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법', 국회 상임위 문턱 진입했지만…갈 길 '첩첩산중'
'삼성생명법', 국회 상임위 문턱 진입했지만…갈 길 '첩첩산중'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11.22 17:45
  • 수정 2022.11.22 1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 상정…본회의 전 전체회의·법사위 넘어야
보험사 소유지분, 시가로 평가...총자산의 3% 초과 지분 매각해야
법안 통과되면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주식 22조원어치 팔아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지배력 약화 의도...통과 가능성 미지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 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출처=연합뉴스]

‘삼성생명법’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에 진입하면서 논의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다만 본회의 전까지 정무위 전체회의와 법사위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갈 길은 멀기만 하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는 이날 오전 이른바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아직 소위 의결에 이르진 못했고 상정된 것에 불과하지만 법안 발의 이후 제대로 된 논의조차 진행되지 못했던 점과 비교하면 가시적인 성과다.

전날까지만 해도 여야가 삼성생명법의 소위 상정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왔지만 야당의 입장을 여당이 수용하며 상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법은 보험사가 보유한 지분증권의 평가기준을 취득 원가(현행)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동시에 총자산의 3%를 초과하는 지분은 매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1980년 삼성생명은 주당 1072원에 삼성전자 주식 약 5억815만주를 사들였다.

삼성생명의 자산규모는 지난 9월 말 기준 279조1299억원으로 현재로선 삼성전자 주식 보유에 문제가 없다. 원가 기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가치는 약 5447억원으로 ‘3%’ 기준인 8조3739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

하지만 이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1072억원의 원가로 계산되는 삼성전자 주식가치는 현재 가치에 맞게 크게 뛰어오른다. 삼성전자 주가를 6만원으로 가정하면 약 56배가 오르는 셈인데 이 경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가치는 30조4890억원까지 치솟게 된다.

삼성생명으로서는 3% 기준에 따라 약 22조원(30조4890억원-8조3739억원) 가량의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이 때 문제는 두 가지다. 삼성생명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특별배당으로 결산시즌마다 함박웃음을 지었지만 보유 주식을 처분하게 되면 관련 손익이 줄어들 수 있다. 작년 삼성생명의 연간 순이익은 1조4694억원(2020년 대비 약 16%↑)인데, 여기엔 작년 1분기 삼성전자 특별배당(8020억원)의 영향이 컸다.

또 다른 문제는 증시에 미칠 영향이다. 삼성전자 주가를 6만원으로 가정할 때 삼성생명이 처분해야 할 22조원 가량의 주식 수는 약 3억6666만주다. 9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전체 발행 주식수는 약 67억9267만주,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약 361조7688억원으로, 시장에 풀릴 경우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 다만 이같은 대규모 물량이 풀릴 경우 블록딜이 맺어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 법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서 시작되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이재용→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상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사라지면 이재용 회장의 삼성 핵심 3사 영향력이 희석된다는 것이다.

다만 법안이 이제 막 소위에 상정된 만큼 통과 가능성을 타진하기는 이르다. 발의된 법안은 상임위 소위 의결 후 상임위 전체회의와 법사위를 넘어 본회의 통과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2차 관문인 법사위원장(김도읍)을 여당이 맡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현재 여당은 삼성생명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정무위는 오는 29일 다시 소위를 열고 박용진·이용우 의원의 발의안과 금융위원회가 발의한 안 등을 종합적으로 다룰 계획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법의 통과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시민단체들과 함께 삼성생명법 토론회 등 논의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swimming6176@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