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MAP] 대우건설·롯데건설 ‘한남2구역’ 거머쥘 최후 승부수…총회 D-DAY ‘강대강’ 대치
[재개발MAP] 대우건설·롯데건설 ‘한남2구역’ 거머쥘 최후 승부수…총회 D-DAY ‘강대강’ 대치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11.05 12:08
  • 수정 2022.11.05 12: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남2구역 시공사 선정총회…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서 개최
롯데건설·대우건설 한남2구역 놓고 기싸움 치열 …총회 앞두고 ‘후분양’ 제안
롯데건설 내건 반격카…분양수익금 내 기성불·분담금 입주 후 4년 간 납부
대우건설이 꺼내든 승부수…LTV 150% 보장·완전한 후분양·118프로젝트 이행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지 일대 [사진=임준혁 기자]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지 일대 [사진=위키리크스한국 DB]

올해 서울 최대 재개발사업지로 꼽히는 ‘한남2구역’을 두고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막판에 모든 전력을 쏟아부으며 한치 양보없는 대혈투를 벌이는 양상이다. 오는 5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양사가 총력전에 나서면서 올해 진행되는 수주전 중에 가장 뜨겁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총회가 다가올수록 양사 간 경쟁은 최고조에 이르는 분위기다.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와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 모두 지난달 29일 합동설명회에 참석해, 조합원들의 표심을 확보하고자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1차 합동 설명회에서는 경쟁사를 헐뜯는 비방전도 불사할 정도였다는 것이 정비업계 전언이다. 서로를 헐뜯는 비방전은 급기야 고발전으로 확산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어 한남2구역 조합 측이 자신했던 ‘홍보공영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한 조합원은 “양사가 상대의 단점을 물어뜯는 상호 비방전이 잇따라 펼쳐지면서 용산구청에도 하루에도 수없이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걸로 안다. 이에 관할 재개발사업 감독기관인 용산구청을 포함해 사업주체인 한남2구역 조합이 서로 간의 비방을 자제해달라고 강하게 경고했을 정도”라고 학을 뗐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조합은 5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2차 시공사 합동 설명회와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계획이다. 전체 조합원(908명) 절반 이상 참석에 과반수 득표를 얻은 건설사가 한남2구역 사업권을 거머쥐게 된다.

투표 결과 전망은 한치 앞으로 모를 정도로 안갯 속인 상황이다. 표차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을 경우, 절차적 과정을 놓고 불법이라는 빌미를 만들어 추가적인 갈등이 벌어질 우려도 존재한다. 그 이유인즉슨 전체 조합원 중 75%가 한남2구역이 아닌 다른 곳에 거주하는 외지인들이이어서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시공사에 입찰하면면 조합원들에게 사업조건이나 브랜드 강점 등을 어필해야 하는데, 외부에 거주하는 조합원은 접촉하기가 어렵다보니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재입찰이 벌어진 경우도 있다. 지난 2019년 수주 과열을 빚은 한남3구역에서는 입찰무효 시정명령이 나오면서 재입찰 절차가 다시 진행된 것이다.

한남2구역 조합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이번에 입찰에 참여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 중에 누가 우세하다고 판단하기가 정말 어렵다. 조합원들도 다 입장이 달라서 어떤 분들은 롯데가 좋다고 얘기하시고, 어떤 분들은 대우건설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분도 계신다. 그러나 분위기를 가늠해볼 때 이번 조합원들의 투표율도 그렇고 시공사에 대해 느끼는 분위기를 종합하면 정말 치열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주전은 지나치게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것이 못내 아쉽다. 사업권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면 경찰 조사·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본다. 저희 입장에서도 시공사 선정총회 전까지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기가 곤란하다. 다만 조합원들이 모두 현명하신 분들인 만큼이 전달하는 증언과 목소리 등 진술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이 신중하게 판단해서 얘기해주실 것으로 믿고, 저희도 수사과정에 적극 협조하겠다. 일단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수주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롯데건설이 제안한 르엘 팔라티노 문주.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이 제안한 르엘 팔라티노 문주. [사진=롯데건설]

시공사 선정총회를 앞두고 한남2구역 조합과 조합원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바로 시공사로 참여한 ‘롯데건설과 대우건설’ 양사가 내건 사업조건이다.

우선 롯데건설이 제시한 사업조건부터 보자. 롯데건설이 내건 사업조건은 분담금 100% 입주 4년 후 납부(금융비용 롯데건설 부담), 4대 은행과 사업비 조달을 위한 금융협약 완료, 한남뉴타운 내 최저금리 및 이주비와 사업비 총 4조원 책임조달 보장, 공사비 이자로 인한 추가부담 없는 분양수익금 내 기성불, 노후주택 및 상가 유지보수비 7000만원 지급 등을 내걸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시공사 선정 총회를 하루 앞두고 조합원을 표심을 노려 막판 뒤집기 차원에서 서울 용산구 한남2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측에 ‘후분양’ 또는 ‘준공 후 분양’ 사업조건과 추가부담없는 분양수익금 내 기성불을 제안한 것이 특징이다.

‘후분양 제도’는 건축물을 일정 공정률 이상 지어진 이후 또는 완공된 이후에 분양하는 제도다. 분양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양가를 높여 분양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다만 분양하기 전까지 수입이 없다 보니 공사비와 사업비를 즉시 상환할 수 없어 조합 측에서는 내야할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롯데건설이 제안한 후분양 전략. [자료=롯데건설]
롯데건설이 제안한 후분양 전략. [자료=롯데건설]

이에 롯데건설은 조합과 조합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후분양을 제안한 것이다. 쉽게 말해 사업조건을 통해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금융이자를 100% 롯데건설이 부담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우선 롯데건설은 공사비 지급 방식으로 조합의 분양 수입금이 발생한 후에 공사비를 받는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조건도 함께 제안했다.

후분양시 조합은 분양시기까지 수입금이 없어 대출을 받아 공사비를 지급해야 하지만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의 경우 조합 수입금이 발생하는 후분양시기까지는 건설사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조합원 입장에서는 공사비 지급에 따르는 금융이자를 안 내도 된다.

반면 단순 기성불은 공사 진행률에 따라 공사비를 매월 받아가는 조건으로, 후분양 사업장의 경우에도 조합에서 공사 진행률에 따라 공사비를 지급한다. 특히 기성불 방식의 재개발 현장은 조합이 대출을 통해 공사비를 지급하고 향후 이자까지 감내해야 하다 보니 이자에 대한 부담이 커서 선뜻 ‘후분양’에 내서기 어렵다는 것이 건설업계 중론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롯데건설은 청담 르엘(2021년 6월 착공)과 잠실 르엘(2022년 1월 착공) 등에서 현재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방식으로 공사비를 받지 않고 후분양으로 공사를 진행 중이며, 나인원 한남 역시 준공 이후 분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롯데건설은 일찌감치 ‘사업비 우선 상환’ 조건을 제안한 것이 특징이다. 공사비보다 사업비를 우선 상환하도록 한 것. 이는 건설사가 조합에 빌려주는 사업비에 부과되는 이자부담을 낮춰 후분양하는 과정에서 조합원에게 부담이 없도록 조치한 것이다.

롯데건설이 사업조건으로 제시한 ‘4년후 분담금 납부’ 공약.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이 사업조건으로 제시한 ‘4년후 분담금 납부’ 공약. [사진=롯데건설]

이외 ‘조합원 분담금 입주시 100%+4년 후 납부(입주시점까지 금융비용 롯데건설 부담)’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다. 이는 착공 이후 입주시점까지 개별 조합원이 대출을 실행해 금융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시공사 중심 금융조달 방식보다 조합원 이익을 우선한 것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조합원의 이자비용을 최소화하고 조합원들의 부담은 낮추되 이익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한남2구역에 완전 후분양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제안했다. 현재 청담, 잠실 르엘에서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방식의 후분양을 진행하고 있으며, 나인원에서도 후분양으로 진행한 경험이 있다. 회사가 그동안 쌓아왔던 도정사업 경험을 최대한 활용해서 한남2구역에서 최고의 이익을 조합원님께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대우건설이 꺼내든 사업조건도 파격적이다. 당사가 꺼내든 사업조건은 사업비 전체 책임조달을 포함해 조합원 이주비 LTV 150%, 118프로젝트 이행, 최저 이주비 세대당 10억원, 이주비 상환 1년 유예 △아파트, 조경 모두 10년 하자보증 등이다. 특히 한도 없는 사업비 전체 조달로 후분양이 가능한 사업조건을 제시해 조합의 이익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대우건설 한남써밋 투시도.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한남써밋 투시도. [사진=대우건설]

이 가운데 대우건설이 꺼내든 회심의 일격 카드는 바로 LTV 150% 보장과 완전한 후분양, 그리고 혁신 설계 공약으로 제시한 ‘118프로젝트’ 이행이다.

대우건설이 제시한 LTV150% 보장의 핵심은 기본 이주비 법정한도인 담보인정비율(LTV) 40% 외에 추가이주비 110%를 지원해 총 ‘150%’의 이주비를 책임지고 조달하기로 한 것이다. 최저 이주비는 10억원을 제시한 것도 눈길을 끈다.

대우건설 역시 ‘과천푸르지오써밋’에서 후분양 형태로 진행한 바 있다. 국내 후분양 1호 사업으로 일반분양가를 선분양 대비 3.3㎡당 682만원 높은 3998만원으로 책정해 분양에 성공한 것이다. 2개월 앞서 분양한 '과천자이'(과천주공6단지)보다 3.3㎡당 700만원 이상 높은 분양가로, 조합의 사업성을 개선했다.

후분양을 하게 되면 공사비의 원가부담을 시공사가 떠안아야 하지만, 대우건설은 재무 안정성을 갖춰 후분양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계약서 변경 없이 후분양이 가능한 사업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PF보증 우발채무 리스크 확산으로 건설업체 위기설이 나오는 가운데 대우건설은 2022년 3분기 현재 현금성 자산만 2조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외부의 자금조달 없이 회사 자체적으로 단기부채 상환 및 PF채무보증 리스크 대비했다는 것이 대우건설 측의 설명이다.

대우건설 측이 한남2구역 조합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자 제시한 ‘118 프로젝트’ 공략. [사진=한남2구역조합]
대우건설 측이 한남2구역 조합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자 제시한 ‘118 프로젝트’ 공략. [사진=한남2구역조합]

대우건설이 내건 일명 ‘118프로젝트’도 주목받고 있다. 최고 층수 14층인 원안설계보다 7층을 높여 21층으로 짓는 것이 핵심이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입각해 최고 층수 14층인 원안 설계와 비교하면 7개 층이 상향된 21층으로 설계하는 동시에 6개의 주동을 연결하는 360m 스카이브릿지를 내놓은 것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입찰을 준비하며 조합의 오랜 염원인 단지의 혁신적인 변화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해당 프로젝트를 제시했다는 입장이다.

기존의 조합 원안 설계를 획기적으로 업데이트해서 설계 변경에 대한 최적의 대안을 제시해 한남2구역이 오래전부터 염원했던 숙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단 취지다.

실제로 한남2구역은 인근 남산 경관 보호를 이유로 90m의 고도제한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입각해 층수를 어떻게 높일지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 백정완 대표는 “확약서에 언급한 대로 ‘118프로젝트’는 대우건설이 내건 전무후무한 파격적인 혁신설계다. 이에 대표이사인 제가 일일이 꼼꼼하게 챙겨 고도제한 완화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안설계의 ㄷ·ㄹ·ㅁ 형 주동 배치를 전면 수정해 건폐율을 32%에서 23%로 낮춘 것논 두드러진다. 대우건설은 이 같은 설계가 불가능하다면 시공권까지도 포기하겠다고 약속한 확약서를 조합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이 제안한 총길이 360m 스카이 커뮤니티 ‘인피니티 스카이 브리지’.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제안한 총길이 360m 스카이 커뮤니티 ‘인피니티 스카이 브리지’. [사진=대우건설]

한남동 등 용산구 일대 신축아파트 전세가격 시세를 감안해 이주비 대여금을 최대로 끌어올린 것이다. 언덕 지형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단지 한가운데 광장(1만1880㎡) 설계안을 제시한 것도 두드러진다. 6개 주동을 잇는 총길이 360m 스카이 커뮤니티인 ‘인피니티 스카이 브리지’로 압도적인 외관을 구현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11월 초 시공사 선정을 앞둔 ‘한남2구역’ 조감도. [사진=용산구청]
11월 5일 시공사 선정을 앞둔 ‘한남2구역’ 조감도. [사진=용산구청]

한남2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11만5005㎡ 부지에 지하 6층∼지상 14층, 아파트 30개 동, 총 1537가구(임대 238가구 포함) 규모의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남2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11만5005㎡ 부지에 지하 6층~지상 14층, 아파트 30개 동, 총 1537가구(임대 238가구 포함) 규모 아파트와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약 7900억원이다. 한남2구역 재개발조합 총조합원 수는 908명이며, 일반분양이 391가구에 불과하다.

대다수 세대가 한강 조망이 어렵지만 한남 재개발 5개 구역 중 유일하게 초등학교를 품고 있으며,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이 가깝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ksy055@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