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넷이즈, 바이두, 소후닷컴 등 중국 다수 포털에서 롯데그룹과 관련 글, 기사가 온라인 상에서 다수 개제되며 화제가 됐다. 내용은 대부분 지난 2017년 촉발된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 이후와 현재 롯데그룹의 상황을 조명하는 것이었다. 게시물 별로 조금씩 다른 논조 속에서도 이에 대한 댓글 반응은 천차만별이었다. 롯데 외에 불매운동 해야할 기업은 많으며 이를 잊지말아야 한다는 의견, 까르푸와 월마트가 망했으니 롯데의 선택은 옳았다는 의견 등 다양했다. 또한 중국시장에서 통하고 말고와 상관없이 삼성과 롯데는 여전히 잘나간다는 뉘앙스의 자조 섞인 반응도 있었다.
지난 12일 포털 넷이즈에 '清竹雅韵'는 "4년전 롯데는 미국에 잘보이려하다 중국으로부터 퇴출당했는데 지금은 어떤가"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넷이즈에만 8233개의 글을 올려 6만7000여명의 팬을 가진 업로더이다. 이 게시물에는 2288개의 댓글이 달려 네티즌들이 저마다의 의견을 공유했다.
해당 글을 작성한 '清竹雅韵'는 "롯데는 중국 시장 진출 직후부터 확장을 거듭해 20여개 도시에 99개의 매장을 거느렸다"면서 "이 기세는 2017년 전까지 지속됐으나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설치를 위한 부지 제공으로 인해 중국인들은 순식간에 분노했고 즉각적인 불매운동이 일어나 2017년 4월 3일 이미 87개 매장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그는 "그 후 롯데는 자신의 터무니 없는 행동으로 인해 아시아 최대 시장에서 점점 멀어져 갔으나 해외시장을 포기하지 않고 동남아 시장 개척을 시도했다"면서 "그러나 큰 소비수준 차이로 인해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100위권에서 300위권으로 점차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작성자는 "현재 롯데의 기업순위는 여전히 대다수 중소기업들의 꿈이지만 롯데와 같은 다국적 기업들은 다른나라의 이익을 해치는 일에 무모하게 가담한다면 이와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말과 함께 "강대국(미국을 지칭)의 인정과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자신만의 방식을 견지하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시물 말미에는 책임소재를 다시한번 강조하려 "롯데를 꺾은것은 다른 경쟁사가 아닌 보는눈이 없는 자기 자신"이었다고 재차 언급하기도 했다.
댓글에는 "그들은 여전히 잘나간다, 현재 중국의 까르푸와 월마트는 폐점 위기에 있다", "삼성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지만 여전히 세계 1위다", "마윈도 도망쳤는데 롯데야 뭐" 등의 의견이 다수의 추천을 받아 상단에 위치했다.
叶Sir财经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이는 바이두에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리고 "중화민족의 정서를 자극했던 외국 기업들은 모두 중국인들이 건망증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롯데마트부터 신장면화 사건 까지 이러한 행위들을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묻자 댓글에서 "H&M, 나이키, 아디다스도 계속 불매한다", "중국이 많이 베풀었는데도 미국에 붙었다", "당신말이 맞다, 건망증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세 브랜드는 모두 지난 2021년 초 중국에서 중국 신장 면화 파동으로 인해 불매운동의 대상이 된 바 있다.
아이디 北庵文史客 역시 롯데와 일본의 관계를 언급하며 한국에서의 반일운동의 영향으로 이미지가 추락해 돌이킬수 없으며 파멸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용자 青史浩然는 "롯데는 정치적 희생양이 됐고 이는 모두 인정할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내기도 했다.
奇异文学汇은 "중국에는 롯데 말고도 다양한 외국브랜드들이 들어오고 국내 브랜드 역시 확장하고 있어 롯데 철수가 중국엔 영향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이 없다면 롯데의 발전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한국 경제에는 영향이 있을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댓글에서는 "미국은 유럽연합(EU) 국가들이 화웨이를 탄압하게 만들면서 애플은 중국의 고가 휴대폰 시장을 장악하도록 했다", "북경현대(중국 베이징자동차와의 합작 브랜드)와 기아기차유한공사(장쑤위에다 그룹과의 합작 회사) 역시 중국을 떠났다", "월마트 역시 전자상거래의 발달과 전염병으로 인해 문을 닫고 있다" 등의 반응이 나와 본문과 댓글 내용에서 온도차가 발생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을 담당하는 롯데쇼핑은 지난 7월 이사회에서 롯데백화점 중국 청두점 지분을 매각, 철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롯데쇼핑은 2008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14개 점포까지 확장했으나 약 15년 만에 철수하게 됐다.
중국에서 사실상 철수한 롯데는 최근 동남아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베트남을 낙점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9월 2일 베트남 독립기념일에 맞춰 호찌민시 투티엠 지구에서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을 진행, 9억 달러 투자의 뜻을 나타냈다. 신동빈 회장은 "에코스마트시티 안에는 롯데의 역량이 총집결된 스마트 주거 시설과 유통 시설이 자리 잡아 향후 베트남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심준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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