고, 23일(현지 시각) CNN방송이 보도했다.

중국 사람들은 양쯔강돌고래를 ‘양쯔강의 여신’이라고 불렀다. 너무 희귀한 존재여서 이 동물을 목격한 양쯔강 어부들은 행운을 얻고, 재난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고 믿어왔다.

“‘바이지(baiji)’라고도 불리는 양쯔강돌고래는 비슷한 종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독특한 생물입니다.” 

중국에서 20년 이상 양쯔강돌고래를 추적해온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환경보호론자인 사무엘 터비는 이렇게 말했다.

“이 동물은 수천만 년 동안 고유한 혈통을 유지해온 포유류입니다. 세계 다른 지역의 강에도 돌고래가 살고 있지만 양쯔강돌고래는 다른 어떤 종류와도 유사성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터비는 이렇게 주장했다. 

“양쯔강돌고래의 멸종은 또 다른 종이 사라지는 비극 그 이상입니다. 이 동물이 얼마나 독특했으며, 그 멸종이 생태계에 얼마나 큰 빈자리를 남겼는지를 돌아보면 강 생물의 다양성이 얼마나 큰 타격을 입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극한의 기상 조건이 아시아에서 가장 긴 양쯔강에 손상을 입히면서 이 강의 다른 토착 희귀종 생물 종들도 바이지(양쯔강돌고래)와 비슷한 운명을 맞이할 위기에 놓여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은 사상 최악의 폭염과 씨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양쯔강도 말라가고 있다.

양쯔강의 강수량은 7월 이후 예년 수준의 50%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갈라진 강바닥은 물론이고 그동안 물에 잠겼던 섬까지 드러내고 있다.

가뭄은 이미 양쯔강에 심각한 타격을 미치고 있다. 티벳 평원에서부터 상하이 인근 동중국해 까지 6,300Km를 흐르는 양쯔강은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강으로, 수자원 공급과 식량 생산, 물류 수송, 그리고 4억 명 이상의 인구에게 수력발전을 제공하고 있다.

양쯔강 때문에 인간이 받는 파급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전력 생산을 보존하기 위해 공장들이 가동을 멈췄고, 수만명의 사람들이 물 공급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비해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극한의 기상 현상이 강 주변의 위험에 처한 수백 종의 보호종 야생동물과 식물 종에 미치는 환경적 영향은 덜 주목받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양쯔강은 생물다양성과 담수 생태계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강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이 강에서 매년 새로운 종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자연보존 생태학자이자 북경대학의 조교수인 후아 팡귀안은 이렇게 말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전혀 알려지지 않은 여러 수생 생물종이 말없이 가장 심각한 멸종 위기에 놓여있는데도 우리는 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멸종 위기에 놓인 수백종의 생물들

수년 동안 자연보호주의자들과 과학자들은 양쯔강에 서식하는 수백종의 야생동물들과 식물종들을 확인하고 문서로 기록에 남기는 작업을 해왔다.

이런 생물들 중에는 양쯔강돌고래와 비슷하게 생긴 ‘지느러미 없는 양쯔강 상괭이(finless porpoise)’가 있는데 이 종 또한 인간 활동과 서식지 파괴의 위험에 처해있으며, 중국악어(Chinese alligator)와 양쯔강 자이언트 자라(softshell turtle) 같은 파충류도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어있다. 이 중 양쯔강 자이언트 자라는 민물에서 사는 거북이 종류 중 세계에서 가장 큰 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나아가 지금은 멸종된 중국철갑상어 같은 수많은 토착 민물 어종들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심각하게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로는 세계 양서류 중 가장 큰 종류 중 하나인 중국 자이언트 도롱뇽이 있다. 동물학자 사무엘 터비는 중국 자이언트 도롱뇽의 야생 개체수가 급감했으며, 이 종은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중국 자이언트 도롱뇽은 보호종으로 보호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더 큰 위협에 직면해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와 가뭄은 그렇지 않아도 극도로 취약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터비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 자이언트 도롱뇽은 오랫동안 밀렵과 서식지 파괴, 그리고 환경 오염의 위협에 놓여왔습니다. 여기에다 기후변화의 위기까지 겹쳤으니 생존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자이언트 도롱뇽은 오염되지 않은 민물에서만 서식 가능한데 강 수위가 낮아지게 되면 중국 전역에 걸쳐 개체수가 엄청나게 압박을 받을 겁니다.

지난 8월 양쯔강의 수위가 크게 내려가면서 수면 아래에 잠겨있던 불상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8월 양쯔강의 수위가 크게 내려가면서 수면 아래에 잠겨있던 불상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양쯔강의 시련은 중국을 넘어 전 세계적 문제

‘세계자연기금(WWF : World Wildlife Fund)’과 같은 자연보호 단체들은 양쯔강의 시련은 중국 국민이나 정부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도 엄청난 걱정거리를 안겨주고 있다고 말한다.

“유럽에서 미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강들의 수위가 사상 유래 없이 낮아지면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WWF’의 수석 과학자인 제프 오퍼만은 이렇게 분석했다.

“양쯔강의 낮은 강 수위와 수온 상승은 민물 생물들에 위협을 가하면서 이미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는 지느러미 없는 양쯔강 상괭이나 중국 악어와 같은 동물들을 절대적인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또, 낮은 강 수위는 주변 호수와 습지에도 악영향을 미치는데, 호수와 습지는 동아시아 이동 경로를 따라 살아가는 수백만 마리의 철새에게 매우 중요한 서식지입니다.”

자연보존 생태학자 후아 팡귀안은 양쯔강의 시련에 대중의 더 많은 관심과 대대적 도움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자연은 인류의 생존에 절대적 필요조건이라는 말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지요. 이는 어떤 문명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양쯔강은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서 가장 긴 강이며, 오랫동안 문명의 요람 역할을 해왔습니다. 수년 동안 심각한 자연 파괴와 손실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쯔강에는 아직도 지켜내야 할 생물다양성이 많습니다.”

양쯔강의 중요성과 상징성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급한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다면 더 많은 생물 종들이 바이지(양쯔강돌고래)나 중국 철갑상어의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영국의 동물학자인 터비는 바이지를 멸종에 이르게 한 일종의 안일함에 대해 경고한다.

“양쯔강은 아시아 왕관의 보석이었습니다. 아직도 지켜내야 할 생물다양성이 너무 많으며 우리는 자이언트 도롱뇽, 강 파충류 등과 같은 생물종을 구하려는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터비는 이렇게 강조했다.

“양쯔강돌고래의 소멸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있다면, 한 번 멸종하면 되돌릴 수 없으며, 우리는 이를 가볍게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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