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M&A] 'SK냐, 이베스트냐'...우리금융 품에 안길 증권사 향방은?
[금융가 M&A] 'SK냐, 이베스트냐'...우리금융 품에 안길 증권사 향방은?
  • 장은진 기자
  • 승인 2022.09.20 15:51
  • 수정 2022.09.20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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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사용권 만료 앞둔 'SK증권'...WM부문 강화 주목해야
'우리투증 출신'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의 비상경영선포
IB업계 "종금 시너지효과 고려해야…WM부문서 판가름 날 듯"
서울 중구 소공로 우리금융그룹.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소공로 우리금융그룹. [출처=연합뉴스]

우리금융지주는 당초 유력한 롯데카드 인수 후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예비입찰조차 참여하지 않았다. 롯데카드의 몸값이 예상과 달리 크게 불어난 데다 그룹 차원에서 카드사 대신 증권사를 인수해 비은행권 부문을 확대하기로 방향을 잡아서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롯데카드 인수전 초기부터 발을 빼면서 증권사를 인수하기 위한 발판까지 확보하게 됐다. 롯데카드 인수를 포기한 우리금융이 기존 보유 중인 롯데카드 지분 20%를 넘기면 3000억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증권사 매물을 인수하기 위한 두둑한 '실탄'을 마련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우리금융 증권사 인수'의 향방이 금융가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이 가장 유력한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두 증권사로 인수 후보가 압축되면서 어느 곳으로 무게가 실릴 지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브랜드 사용권 만료' 앞둔 SK증권

SK증권의 기존 'SK브랜드' 상표권은 2023년 12월을 기해 만료된다. 라이선스 계약 만기시점이 도래하면서 SK증권에 대한 인수합병(M&A) 시장의 주목도 높아지고 있다. 사모펀드가 가진 매물의 경우 브랜드 사용권을 유지할 때 매각하는 것이 좋은 가격을 받기 때문에 사용권 만료를 1년 정도 앞두고 M&A시장에 출현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SK증권의 대주주인 J&W파트너스는 SK증권을 2017년 인수한 후, 브랜드 사용 재계약까지 맺으며 기존 사명을 고수해왔다. 기존 브랜드를 그대로 활용하는 게 기존 시장 영향력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J&W파트너스의 판단은 실제 맞아떨어졌다. SK증권은 J&W파트너스에 매각된 뒤에도 SK그룹 주요계열사들의 공모채 발행주관을 맡으면서 승승장구했다. 

문제는 별도 회사 간의 파트너십이 언제까지 유지될 것이라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제 SK증권의 SK그룹 회사채 인수점유율 비중은 J&W파트너스에 매각된 지 2년 만에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SK증권이 인수한 SK그룹 회사채는 총 1조2500억원 규모다. 이는 SK증권 전체 회사채 인수액(3조8650억원)의 32% 수준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2020년과 2021년 상반기 시절에 각각 38%, 41% 비중을 차지했던 점을 고려해보면 해마다 감소 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점유율 비중은 연 기준으로 감소 중이다. 하반기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지만 2019년(37.89%)과 2020년(37.38%), 2021년(37.10%)에 이어 올해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 SK증권은 나름 홀로서기를 진행 중이다. 그 대표적인 작업이 WM부문 강화다. 실제 SK증권은 트리니티, PTR, 조인에셋, 씨엘 등 자산운용사 4곳을 지분투자·인수한 데 이어 독자적인 금융상품도 내놨다.

SK증권 관계자는 매각설과 관련해 "매각 계획은 없다"면서 "회사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증권 사옥(왼쪽),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옥. [출처=각사 취합]
SK증권 사옥(왼쪽),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옥. [출처=각사 취합]

◆'우리투증 출신' 사장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G&A 사모투자전문회사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부터 꾸준히 매각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새 주인을 찾지 못한 매물이다. 이 때문에 이번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매물로 다시금 거론되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현재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어느 중소형 증권사에도 없는 과거 '우리투자증권'의 향수를 찾아볼 수 있다. 

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사령탑인 김원규 사장은 우리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였던 우리투자증권에서 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다. 김원규 사장이 우리투자증권 대표를 맡았던 시기는 2013년이다. 우리투자증권이 농협금융지주에게 매각되고 NH농협증권과 합병해 NH투자증권으로 탈바꿈한 시기다. 

그 당시 M&A 과정을 함께 했던 김 사장은 합병 전 두 증권사 직원들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곤욕을 치렀다. 뿐만 아니라 둘로 나눠진 조직문화로 인해 합병 후에도 새로운 사내 성과문화 정립에 어려움을 경험한 바 있다. 

이런 김원규 사장이 최근 긴축경영을 선포했다는 점이 새삼 시선을 끌고 있다. 증권사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와서다. 다만 회사가 밝힌 긴축경영 명분상 이유는 증권업 전반적으로 영업 환경이 악화함에 따라 올해 말까지 긴장감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이달부터 임원의 월 급여 가운데 20%의 지급을 유보하고 지원 부문과 영업 부문의 업무추진비를 각각 30%, 20% 깎았다. 불과 한달전 벌어졌던 증권업계 성과급 잔치와 상반된 모습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지만 임원진 외에 달라진 부분은 거의 없어 내부불만도 전무했다"면서 "매각설은 사모펀드의 경우 15년이면 청산을 해야되는데 내년 6월이면 그 기간이 돌아와서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종금 시너지효과 고려…WM부문서 판가름"

IB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자본규모 1조원대 수준의 비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알려졌다. 수년 이상 소요되는 증권업 인가를 직접 받는 것보다 기존 증권사 인수를 통한 증권사업 진출이 수월하면서도 가격 마지노선을 부담이 적은 1조원대 중형 증권사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조원대 중형 증권사일 뿐만 아니라 시기적으로 봐도 시장에 매물로 출현할 가능성도 높은 매물이다. 문제는 우리금융 기존 사업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에 관한 부분이다. 이 부분에서는 두 증권사 간의 희비가 엇갈린다.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채권발행 등 IB부문에 특화된 증권사다. 리테일이나 WM부문에 대한 점유율은 높지 않은 편이다. 이미 종금업 라이선스를 보유한 우리금융에게 IB부문에만 특화된 증권사는 매력이 떨어진다.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사 인수에 나서게 된 배경은 그룹 계열사 간 통합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 입장에선 리테일이나 WM부문에 강점을 둔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이 부분에서 SK증권의 최근 WM부문 강화전략이 유효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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