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채→장기채, 변액위험 등 헤지…금리 영향 여전
금융시장 불안정에 따른 헤지 전략으로 교보생명의 3분기 실적은 나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누적 순이익은 줄었지만 변액보증 위험 헤지를 통한 수익이 더해지면서 당기 실적으로는 흑자전환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올해 1~3분기 누적 순익은 감소했지만 3분기 당기순익은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누적 순익은 3947억원(별도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7.75% 감소한 반면, 3분기(7~9월) 당기순익은 120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 교보생명은 약 5억원의 순손실을 낸 바 있다.
이는 대형 생보사들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삼성생명은 올 3분기 중 478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한화생명의 순익은 885억원이다.
타 생보사들과 마찬가지로 금리인상의 영향은 불가피했다. 매도가능 및 만기보유자산에서만 4조원에 가까운 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자기자본이 작년 말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한 5조5657억원까지 줄었다. 작년 말 기준 교보생명의 자기자본은 11조240억원이었다.
반면 7월 이후로 보유 매도가능증권을 처분하면서 작년 3분기 대비 2배 가까운 수익(364억원→694억원)이 발생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단기채를 매도하고 장기채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전략으로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하는데 주력해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증시 불안으로 부담이 늘어난 변액보증위험 헤지(위험회피) 전략으로 직전 분기 대비 3배 이상의 투자수익(1767억원→6187억원)이 발생했다.
헤지를 목적으로 교보생명이 3분기 중 거래한 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총 39조4485억원이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25조6704억원) 대비 약 53.67% 늘어난 수치로 증시불안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부담을 덜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리스크 관리 과정에서 채권 매각익이 줄고 직전 분기 대비 지급보험금이 2.7배가량 늘면서(2608억원→7087억원) 순익에는 일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한편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6월 말 210.47%에서 9월 말 175.87%로 떨어졌는데, 이는 RBC비율 산식 중 분자에 해당되는 가용자본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 앞서 교보생명은 기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하면서 가용자본 규모가 9조563억원(6월 말)에서 7조6874억원(9월 말)까지 크게 떨어졌다.
보험업법 상 RBC비율은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지만 감독당국은 선제적 관리 차원에서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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