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31) 김영삼의 후회 “영변을 폭격하려던 클린턴의 계획에 반대하지 않았더라면…” 
청와대-백악관 X파일(131) 김영삼의 후회 “영변을 폭격하려던 클린턴의 계획에 반대하지 않았더라면…” 
  • 유 진 기자
  • 승인 2022.10.10 06:46
  • 수정 2022.10.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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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변 핵시설 내부. /연합뉴스
북한 영변 핵시설 내부. /연합뉴스

[2008년 4월 25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 국무부 비밀전문] 

김영삼 전 대통령의 희망대로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2월 집권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한 지 2개월 후인 2008년 4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국대사와의 오찬 석상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국내 정치 문제를 더 잘 취급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 무소속이나 친박연대의 이름으로 당선된 전직 한나라당 의원들을 수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삼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계 실세인 박근혜와의 타협이 필수라면서, 그래야 이명박이 바라는 개혁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삼은 북한을 믿을 수 있는지, 6자 회담이 의미 있는 결과를 낳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비관론을 피력했다. 그는 만일 본인이 대통령 재임 당시 영변을 타격하려는 클린턴 대통령의 생각을 막지 않았다면, 한반도가 지금은 비핵화 상태였을 거라고 자조 섞인 견해를 털어놓기도 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전문에서 “그는 80세인데도 2시간의 식사 시간 내내 상냥하고 기운이 넘쳐 보였고, 자리를 비우는 것을 끔찍이 싫어했고, 한껏 정치 얘기를 즐기면서 모든 주제에 관한 자기 생각을 제공했다”고 피력했다.

국내 정치: 박근혜·이명박 갈등

김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4월 9일 국회의원 선거의 후보 공천 과정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인해 속이 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무성 의원과 같은 높은 평가를 받는 많은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 일은 실책이라고 설명했다. 김무성은 그 뒤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는 정치란 선거에서 승리하자는 것인데, 이명박 대통령의 공식 석상의 발언과는 반대로 막후에서 전체 공천 과정을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이 전체 공천 과정에 몸소 관여하고 있다고 류우익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최근 회동에서 류 실장이 그에게 말해줬다고 했다. 무소속과 친박연대 소속 의원들의 한나라당 복당을 허용해야 하는데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 문제를 두고 다투고 있다고 했다. 

김영삼은 ‘한나라당에 대한 영향력이 전혀 없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발언은 웃기는 얘기라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4월 9일 선거에서 299석 중 153명 의원으로 간신히 다수당이 된 일이 더 많은 친박계 의원을 포함한 거대 다수당보다 낫다고 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믿고 있는 것인지 물었다. 

김영삼은 153석은 큰 의미가 없는 것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우리당도 비슷한 152석을 2004년에 당선시켰지만, 우리당의 공약을 관철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보궐선거와 지방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열린우리당이 총선 승리 이후 2년도 채 안 돼 해체되었다. 이명박이 광범위한 개혁을 제도화할 만한 권력을 갖기 위해선, 여당인 한나라당이 적어도 170석은 돼야만 한다. 그 정도의 다수 의석이면, 한나라당이 모든 상임 위원회를 장악하게 된다. 김영삼은 단 50명의 의원과 함께 야당을 이끌던 시절을 회고하면서, 당시 근소한 원내 다수당인 집권당을 저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영삼은 이명박에 대한 쓴소리와 감정이 쌓여 있으면서도 이명박이 가능한 청와대 후계자인 박근혜와 관련 마땅한 일을 함에 더해 종국에 박근혜 지지자들의 복당을 허락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대사. [연합뉴스]
고 김영삼 전 대통령과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대사. [연합뉴스]

김영삼은 박근혜가 결코 한나라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많은 정치권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대통령에 충성하기보다 그녀에게 충성하는 많은 수의 18대 국회의원을 보유하고 까닭에 그녀는 무시할 수 없는 정치 세력이라는 것이다. 

이명박은 박근혜와 타협하고 협력할 필요가 있지만, 이명박이 지난 당내 경선에서 격렬한 대결 이후로 심각한 상처로 남아 있어 아직 준비되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영삼은 전화 통화에서 이명박에게 박근혜와 협력하라고 말했다면서, 직접 대면하게 되면 재차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삼은 이회창의 자유선진당과 한나라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껄껄대고 웃었는데, 양 이씨 서로가 악감정 때문에 ‘택도 없는 소리’라고 했다. 

“만일 친박계 무소속의원들과 친박연대 소속 의원들의 한나라당에 복당이 바로 허용되지 않는다면 그들은 아마도 세를 결집해서 (20석을 요하는) 교섭단체를 구성할 것이며, 국회에서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에 이어 3번째 큰 원내 정당이 될 것이다. 그런 상황은 한나라당이 됐건 박근혜 됐건 이상적 해결책은 아니지만, 피해갈 수만은 없다.”

4월 25일 기자회견에서 박근혜는 한나라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김영삼은 이 발표가 한나라당이 박근혜 지지자들의 복당을 용의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반면에 김영삼이 생각하기에 박근혜와 이명박이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고, 이전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결국 복귀하게 되겠지만, 지난해 고약한 경선에서 너무 많은 악감정이 쌓인 관계로 결코 박근혜는 만나지 않겠다고 이명박이 김영삼에게 말했다고 한다.

북한 문제

현재 남북 긴장 상태는 앞선 모든 정부 출범 초기 경험과 유사하다고 김영삼은 말했다. 

1993년 북한이 서울이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했던 것과 최근 평양발 이명박 대통령 모욕 발언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영변 핵 문제/ 연합뉴스TV
영변 핵 문제/ 연합뉴스TV

김영삼은 이런 북한의 행위가 남북 관계 악화의 신호탄은 아니라는 주장을 펴면서도, 이는 북한이 이명박을 시험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지금까지는 이명박이 북의 폭언을 무시한 것은 잘한 일이며, 북한의 비핵화가 어느 정도 진전되기 전까지는 북한 원조 요청을 무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삼은 전 북한 지도자 김일성이 1994년 사망하기 전에 정상회담에 합의했다고 하면서, 만일 둘이 만났다면, 김일성이 많은 양보를 했을 것으로 그는 믿었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현재 한반도의 긴장 상태로 한국민들 사이에 걱정과 불안을 낳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김영삼은 한국민들은 북한의 엄포에 익숙하다며, 단지 “또 시작했군”이라고 생각할 것이며, 계속해서 각자의 삶을 영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삼은 북한에 더 많은 원조를 하면 할수록, 더 많은 요청을 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1994년 영변 핵시설 폭격과 김영삼의 거짓말 논란

클린턴 전 대통령과 페리 국방장관은 1994년 북한을 공격하길 원했다면서 그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공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삼은 “돌이켜보면 만일 그가 미국의 영변 핵 시설을 폭격하도록 재가했다면 모든 게 더 나아졌을 뻔했다”고 털어놓았다.

1994년 당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영변을 포격하는 계획을 막 실행하려던 시점에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자신이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폭격 계획을 중단하라, 미국이 전쟁을 벌여도 나는 단 한 명의 한국군도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대해 전쟁을 막았다고 위기 직후에 말한 적이 있다. 이 말에 미 백악관은 발끈했다. “한국 대통령으로부터 그런 전화를 받은 적 없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백악관은 대통령 전용 전화선의 통화기록까지 공개했다. 이에 대해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더 반박하지 못했다. 

논평

김영삼 전 대통령은 81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총기라 있고, 정계에도 발을 담그고 있는 등 기운이 쇠할 기미가 전혀 없다. 그의 후임자인 김대중의 노벨 평화상 수상이나 국제적 명성은 없지만, 김영삼은 여전히 정치적으로 소외되기를 거부한다. 

김영삼은 대선 초기부터 이명박을 지지했고, 김영삼의 고향인 영남 지역에서 상당한 힘을 보탰다. 그러나 그는 투자에 따른 많은 보답을 받지 못했다. 그의 예전 측근과 그의 아들이 9월 4일 총선에 후보 공천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점 때문에 그가 공개적으로 이명박과 한나라당에 불만을 표시하게 됐다. /버시바우

[위키리크스한국= 유 진, 한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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