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내정 혼란 가운데 기후변화 국제회의를 통해 국제무대에 복귀한 브라질 룰라 당선인
[월드 프리즘] 내정 혼란 가운데 기후변화 국제회의를 통해 국제무대에 복귀한 브라질 룰라 당선인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11.18 05:27
  • 수정 2022.11.18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P27에서 연설 중인 룰라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 [사진 = 연합뉴스]
COP27에서 연설 중인 룰라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 [사진 = 연합뉴스]

브라질의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당선인이 그의 대선 승리 확정 이후에도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국내 정세를 뒤로 하고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모습을 드러내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 17일(현지 시각) BBC가 보도했다.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방으로 향하던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복원하고 환경 파괴범들을 박멸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기후변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COP27에 각국 대표들이 모여있는데, 이 자리에는 룰라 당선인을 보기 위한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그가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사임을 입증했다.

2주 전 치러진 브라질 대선에서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둔 룰라는 COP27을 통해 국제무대에 복귀하면서 미국, 중국, EU 지도자들과 회동하게 된다.

“우리는 이 광란의 질주를 멈춰야 합니다. 아마존을 잃는다면 세계의 기후 안보가 위협받을 겁니다.”

그는 기후 변화 문제가 브라질 차기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삼림 파괴와 생태계 붕괴를 멈추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대통령 당선인이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한 점에는 이론을 제기하지 않으면서도 그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브라질 국내는 룰라의 권좌 복귀를 앞두고 심하게 분열되어 있으며 국가를 통합해야 하는 그의 역할도 쉽지만은 않을 듯하다.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은 각국 정상들에게 "빈곤 문제와 지구 온난화 문제를 별개로 취급할 수는 없다"고 말하면서 "브라질은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서도 경제를 살릴 수 있음을 입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룰라는, 브라질은 개발도상국들이 기후 변화 해결 때문에 빚진 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뜻을 강경한 어조로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나아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 치하에서 주거지를 위협받은 브라질 원주민들의 권리 보호에 앞장 설 것임도 천명했다. 이 자리에는 전통 복장 차림의 브라질 원주민들이 전통 악기 마라카스를 흔들며 그를 연호했다.

그러나 브라질 내부의 룰라 당선인 앞에는 힘겨운 싸움이 기다리고 있다. 브라질 의회의 강력한 반대와 갈라진 여론이 그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1월 룰라에게 정권을 이양하는 보우소나루 정부 하에서 브라질의 삼림 파괴는 사상 유래 없는 수준을 기록했다.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보상 요구가 성과를 낼 수도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엔은 기후변화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보상을 위한 기금을 조성한다는 내용을 이번 당사국총회 결의문 초안에 담기로 했다. 다만 당사국이 초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도 크다. 사진은 이집트 샤름엘셰이크 컨벤션센터 부스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리고 있는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보상 요구가 성과를 낼 수도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엔은 기후변화에 따른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보상을 위한 기금을 조성한다는 내용을 이번 당사국총회 결의문 초안에 담기로 했다. 다만 당사국이 초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도 크다. 사진은 이집트 샤름엘셰이크 컨벤션센터 부스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삼림 파괴가 극심하게 진행되고 있는 브라질 파라주의 원주민 지도자 퓌르 템베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보우소나루가 아마존 보호를 위한 법률을 완전히 폐지해버렸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기후 대사 존 케리는 룰라 당선인이 브라질의 환경 정책을 100% 뒤집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브라질의 전임 환경부장관인 이자벨라 테익세이라는 BBC에 이제 세계가 COP27을 통해 브라질을 수용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룰라는 국내의 만만치 않은 도전을 의식한 듯 이번 COP27에서 하나의 브라질로 통일하기 위해 모두를 위한 정치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테익세이라 전 환경부장관은 룰라가 정책을 순탄하게 밀고 나가기 위해서는 분열이 아니라 국민과 의회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기후 관측 네트워크(Brazil's Climate Observatory network)’ 사무총장 마르시오 아스트리니는, 룰라는 자연보호를 위한 아마존 기금(Amazon Fund)의 동결을 해제하고, 아마존의 환경 파괴범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환경보호 기관들을 재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새로운 정부가 약속 이행에 실패한다면 시민 사회가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새 정부가 일을 잘 한다면 우리가 도울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가차없이 비판할 겁니다.”

하지만 브라질과 국제 사회는 “실수와 실패”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상파울루에서 활동 중인 NGO 단체 ‘아라파우(Arapyaú Institute)’의 의장 로베르토 웩은 주장했다.

“기후는 복잡한 문제입니다. 룰라는 야심차게 약속을 내놓고 있지만 브라질의 정치 상황 때문에 우리는 실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내다봤다.

“단순히 삼림 파괴가 중단되면 다음날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16일, 룰라는 COP27에서 젊은 환경운동가들을 만났다.

“브라질이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느끼고 믿기지 않아 가슴이 복받쳐 많이 울었습니다.”

‘Clima de Mudança’ 연맹 소속 환경 인종차별 연구원 가브리엘 알베스는 BBC에 이렇게 말했다.

각국 대표들은 이번 COP27에서 일치된 결의안을 내놓기 위해 막후협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핵심 의제를 놓고 각국 간에 견해차이가 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이 자신들이 입은 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긴급하게 재정을 배정받기를 원하는 가운데 불가역적 기후 손상에 대한 비용을 누가 지불할지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전통적으로 온실가스 대부분을 배출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보상 요구에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과학자들이 기후 변화 해결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지적하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C로 제한하는 중대한 목표 또한 위험에 처해 있다는 우려도 들려오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