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ifland)'가 크리에이터 보상을 강화하며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SKT는 49개국 앱 마켓에 이프랜드를 출시하며 글로벌 진출 의사도 밝힌 상황이다. 다만 '로블록스(Roblox)'에 비해 수익화 구조가 탄탄치 않아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이프랜드 '포인트' 제도를 도입해 크리에이터의 보상 체계를 구축했다. 이프랜드 유저들은 매일 출석을 통해 포인트를 얻을 수 있고 타 유저 팔로우, 참가자 모집, 의상 변경 등 데일리 미션으로도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돌발 미션을 수행하면 '깜짝 보상'으로도 포인트를 수령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인 포인트는 이프랜드 내 밋업(모임)을 운영하는 호스트에게 후원이 가능하다. 최소 단위는 10만 포인트이며 10포인트 당 1원으로 환전할 수 있다. 다만 일반 유저는 환전이 불가능하고 호스트만 환전이 가능하다. 환전 신청은 매달 특정 기간만 할 수 있고, 신분증 등 본인인증을 받아야 한다. 매월 말 개인 계좌로 현금화 신청하면 다음 달 정산이 가능하다.

SKT는 지난해 8월 이프랜드 발표 기자간담회 당시 이프랜드가 모임에 최적화된 메타버스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이프랜드는 특히 사람들과의 유대 관계 형성에 중점을 둔 서비스인 만큼 음악 토크, K팝 콘서트, 고민상담, 레크리에이션 등 다양한 모임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 유저가 아닌 호스트만 포인트 후원과 정산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이런 점에 근거해 있다.

글로벌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와 비교하면 어떨까. 로블록스는 게임 내 가상화폐인 '로벅스'를 판매해 사용자들이 로벅스로 아이템, 감정 표현, 게임을 구매할 수 있고 로블록스 내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는 로벅스로 수익을 낼 수 있다. 기존의 게임들은 기업이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고 유저들은 해당 콘텐츠를 소비하는 수동적인 관계라면 로블록스에선 유저가 직접 콘텐츠를 개발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개발자가 로블록스 내에 게임을 만들어 학비를 해결하거나 로블록스 전문 게임 개발자도 등장하는 등 2차 시장도 형성되고 있다. 개발자는 벌어온 수익을 개발 환경 개선이나 실제 현금으로 환전할 수도 있다. 유저 간의 거래에 따른 수수료가 로블록스의 주요 수입원이 되는데, 내부 플랫폼에서 게임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무료로 제공해 진입장벽을 낮춘 것도 특징이다. 이는 로블록스 유저들이 게임의 이용자인 동시에 누구나 개발자가 될 수 있게 한다.

이프랜드는 아직까지 이런 선순환 경제 시스템이 로블록스 대비 미흡해 게임 내 크리에이터들이 제대로 된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 앞선 언급대로 유저는 현금으로 포인트를 구매할 수 없고, 보상으로만 호스트에게 후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학생들이 로블록스를 이용해 직접 게임을 만들고 학비를 벌었다는 것에 비하면 자잘한 수입에 불과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프랜드 포인트는 현재 활용되고 있는 후원 시스템 외에 앞으로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 도입도 생각하고 있다"라며 "(포인트 제도를) 도입한 지 몇개월 되지 않았지만 포인트를 다양하게 거래하고 사용할 수 있는 쪽으로 내부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SK스퀘어가 발행할 자체 코인을 연결한 경제시스템을 연내 구축하겠다"고 밝혔는데 올해 3분기 출시 예정이었던 SK코인 발행이 미뤄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2017년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 발행(ICO)을 통한 자금조달 행위를 금지한 탓에 가상자산은 모두 외국에서 발행되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FTX 파산과 비트코인 급락 등 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발행 지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코인 발행 시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발행 시 이프랜드에 빠르게 도입해 경제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관계자는 "SK코인은 SKT가 아닌 인적분할된 SK스퀘어 산하의 SK플래닛 쪽에서 개발을 하고 있다"며 "개발 상황을 지켜보고 있고, 코인이 개발되면 이프랜드에서 쓸 수 있도록 도입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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