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오디세이] 한화디펜스 K9 자주포 '승승장구'…엔진 국산화는 과제
[K-방산 오디세이] 한화디펜스 K9 자주포 '승승장구'…엔진 국산화는 과제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12.20 16:19
  • 수정 2022.12.2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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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이집트·호주·노르웨이·폴란드 이어 루마니아 수출 가능성
'국내 독자 기술' 자평에도 파워팩에 내장된 엔진은 독일산
'인권 문제' 중동지역 수출 위해선 향후 완전 국산화가 관건

[편집자주] 10개월 차에 접어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각국이 개발한 첨단 군사 장비 시험장이 됐다. 재래식 무기가 주력인 전쟁 속에서도 군사위성과 드론, 미사일 등 첨단 기술 위주 무기들의 성능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8위 우리 방산업계도 훌륭한 가성비에 힘입어 중동, 유럽 등에 무기 수출을 공략하고 있다. 다만 베트남전 이후 우리 군의 실전 파병이 전무해 실전 활용 사례가 적고 국제 정세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려움이 많다는 관측도 나온다. 

K9A1 자주포. [출처=한화디펜스]
K9A1 자주포. [출처=한화디펜스]

우리나라 국군 포병 전력의 주역이자 방산업계의 대표적인 캐시 카우(수익 창출원)으로 꼽히는 K-9 자주곡사포가 해외에서 불을 뿜고 있다. 한화디펜스에서 개발한 K9 자주포는 인도·이집트·호주·노르웨이·폴란드 등 다양한 국가에 수출돼 회사 내 효자 상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루마니아에도 수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수출 다각화를 위해 독일산 파워팩을 국산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20일 방산업계와 외신보도에 따르면 니콜라에 치우커 루마니아 총리가 금주 방한 예정인 가운데 K9 자주포 관련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8월 루마니아를 방문해 주요 인사들과 만나 외교 행보를 펼쳤는데, 치우커 총리의 방한은 이에 대한 답례 차원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앞서 루마니아는 바실레 든쿠 루마니아 국방장관이 지난 9월 방한해 이종섭 국방부장관과 회담에서 국방·방산분야 협력확대를 협의한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동유럽에선 안보 불안이 커져 자국 위주 국방력을 강화하는 '자주국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를 매개 삼아 한화디펜스는 K9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방산제품의 큰 손으로 떠오른 폴란드가 대표적이다. 회사는 지난 7월 폴란드에 K9 672문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구체적으로 K-9A1 48대를 2023년까지 직접 도입하고, 2024년부터는 624대의 자국형으로 개량한 K-9PL을 도입한 뒤 2026년 이후 물량은 현지에서 생산하는 계약이다.

한화디펜스는 이어 8월에 폴란드에 3조2000억원 규모의 K9 212문을 공급하는 구체적인 계약을 체결했고, 10월에 경남 창원1사업장에서 폴란드로 수출하는 K-9 자주포 초도물량 24문에 대한 출하식을 열었다.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에 K9을 판매한 선례가 있지만, 수조원대 계약은 폴란드 사례가 최초다. 

한화디펜스가 지난 10월 19일 창원1사업장에서 폴란드로 수출하기 위한 K9자주포 24문에 대한 첫 출고식을 가졌다. [출처=한화디펜스]
한화디펜스가 지난 10월 19일 창원1사업장에서 폴란드로 수출하기 위한 K9자주포 24문에 대한 첫 출고식을 가졌다. [출처=한화디펜스]

1999년부터 전력화된 K9은 '포방부'로 불릴 정도로 포전력에 집중하는 우리 군의 자주포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최상위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동일선상에 비교할 수 있는 독일 자주포 'PzH 2000' 대비 절반 정도의 가격에 불과해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 측은 "K9 자주포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과 신뢰성이 입증된 화력체계로, 지난 2001년 이후 8개 국가(튀르키예(터키),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호주, 이집트)에 수출되며 글로벌 자주포 수출시장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파워팩 국산화는 아직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K9 자주포는 엔진과 변속기가 합쳐진 파워팩을 동력으로 한다.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고 성능의 자주포라는 점을 자랑하지만 파워팩엔 독일산 RENK사의 엔진이 포함돼 있다. 핵심부품을 해외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부품 의존도 문제를 떠나 국산화를 하면 비용 절감의 효과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 라이센스로 생산 중인 K9 자주포의 엔진과 엔진을 제어하는 부품을 국산화할 경우에 약 800억원 정도의 비용이 절감된다. 

한화디펜스는 당초 중동지역에 K9 자주포를 수출하려는 계획이었지만 독일이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국가에 대해 방위제품 공급을 제한해 K9 자주포를 수출하지 못한 선례도 있다. 독일의 금수 조치에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로 조치가 풀려도 독일은 중동 국가의 인권 탄압 문제를 꾸준히 지적하고 있어 중동에서 독일 제품을 불매할 수 있는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오른쪽)와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장관이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장갑차, K11 사격지휘장갑차 등을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출처=한화디펜스]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이사(오른쪽)와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장관이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장갑차, K11 사격지휘장갑차 등을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출처=한화디펜스]

그렇다고 엔진 국산화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STX엔진은 지난해 5월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이 공고를 낸 K9 엔진 국산화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STX엔진은 독일 MTU사와의 디젤엔진 정비 협정 체결로 디젤엔진 분야에 처음 진출해 국내 최초 방산 디젤엔진 생산 2000만 마력을 달성한 기업이다. 본사도 창원에 위치한 만큼 창원에 생산공장이 있는 한화디펜스와 시시너지도 예상된다.

한화디펜스는 엔진 국산화가 이뤄지면 루마니아에 이어 중동 지역도 수출을 노릴 기세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국산화와 별개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하면서 중동 영업은 계속하고 있다"며 "엔진 국산화는 작년에 시작됐는데 5년동안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완료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고, 열심히 개발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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