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행사비로 소고기 호화 회식, 남는 예산으로는 직원 패딩 선물?
한전 "행사비, 각 지사 소관…본사서 지급하는 2년 주기 근무복있어"
한국전력공사가 역대 최대 적자를 피하지 못 한 가운데, 도 넘은 방만경영으로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오찬 회식과 행사비로 적게는 70만원부터 많게는 400만원 가량을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회사가 연말에 소진하지 못 한 체육행사비로, 또 호화 회식을 진행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 모 지사는 지난 주 말에 소고기 회식을 진행키로 했지만 이태원 참사로 인해 차주로 연기됐다. 체육행사비 명목으로 배정된 예상을 소진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공사 직원 A씨는 "이 시기에 소고기 체육행사가 맞나 싶다"며 "40조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 소고기 회식이라니"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숙여야할 때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 한국전력공사는 회식이 진행된 후 잔여 예산으로 직원들에게 겨울 패딩을 구매 및 지급한다는 사실까지 전해졌다. A씨는 "남는 게 아까워도 지금 시국에는 반납해야 한다"고 지탄하며 "국민들 앞에서도 적자는 우리 잘못 아니니 소고기를 먹겠다 얘기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다른 직원도 "위기감이란 1도 없다"고 반응했다.
한국전력공사의 방만 경영 지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중위) 소속 김성원 의원(국민의힘)은 최근 2020~2021년 회사의 각 지역 본부에서 50만원 이상 법이나드로 결제된 식비를 확인 및 분석한 결과 부적절한 집행을 대거 발견해 공개한 바 있다. 유명 프랜차이즈 한우 전문점에서 오찬 명목으로 409만910원이 결제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금액도 다수 드러났다.
이를 두고 정계에서는 한국전력공사 경영진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 정착을 위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한 한전이 이처럼 방만하게 운영된다면 요금 인상의 당위성을 납득할 수 있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고 강하게 꼬집었다.
한국전력공사는 체육행사비와 관련해서는 본사가 개입하지 않고 각 지사에 자율권을 부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사 및 부서 별로 진행하는 사안이지 본사에서 일괄 진행하는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패딩과 관련해서는 "2년 주기로 본사가 일괄 각 지사에게 전달하는 근무복이 있다"며 "내근 및 외근에 따라 옷은 차등 지급되는 시스템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상반기 14조원 수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누적 적자는 당초 예상보다 10조원 늘어난 4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세로 한국전력이 발전사에서 구매하는 전기 가격이 지속 상승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점이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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