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떨어져도 팔아야죠"…LG전자 TV 판매 '울며 겨자 먹기'
"수익 떨어져도 팔아야죠"…LG전자 TV 판매 '울며 겨자 먹기'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11.23 13:26
  • 수정 2022.11.23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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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TV 부문, 2분기 연속 영업 손실
원자재값 상승, 소비심리 위축 등 악재↑
이번달 월드컵·블프 통해 공격적 마케팅
재고소진엔 도움, 수익성 악화는 부채질
LG전자가 지난달 세계 최대 올레드 TV인 97형 올레드 에보 갤러리에디션(OLED evo Gallery Editio)를 공개해 북미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출처=LG전자]
LG전자가 지난달 세계 최대 올레드 TV인 97형 올레드 에보 갤러리에디션(OLED evo Gallery Editio)를 공개해 북미 프리미엄 TV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출처=LG전자]

LG전자의 올레드TV 누적 출하량이 1400만대를 넘어서 연내 1500만대 돌파가 확정이지만 전년 대비 판매량은 다소 줄어들었다. 상반기엔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배경이 있었지만, 하반기에도 경기 침체 장기화와 재고 부담이 높아져 호실적을 장담하기 힘든 분위기다. 올 2분기와 3분기에 LG전자의 TV사업은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올레드와 LCD를 포함한 LG전자의 전체 TV 출하량은 1713만대다. 이중 올레드 TV 출하량은 254만대다. 3분기까지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은 17%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18.8%) 점유율에 비교하면 1.8% 하락한 수치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TV 수요 위축이 지속되며 점유율은 적정 수준의 시장 재고를 유지하기 위한 출하량 조절 작업 영향으로 줄었다"며 "다만 LG전자의 TV 매출 가운데 최상위 라인업인 올레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0.9%p 높아진 33.7%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계열사 LG디스플레이로부터 납품받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로 만든 올레드 TV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다. 패널 공급 확대로 출시 초기에 비해 TV 가격이 많이 인하된 만큼 대중화 동력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에 따른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재고가 늘어나고, 원자잿값 상승으로 수익성도 악화된 상황이다. 

[출처=LG전자]
[출처=LG전자]

회사는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이달 말까지 빅토리 코리아 대축제를 공식 직영매장과 백화점, 전자제품 양판점 등지에서 진행 중이다. 또 올레드 TV를 구매하면 모델에 따라 최대 400만원의 적립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77인치 초대형 올레드 TV를 40인치대 올레드 TV나 콘셉트 올레드 TV인 오브제컬렉션 포제와 같이 구매하면 15만원 상당 혜택도 추가 제공된다. 

실제 현장에서도 마케팅 효과는 주효했다. 이날 방문한 LG전자 베스트샵엔 올레드 TV 65인치가 전시돼 있었다. 해당 모델은 매장에서 캐시백 및 카드 혜택에 따라 200만원대 후반~300만원대 초중반에 구매할 수 있다. 거거익선'(巨巨益善)으로 불리는 TV인 만큼 55인치는 100만원 이상 저렴하고, 대신 77인치는 500만원에 육박한다. 

매장 관계자는 "올레드 TV 가격은 OLED 패널 공급 확대로 가격이 인하돼 경쟁력이 우수하다"라며 "경쟁사 UHD TV와 비교해도 가격이 큰 차이가 없어 가성비가 좋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OLED 패널은 대중화 정책으로 꾸준히 단가 하락이 이뤄지고 있다"며 "회사에서도 올레드 TV 대중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많은 프로모션이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베스트샵에 전시돼 있는 올레드TV. [최종원 기자]
LG전자 베스트샵에 전시돼 있는 올레드TV. [최종원 기자]

하지만 공격적인 마케팅이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먼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미·중 갈등 등의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원자잿값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사업 환경이 악화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경기 침체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가계의 실질소득은 5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실질소득이 줄어든 건 물가 상승분에 비해 벌어들인 돈이 적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다른 가전과 달리 필수재 성격이 얕은 TV는 이런 악영향을 직격으로 맞을 수 밖에 없다.

앞서 TV 판매를 담당하는 LG전자의 HE사업본부는 올 2분기 189억원, 3분기에도 5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분기 연속 적자 전환했다. 재고 자산도 크게 늘었다. LG전자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재고자산 총액은 11조20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7% 증가했다. 재고 급증 원인으로는 경기 둔화 지속으로 전자제품 수요가 급감해 자연히 재고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일각에선 재고 소진을 위해 프로모션을 통해 다소 낮은 가격에라도 TV 판매를 늘리려는 회사 측의 판단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필요한 악성 재고가 늘어나면 재무에도 악영향을 주는 만큼 LG전자 입장에선 이를 털어내고 싶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장 관계자는 "올레드 같은 프리미엄 TV는 경기가 안좋아지면 판매량이 많이 줄어든다"며 "경기 침체 여파로 월드컵이나 연말 같은 특수를 체감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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