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설계사 수수료 '업계 평균'으로 재인상..."공격적 마케팅 재개하나"
메리츠화재, 설계사 수수료 '업계 평균'으로 재인상..."공격적 마케팅 재개하나"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9.22 17:00
  • 수정 2022.09.22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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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수수료, 업계 평균 상회→평균 하회→평균 수준 조정
2025년 업계 1위 목표…사업비 부담 덜고 영업 강화 나서나
[출처=메리츠화재]
서울 강남구 메리츠타워. [출처=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가 최근 들어 설계사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율을 다시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펼칠 당시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수수료를 지급하다가 사업비 부담 등을 이유로 2020년께 업계 평균 이하로 수수료율을 낮춘 바 있다.

최근 들어 수수료율을 업계 평균수준까지 상향 조정한 것은 사업비 부담을 일부 덜어낸 메리츠화재가 다시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영업력을 강화해도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나서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최근 들어 13월차 이후 적용되는 설계사 지급 수수료를 소폭 인상하며 업계 평균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메리츠화재는 자사 상품을 판매한 설계사들에게 통상 초년도에 약 1100%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13월차 이후부터는 400~500%의 수준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었지만 최근 들어 수수료율을 소폭 인상했다.

보험대리점(GA)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메리츠화재가 몇 개월 전 업계 평균수준까지 수수료를 인상했다”라며 “현장 설계사들의 소득과 연계돼 있어 정확한 수수료를 말씀드리긴 어려운 점 양해바란다”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도 “2018년에는 수수료를 높였지만 현재는 업계 평균 수준으로 비슷하다”라며 “조정 시기는 설계사들과 대리점이 계약이 다 달라 언제라고 명확히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영업직인 보험설계사들은 고객과의 계약 성사 후 첫 1년 동안은 원수사로부터 ‘1200% 룰’을 적용받는다. 일반적으로 손보사들은 약 1100% 내외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00%가 넘는 수수료가 책정된 경우는 초년도에 최고 1200%까지만 지급한 뒤 차기년도에 나머지 수수료를 지급하는 식이다.

업계에선 메리츠화재의 이번 조치를 두고 다시 영업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을 선임한 뒤 2018년부터 전속설계사들을 대거 채용하는 한편 수수료를 크게 인상하며 장기인보험 위주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1만6300여명이던 전속설계사 수는 2019년 말 2만5000여명으로 늘었고 2020년 말에는 2만8000명을 넘어섰다.

설계사 채널을 확장한 만큼 사업비 부담도 늘었다. 2018년 총 1조7913억원이던 메리츠화재의 사업비는 2019년 2조3683억원으로 5000억원 이상 늘었다.

이에 따른 합산비율 또한 늘었다.

보험사의 수익은 크게 보험영업·투자영업부문으로 구분된다. 이 중 보험영업부문의 효율은 합산비율(사업비율+손해율)로 나타난다.

2018년 105.8%였던 메리츠화재의 합산비율은 2019년 112.6%로 늘었는데 이 기간 손해율의 증감은 79.2%에서 81.1%로 1.9%p 증가에 그쳤다. 합산비율 증가 상당부분이 사업비에서 발생했다는 것인데 사업비 중 대리점 수수료로 빠지는 금액은 약 3분의 1에 이른다.

사업비 부담이 커지면서 2020년 들어 메리츠화재는 설계사 모집 규모를 줄이고 지급 수수료 또한 낮추기 시작했다. 이 때 낮아진 수수료는 업계 평균 이하까지 떨어져 설계사들의 판매유인이 다소 떨어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보험설계사는 “보험사의 상품은 사실 비슷해서 고객들이 체감하기에 큰 차이는 없다”라며 “그래서 설계사들은 가능한 수수료가 높은 회사의 상품을 판매하려는 경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메리츠화재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손보업권에서 회사의 비중을 크게 늘렸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수수료를 업계 평균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은 안정된 사업비 부담으로 적정 수준에서 다시 영업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 메리츠화재의 사업비는 ▲2018년 1조7913억원 ▲2019년 2조3683억원 ▲2020년 2조2418억원 ▲2021년 2조162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사업비는 1조718억원으로 집계됐다. 현 추세대로라면 작년 말을 하회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사업비 부담이 예상된다.

특히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이 2025년까지 매출·순이익 등에서 삼성화재를 제치고 업계 1위에 서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이전만큼은 아니더라도 좀 더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메리츠화재는 규모 면에서 업계 5위 수준이지만 수익성은 삼성화재·DB손해보험 다음으로 3위권이다. 경쟁상대로 여기고 있는 삼성화재와의 순익 격차는 작년 말 기준 약 4295억원(삼성화재 1조926억원, 메리츠화재 6631억원)으로 50% 이상의 개선이 필요하다.

다만 사업비 부담이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긴 어려워 이전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은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정말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확장을 감행했지만 현 시점에서는 쉽지 않다”라며 “부동산PF 대출 부실 얘기도 나오고 있어 이전보다는 보수적인 전략을 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한동안 몸을 사리면서도 괜찮은 성적을 보여왔는데 이제 다시 기지개를 펴는 것 같다”라면서도 “아직 사업비율이 안정됐다고 단정하긴 어려울 것 같은데 조금씩 영역을 넓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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