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134) “북한에 쌀을 줬더니, 유일한 반응은 더 달라는 것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주한미대사와 회동에서 비판
청와대-백악관 X파일(134) “북한에 쌀을 줬더니, 유일한 반응은 더 달라는 것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주한미대사와 회동에서 비판
  • 유 진 기자
  • 승인 2022.12.18 06:45
  • 수정 2022.12.1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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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제14대 대통령(1993~1998년)을 역임한 김영삼은 대통령에서 퇴임한 이후 종종 주한미국대사와 미 정부 관료들을 만나면서 한국 정치와 북한문제 등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곤 했다. 김영삼은 2015년 87세의 일기로 서거했다. 
울산항에서 북한으로 가는 쌀 선적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울산항에서 북한으로 가는 쌀 선적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09년 9월 28일, 캐슬린 스티븐슨 대사, 국무부 비밀전문]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함께한 오찬 석상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명박이 남북 관계에서 상호주의를 고집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쉽지 않은 정권 교체 과정을 거치면서 생길 수 있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삼은 한국 중앙 정부 상당수를 대전 외곽의 세종시로 이전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도한 계획을 축소하려는 이 대통령의 노력은 만일 잘못되면 정치적 파동으로 발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중앙 정부 상당 부분을 서울 이남 150km 떨어진 대전 외곽으로 이전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제안했었다. 

2005년 노 대통령의 계획을 실현하는 법안이 통과됐지만, 그 이후로 32차례 수정됐다. 

이전 계획 반대자들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중앙 정부 부처의 상당수를 이전하고 유지하는 일은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중요한 충청도 지역은 이전 계획을 찬성함에 더해 충청도 민심을 얻지 않고는 대통령에 당선되는 각본을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 까닭에 노무현이 2002년 대선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제안했다고 이전 계획 반대자들은 말한다.

김영삼과 함께 자리한 국회의원 김무성은 이 대통령이 내정한 정운찬은 충청도 출신으로 세종시 이전에 반대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명박이 아마도 세종시 이전 계획을 대폭 수정하는 싸움을 주도하도록 정운찬을 선택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숱한 정치적 논란 끝에 탄생한 세종시. 연합뉴스
숱한 정치적 논란 끝에 탄생한 세종시. 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속한 한나라당 인사 대다수도 역시 행정수도 이전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한나라당 의원과 대선 경쟁 후보 박근혜는 수도 이전을 지지하고 있고 2012년 대선 승리를 위해 충청 민심을 움직일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김무성은 세종시와 관련해 한 개 부처 교육과학기술부를 서울대 공과대학과 여타 과학 및 기술 관련 벤처사업과 함께 세종시로 옮겨 과학기술중심지로 만드는 타협안이 가능하다고 말을 이었다. 만일 정운찬 총리 내정자가 성공적인 타협안을 중재할 수 있다면, 정운찬이 박근혜의 한나라당 당권에 도전할 수 있을 만큼 입지가 공고해질 것이다.

(세종시는 수년간의 여-야 줄다리기 끝에 2010년 12월 27일 '세종시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잉태되고, 2012년 7월 광역자치단체로 공식 출범하게 된다.)

김영삼은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헌법을 미국의 헌법과 유사하게 고치는 구상에 찬성했다. 그러나 어떻게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 권력에 균형을 맞출 것인지 공감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삼은 자신이 1980년대 민주주의 운동가였을 당시에는 행정부 권한이 약화된 의원 내각제를 선호했었다. 지금은 의원 내각제는 한국에선 통하지 않을 것이며 한국은 강한 행정부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김영삼은 말했다.

그가 의회 민주주의보다 미국식 대통령제를 선호하지만, 행정부와 입법부 간의 최상의 권력 분할에 대한 공감대가 없어 이명박 임기 중에는 개헌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대북 접근 방식과 상호주의 고수는 올바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삼은 자신의 재임 시절 북한에 쌀을 제공했는데 북한의 유일한 반응은 더 달라는 요구였다고 말했다. 우리는 답례로 무언가 요구해야 한다고 김영삼은 말했다. 

김영삼은 김정일이 그의 아들 중 한 명에게 권력을 이양하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삼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재임 당시 장쩌민과 함께한 서울 한중 정상회담 이야기를 꺼내며 장 주석이 북한 상황을 애써 모르는 척하면서 북한에 대해 남한이 중국보다 더 많이 안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삼은 장 주석이 털어놓은 내용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중국이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유 진, 한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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