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33) “나라를 올바르게 이끌 진정한 지도자가 없다”…스티븐슨 대사에게 속내 털어놓은 김영삼 
청와대-백악관 X파일(133) “나라를 올바르게 이끌 진정한 지도자가 없다”…스티븐슨 대사에게 속내 털어놓은 김영삼 
  • 유 진 기자
  • 승인 2022.11.27 06:58
  • 수정 2022.11.2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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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제14대 대통령(1993~1998년)을 역임한 김영삼은 대통령에서 퇴임한 이후 종종 주한미국대사와 미 정부 관료들을 만나면서 한국 정치와 북한문제 등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곤 했다. 김영삼은 2015년 87세의 일기로 서거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연합뉴스

[2008년 10월 22일, 캐슬린 스티븐슨 대사, 국무부 비밀전문]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아직도 9월 30일 부친 사망의 충격에 휩싸여 있으며, 딸의 남편이 뇌졸중을 겪은 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딸 자식을 어떻게 위로할지 모르겠다고 10월 21일 캐슬린 스티븐슨 대사에게 말했다. 

대사는 1980년대 민주주의 투쟁을 상기시키며 당시 김영삼의 주도적인 역할에 경의를 표했다. 김영삼은 평소와 다름없는 한국정가 전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집권당에 나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진정한 지도자가 없다고 한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패가 김영삼에게는 고통스럽긴 하지만, 그는 이명박을 지지했고, 계속 그를 지지할 것라고 김영삼은 말했다. 

김영삼, 정신적 지주 잃고, 사위 뇌졸증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자신의 막내 딸의 남편이 뇌졸중을 겪고, 회복을 기대할 수 없어 요즘 걱정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9월 30일 부친이 돌아가셨을 당시 97세이긴 했지만, 망연자실한 감정 상태가 되었다고도 했다. 1만명의 인사가 5일 간의 부친 장례식에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김영삼은 너무 침통한 나머지 장례식을 마치기 전까지 누가 방문했고, 방문하지 않았는지 기록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김영삼은 거의 200명의 국회의원이 자동차로 4시간 거리인 마산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창조한국당 대표인 문국현과 좌파 민주노동당 대표인 강기갑도 사전에 일면 면식도 없지만, 장례식에 다녀갔다고 설명했다.

방향타를 잃은 집권당

김영삼은 한나라당은 자격을 갖춘 지도자가 없다고 한탄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행동에 적극성이 없고, 박근혜는 한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그러나 홍준표 원내 총무가 박 대표보다 더 낫다.” 
김영삼은 홍준표가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하도록 공천해준 것에 대해 여전히 김영삼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박, 8개월만에 지지율 곤두박질 

김영삼은 한국에서 그 누구도 이명박 대통령이 무엇을 하는지에 관심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위상이 단 8개월 만에 곤두박질친 일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대사는 최근 이명박의 라디오 대 국민 연설이 관심을 불러오는 데 도움이 되는 지를 물었다. 김영삼은 라디오 연설은 ‘쓰잘데기 없다’고 일축했다. 

이명박은 한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큰 틀에서 국정방향을 잡아야할 필요가 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못했으며, 그가 그렇게 할 능력이 없을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한미관계는 안심해도 될 것”

한미관계에 대해, 김영삼은 이명박이 한-미 협력은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명박이 그의 역량을 공고한 한미관계를 구축하는데 집중할 것을 조언했다고 김영삼은 말했다. 이명박은 그 원칙에 견해를 같이 한다고 응답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북한의 최근 엄포는 ‘말 뿐이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그들의 위협을 뒷받침할 게 아무것도 없다고 그는 단언했다. 

김정일의 건강과 관련해 많은 소문이 있고, 일본에서는 김정일이 사망했다는 일부 보도도 있다. (김정일은 2011년 12월 사망)

김영삼은 무엇이 사실인지 알지 못하지만, 김정일이 거동을 못하는 걸로 추정하는 이유는 과거 김정일의 건강 이상설이 있을 당시, 김정일은 그런 의구심을 잠재우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곤 했으나, 이번에는 잠잠한 것이 수상하기는 하다고 했다.

[스티븐슨 대사 논평] 김영삼은 여전히 한국 정가에 대한 세심한 관찰자이다. 그는 한국 시장에 미국산 쇠고기를 개방하는 게 막대한 대중의 반발을 야기할 거라고 예견한 유일한 대표적인 정치 인사였다. 그는 쇠고기 사태를 수개월 앞두고 그런 예견을 했다. 한나라당 지도부와 이 대통령에 대한 그의 발언 또한 정확하다고 본다. 국회에서 압도적인 다수당임에도, 이명박 정부는 행동이 없고, 심지어 의지도 없다.

[특별취재팀= 유 진,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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