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지에게 시간이 거의 안 남았다" 위키리크스 편집장 흐라픈손, 중남미 순방하며 지도자들에게 미국 압박 호소
"어산지에게 시간이 거의 안 남았다" 위키리크스 편집장 흐라픈손, 중남미 순방하며 지도자들에게 미국 압박 호소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2.12.10 06:50
  • 수정 2022.12.10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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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편집장 크리스틴 흐라픈손(오른쪽). [AP=연합뉴스]
위키리크스 편집장 크리스틴 흐라픈손(오른쪽). [AP=연합뉴스]

"어산지에게 시간이 거의 안 남았다. 정치적 기소에는 정치적 수단 밖에 대책이 없다." 

위키리크스 편집장 크리스틴 흐라픈손이 최근 브라질에서 저널리스트 글렌 그린왈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줄리안 어산지가 몇 주 내에 미국으로 송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불법적인 송환에 맞서기 위한 법적 수단이 고갈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왈드는 과거 미 NSA 내부고발자 에드워드 스노든이 유출한 문서를 직접 건네받아 최초 보도한 탐사 저널리스트이다. 

흐라픈손은 그린왈드에게 "어산지 사건이 법정 절차를 거친 공정한 해법의 가능성의 끝으로 가고 있다"며, 몇 주 내에 송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어산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자행된 미군의 범죄를 폭로하는 문서들을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했다가 방첩법에 의해 미 정부로부터 기소됐다. 그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으면, 최고 175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 사실상 어산지는 영국에서 10년 이상 구금된 생활을 해오고 있다. 7년 동안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 건물 안에서 망명 생활을 했으며, 대사관에서 강제 퇴출된 이후 런던 벨마시 교도소에 지금까지 수감 중이다.

미 정부의 압박으로 어산지가 바깥 세상과 소통할 수 없게 된 2018년 이후 흐라픈손이 위키리크스의 편집장이 됐다. 그는 어산지의 가장 유명한 폭로인 ‘부수적 살인(Collateral Murder)’ 영상 공개를 같이 작업했다. 이 영상은 이라크에서 미군이 아파치 헬기로 로이터 저널리스트들을 포함 민간인들을 고의적으로 사살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것인데, 흐라픈손은 이라크에서 당시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을 인터뷰했다.

흐라픈손은 어산지가 송환에 상소하기 위한 법적 경로가 닫히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1심 법원에서 어산지의 심각한 정신 건강을 이유로 송환을 불허했지만, 미국이 뒤늦게 어산지에 대한 처우를 보장하는 제안을 내놓으면서 고등법원에 항소했고, 고등법원은 1심의 판결을 번복했다. 결국 지난 6월 당시 영국의 내무장관 프리티 파텔은 어산지의 송환을 최종 승인했다. 1심에서 패한 뒤 뒤늦게 내놓았고 조건부이기도 한 미국의 보장안은 현재까지도 많은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또한 CIA가 어산지를 납치 및 암살할 모의를 했다는 것이 밝혀져 미국의 보장은 많은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지자들은, 영국 법원들이 계속해서 어산지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리며, 저널리스트로서의 어산지의 법적 민주적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등법원과 대법원이 그를 암살로 내모는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지난 3월 고등법원은 어산지의 이전 대법원 판결에 대한 항고를 거부했다. 

흐라픈손은 “우리는 지금 런던의 고등법원에서 어산지의 항고를 받아들여 줄지 기다리는 시기에 있다. 이들이 항고를 듣지 않겠다고 하면, 그 다음은 대법원이 있는데, 대법원이 대중들에게 중요한 일이 아니라며, 사건의 항고를 듣지 않겠다고 빨리 결정해 버릴 수 있고, 이러한 최악의 시나리오 하에 어산지는 몇 주 내로 미국으로 송환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나는 런던에서 모든 과정을 지켜봐왔는데, 모든 송환 소송 과정이 법정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런던의 법정에 정의가 없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다. 이것이 송환에 맞서는 본질이다. 어산지는 미국에서 결코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시간이 다 돼가고 있다. 여러 단계로 압박해야 하기 때문에, 나는 정치적 지지를 강화하기 위한 투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정치적 기소에 맞서는 유일한 길은 정치적 수단을 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흐라픈손) 

흐라픈손과 위키리크스 대사 조셉 파렐은 지난달 21일 콜롬비아에서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와 외교장관 알바로 두란과 대통령궁에서 1시간 동안 면담을 가지는 것으로 중남미 순방을 시작했다.

29일에는 브라질에서 의회 연설을 가진 후 룰라 다 실바 대통령과 개인 면담을 가졌다. 또한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톱 뮤지션 카에타노 벨로조를 만나고 브라질 언론과 공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후 아르헨티나에서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크리스티나 키르치네르 부통령을 만났고, 곧 칠레와 멕시코를 방문할 예정이다. 

흐라픈손은 그린왈드에게, 정치 지도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하거나 어산지 기소를 재고하라고 요청을 하도록 하는 것이 중남미 순방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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