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 감소에 사우디·이란 전쟁설까지…에쓰오일 경영 '시계제로'
마진 감소에 사우디·이란 전쟁설까지…에쓰오일 경영 '시계제로'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11.11 16:24
  • 수정 2022.11.11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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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3분기 영업이익 5117원, 전년比 7% ↓
글로벌 경기 침체·정제마진 하락 영향
아람코, 사우디 공격설과 미국 중간선거 등 불안
울산 에쓰오일 제2 아로마틱스 콤플렉스의 전경. [출처=에쓰오일]
울산 에쓰오일 제2 아로마틱스 콤플렉스의 전경. [출처=에쓰오일]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의 공격설에 휩싸이면서 국영 기업인 아람코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람코를 모회사로 하는 에쓰오일은 국제 유가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위기를 맞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3분기 영업이익은 5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전 분기에 비해서도 70% 하락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했던 국제 유가가 하락세에 접어든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정제마진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정제 마진은 정유사가 정제한 석유 제품의 가격에서 원유값을 뺀 것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역내 정제마진은 예상보다 부진했던 여름철 계절적 수요와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쿼터 추가 발행에 대한 우려로 하향 조정됐다"며 "원유가격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하락하면서, 일회적인 유가관련 손실 효과가 3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4분기에는 유가가 다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경기 침체로 낙관할 수 없는 분위기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에쓰오일 본사 전경. [출처=에쓰오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에쓰오일 본사 전경. [출처=에쓰오일]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기업인 아람코로부터 원유를 들여온다. 에쓰오일 지분 63%를 가진 모회사 아람코는 당초 사우디 왕실이 100% 지분을 가졌으나 2020년 일부 지분의 기업공개(IPO)와 국부펀드 이전으로 그보다 낮은 아람코 지분의 94% 이상을 보유하게 됐다.

그런데 최근 '시아파' 이슬람 국가 이란이 '수니파'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한다는 설이 퍼지면서 국제유가가 들썩였다. 이란이 적대 관계인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하려 한다는 첩보를 사우디가 입수해 미국에 전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L)이 보도한 것이다.

지난 9월 이란계 쿠르드족 여성인 마흐사 아마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뒤 사망하는 사건을 계기로 이란에선 히잡 착용 강요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정확한 체포 규모를 밝히지 있지만 인권운동가들은 반정부 시위에 참여해 체포된 시민 수가 1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국적인 시위를 잠재우기 위한 의도가 있다고 사우디 정부는 주장했다.

이란 외무부가 근거 없는 보도라고 반발했지만 불안감을 반영하듯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공격설이 터진 지난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1.84달러(2.13%) 상승한 배럴당 86.3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월물 브렌트유는 1.70달러(1.8%) 오른 배럴당 94.51달러에 체결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에 있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탈황·정제 시설 단지에서 14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의 무인기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9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 아브카이크에 있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탈황·정제 시설 단지에서 14일(현지시간) 예멘 반군의 무인기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조 바이든 집권 이후 이란 핵합의를 복원하려던 미국-이란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이란핵협정을 탈퇴한 이후 독자적인 제재에 나서는 등 강경한 대(對)이란 정책을 구사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의 대표적인 친미 국가로 꼽히지만 인권을 기치로 한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관계가 악화됐다.

향후 미국의 외교정책에 따라 이란과 사우디 간 대립이 격화될 수 있어 국제 유가도 영향을 받게 된다. 예멘 후티 반군도 사우디 석유 시설을 잇따라 공습한 전력이 있어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축인 석유 기구 오펙플러스(OPEC+)는 이달부터 하루 200만 배럴 대규모 감산에 돌입하면서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의 반발에도 감산을 강행하면서 사우디가 러시아와 손을 잡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아람코가 지배하는 에쓰오일도 불안한 정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동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은 단기적으론 호재지만, 장기적으로 실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자사는 아람코와의 장기원유공급계약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제 정세와 관련된 사안은 별도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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