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오디세이] 순항하는 현대로템 K2전차, 독일 파워팩 논란 딛을까
[K-방산 오디세이] 순항하는 현대로템 K2전차, 독일 파워팩 논란 딛을까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12.15 11:38
  • 수정 2022.12.1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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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이어 노르웨이·이집트·사우디 등 수출 가능성
독일 변속기 탑재로 완전 국산화 난항…향후도 불투명
중동 인권문제 제기하는 독일 파워팩 불매 가능성도

[편집자주] 10개월 차에 접어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각국이 개발한 첨단 군사 장비 시험장이 됐다. 재래식 무기가 주력인 전쟁 속에서도 군사위성과 드론, 미사일 등 첨단 기술 위주 무기들의 성능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8위 우리 방산업계도 훌륭한 가성비에 힘입어 중동, 유럽 등에 무기 수출을 공략하고 있다. 다만 베트남전 이후 우리 군의 실전 파병이 전무해 실전 활용 사례가 적고 국제 정세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려움이 많다는 관측도 나온다. 

폴란드에서 K2 전차의 첫 입하를 기념하는 행사에 안제이 세바스티안 두다(Andrzej Sebastian Duda) 대통령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Mariusz Błaszczak) 부총리 겸 국방장관, 세바스티안 흐바웩(Sebastian Chwałek) 국영방산그룹(PGZ) 회장 등 폴란드 정관계 인사와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유동준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등 한국 측 민관 인사가 참석했다. [출처=현대로템]
폴란드에서 K2 전차의 첫 입하를 기념하는 행사에 안제이 세바스티안 두다(Andrzej Sebastian Duda) 대통령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Mariusz Błaszczak) 부총리 겸 국방장관, 세바스티안 흐바웩(Sebastian Chwałek) 국영방산그룹(PGZ) 회장 등 폴란드 정관계 인사와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유동준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 등 한국 측 민관 인사가 참석했다. [출처=현대로템]

현대로템이 개발한 K-2 흑표전차가 폴란드에 첫 입하하며 해외 수출이 순항하고 있다. 여전히 전차 파워팩에 독일산 변속기가 채택되며 완전 국산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노르웨이, 이집트,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가에 수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 6일(현지시간) 폴란드 그드니아(Gdynia)에서 K2 전차 입하 환영식을 개최했다. 이날 입하된 K2 전차는 지난 10월 현대로템 경남 창원공장에서 초도 출고된 총 10대 물량으로 출고식이 진행된 지 약 50일 만에 수출이 이뤄졌다. K2 전차는 현지 인수 검사 등 소정의 과정을 거쳐 최종 납품이 완료된 뒤 폴란드 군부대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국방과학연구소에 따르면 K2 전차는 미래 지상전투 환경에 적합하도록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세계 정상급 전차다. 120mm 55구경장 활강포 및 신형 포탄, 표적 자동탐지 및 추적장치, 제어가능한 유기압현수장치, 능동방호장치, 피아식별장치, C4I 체계와 연동된 차량간 데이터통신 및 전장관리시스템 등의 첨단 기술을 적용해 우수한 기동력, 화력 및 생존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K2 전차. [출처=현대로템]
K2 전차. [출처=현대로템]

2014년부터 실전배치된 K2 전차는 엔진과 변속기가 합쳐진 파워팩을 동력으로 한다. 파워팩이 약 56톤의 K2 전차를 최고속도 70km로 달릴 수 있도록 한다. 1차 양산 100대, 2차 106대가 양산됐고 현재는 50여대를 생산하는 3차 양산이 진행 중이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됐다는 K2 전차지만 파워팩엔 독일산 변속기가 혼합돼 있다.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2020년 11월 주재한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K2 전차 3차 양산에도 독일산 변속기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1차 양산과 2차 양산에서도 독일산 변속기를 사용하면서 논란이 됐는데, 내년 완료를 목표로 한 3차 양산에서도 독일산 변속기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문제는 튀르키예(당시 터키) 수출 과정에서 발생했다. 현대로템은 2008년 튀르키예에 K2 전차 완제품 수출 대신 기술을 이전했다. 튀르키예는 이전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알타이 전차'를 새로 제작했고, 현대로템과 경쟁 상대로 떠올랐다. 현대로템이 기술 이전으로 받은 금액은 3억3000만 달러(약 4278억원)에 불과하다. 알타이 전차는 카타르 한 곳에만 100여대 수출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국내 방산 업계에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기술 이전이 아니더라도 수출 역시 불확실하다. K2 전차는 독일산 변속기를 채택했는데 독일은 튀르키예의 시리아 내전 개입과 인권 탄압 문제를 지적하며 튀르키예에 무기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당장 알타이 전차를 운용하고 있으니 향후 K2 전차를 채택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여기에 인권 의식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동에선 인권 보장을 기치로 내건 독일 제품을 불매할 수 있는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경상남도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개최된 '2022 충무공 이순신방위산업전(YIDEX)'에 K2 전차가 전시돼 있다. [출처=현대로템]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경상남도 창원시 해군사관학교에서 개최된 '2022 충무공 이순신방위산업전(YIDEX)'에 K2 전차가 전시돼 있다. [출처=현대로템]

그동안 변속기 국산화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S&T 중공업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정부로부터 예산 396억원을 지원받고 269억원의 자체 개발비를 들여 국산 변속기 개발을 추진했으나 2017년 내구도 평가에 불합격했다. 성능 문제로 논란이 이어져 왔지만 4차 양산에서도 독일산 변속기를 채택하면 국내 방산기업들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K2 전차가 파워팩을 외국에 의존하는 만큼 국산품이 맞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다만 업계에선 파워팩을 제외한 부품이 국산화된 데다 조립과 생산도 국내에서 이뤄져 국산품이 맞다는 주장에 힘을 싣는다. 가령 산업의 근간인 반도체의 경우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해외 의존도가 높지만 국내산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독일산 변속기 이외 모든 부품은 다 국산화됐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은 지난 7월 폴란드에 K2 전차 180대를 수출하고 K2를 폴란드 버전으로 개량한 K-2 PL 800대 이상을 생산하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 이집트, 슬로베니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국가에도 수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회사는 우선 노르웨이와 폴란드 2차 계약을 중점 공략 중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K2전차를 노르웨이에 수출하기 위한 우선협상자 선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K-2 PL을 생산하는 2차 계약도 대기 중"이라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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