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핵전쟁 위협과 바이든의 과제... 우크라, 러 편입지 국민투표 '폭풍의 핵' 새 시험대
[포커스] 핵전쟁 위협과 바이든의 과제... 우크라, 러 편입지 국민투표 '폭풍의 핵' 새 시험대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9.24 06:52
  • 수정 2022.09.2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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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러시아 2차세계대전 전승절 기념 퍼레이드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연합뉴스]
2016년 5월 러시아 2차세계대전 전승절 기념 퍼레이드에 등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러시아 편입지에 대한 국민투표는 바이든의 새 시험대가 될 것이다."

CNN방송은 23일(현지 시각) 점점 고조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위협과 이에 대처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및 서방의 대응 태세를 점검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지금 당장 바이든 앞에 놓인 역사적 과제는 명백하다. 그에게 냉전 이후 가장 급박하게 돌아가는 핵전쟁 위협이라는 벼랑 끝 전술에 맞서 세계를 슬기롭게 이끌어나가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강도를 높이고 있는 핵전쟁 위협에 비하면 고물가, 코로나19 팬데믹, 기후 위기, 중국과의 갈등 극복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푸틴은 최근 연설을 통해 핵무기도 사용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겁주기 위해 괜히 해보는 소리가 아님을 시사했는데, 이 같은 의미심장한 발언은 UN 총회에서 바이든의 연설을 더욱 무겁게 느끼게 하고 있다.

“이번 전쟁은 국가의 주권을 수호하고자 하는 우크라이나의 권리와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권리를 짓밟는 행위입니다.”

바이든은 이번 침공을 UN으로 대표되는, 원칙에 의한 국제 질서를 향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지칭하며 이렇게 말했다.

“푸틴의 발언은 우리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푸틴이 부분적인 국가 동원령을 선언한 것은 러시아 밖에서는 우크라이나 작전에 실패했음과 자국 내에서 정치적 압력이 거세지고 있음을 자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향후 예상되는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의 러시아 편입과 관련한 국민투표는 전쟁을 새로운 긴장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서방은 점령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러시아 편입의 찬반을 묻게 되는 이번 국민투표를 조작된 선거로 간주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해당 지역들이 러시아에 병합되게 되면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를 활용해 이 지역을 공격하는 행위는 이론적으로는 러시아 본토 자체를 공격하는 행위로 간주되게 된다.

이것은 러시아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음을 잠재적으로 비치고 있는 푸틴의 위협이 현실로 벌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심각하게 키우는 결과가 될 것이다.

서방의 도움이 자신의 침공을 재앙으로 몰고 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는 러시아의 통치자는 분명 핵 위협을 통해 서방 국민과 워싱턴과 동맹국들의 수도들을 위협하면 그들이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

푸틴의 핵무기 사용 위협은 허세라고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렇지만은 아닐 수도 있다.

CNN의 수석 법집행 및 정보 분석가인 존 밀러는 미국의 CIA와 국방정보본부(Defense Intelligence Agency)가 수년 동안 푸틴의 심리를 분석해왔다고 말했다. 이 분석은 푸틴의 마초 기질(masculinity)과 강인함에 대한 집착이 외부에 허약하게 보였을 경우 어떤 식으로 표출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핵무기 사용 결단은 세계 지도자들이 내릴 수 있는 가장 엄중한 전략적 결정에 해당한다. 그러나 푸틴처럼 이미지로 성공한 지도자의 경우에는 이러한 결정을 내릴 때 감정에 치우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밀러는 이렇게 분석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그렇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미국 정보 네트워크 내의 어느 누구도 푸틴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제로로 보지 않는다.”

밀러는 이렇게 말했다.

푸틴은 확실히 위협을 앞세워 행동해온 역사적 이력이 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장성들과 외국 군사 전문가들은 푸틴이, 궁지에 몰릴 경우, 무력 과시용으로 제한된 전술 핵무기를 전개하거나 다방면의 군사적 자산을 꺼내 들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밀러는, 현재 서방과 유엔 총회 지도자들이 논의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사용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데에 모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그런 무기가 제한된 형태로라도 우크라이나를 향해 전개된다면 나토(NATO)와 미국, 그리고 세계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지구촌에는 아직도 러시아의 행동을 규탄하고 제재에 동참하는 데 있어 줄타기를 하는 나라들이 있다. 전술 핵무기 배치가 반(反) 푸틴 행로에 세계가 한목소리를 내는 데 도움을 줄까? 그리고 푸틴은 그 점을 간파하고 신경을 쓰고 있을까?” 

밀러는 이렇게 의문을 제기했다.

전술 핵무기는 전략 핵탄두보다 낮은 폭발 반경과 제한된 낙진을 생성하지만, 그러한 무기가 가장 제한적으로 발사되기만 해도 이는 “어마어마한 게임 체인저(an enormous game-changer)”가 될 것이라고 밀러는 덧붙였다.

“지금 핵심 과제는 나토와 미국이 그런 시나리오에 대해 정확히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합의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비공식 채널을 통해 러시아에 전달되었는지이다. 현재 우리는 엄청난 위험이 걸린 치킨 게임을 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어떠한 형태로든 전술 핵무기의 사용은 전쟁 역사의 한계를 넘어서는 행위이며, 전면적인 핵전쟁으로 이어지지 않고 대응하는 방법을 두고 서방에 수수께끼를 던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핵무기 도박이 중단되더라도 푸틴은 러시아의 핵무기를 제한된 전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사악한 새로운 전례를 확립한 것이 된다. 다른 독재 정권과 핵 보유 지망생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핵 비확산이 극도로 위협받고 있는 시기에 바이든은 “핵전쟁은 누구도 이길 수 없고, 벌어져서도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다른 대통령들도 종종 비슷한 말을 했다. 그러나 그는 4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군대의 총사령관으로서 전면적인 핵 결전을 이론적 가능성이 아니라 실제 위협으로 대처해야 하는 주인공이 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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