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지속에 운용손익·관련 이자수지, 전년 대비 71.2% 감소
채권규모 20조원 '독보적'...채권운용특화 집중 대가 '비싼 수업료'
'채권 명가'로 불리는 NH투자증권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시장 한파로 올해 실적이 주춤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NH투자증권 3분기 영업이익은 6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6%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724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으나 순이익의 경우 119억원으로 94.4% 줄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845억원, 당기순이익은 2338억원이었다.
NH투자증권의 부진한 실적 배경에는 고강도 긴축과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 등 외부요인들의 악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금리 역시 상승한다. 반면 채권값은 떨어지는데 NH투자증권의 경우 채권운용투자에 특화된 증권사다.
실제 NH투자증권이 운용하는 상품 중 파생결합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RP(환매조건부채권)형 CMA 등의 상품에 포함된 채권의 비중이 최대 95%에 달할 정도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보유 및 운용하는 채권 규모를 20조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형 증권사의 채권 운용 규모는 10조원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특화부문에 치중해 운용수익을 내던 차별화 요소는 올해 실적의 양날의 검이 됐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긴축을 위한 금리 상승이 지속되며 운용손익 및 관련 이자수지가 전년 동기 대비 71.2% 감소한 2472억원에 머물렀다. 순영업순익에서 운용손익과 관련 이자수지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6%에 달했으나 3분기 24%로 쪼그라들었다. 운용손익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기업금융(IB) 부문이다. IB부문 수익 비중은 14%에서 25%로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의 IB 부문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한 2629억원을 기록했지만 어려운 시장환경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특히 적극적인 딜 추진으로 3분기 누적 회사채 대표주관 및 유상증자 인수·주선 부문의 경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식어버린 투자심리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침제된 가운데서도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증대에 나선 점도 돋보인다.
3분기 시장 일평균거래대금은 2분기보다 19.6% 감소한 14조원까지 하락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는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반면 해외주식 부문은 약정금액 증가로 수수료 수익이 늘었고, 해외주식 자산은 전분기대비 약 8%가량 증가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향후 수탁업, 탄소배출권 사업 등 신성장 비즈니스 확대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며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를 통해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 나가겠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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