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계열사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예능 위주로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인턴기자 콘텐츠로 사회 초년생들을 풍자해 화제를 모은 'SNL 코리아'는 새 시즌을 맞아 정치풍자와 'MZ 오피스' 등 코너 론칭으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월드컵 이후 잠시 쉬어갔던 해외축구 중계도 다시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론칭할 오리지널 콘텐츠에도 관심이 모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료구독형 OTT 서비스 시장' 점유율(2022년 1~9월 기준)에서 쿠팡플레이는 11.8% 점유율로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넷플릭스 38.2%, 웨이브 14.4%, 티빙 13.1% 다음 가는 순위다.

쿠팡플레이는 다른 OTT 사업자와는 수익 구조가 상이하다. 모회사인 쿠팡에서 로켓배송 관련 혜택을 제공하는 와우 멤버십(월 4900원)에 가입하면 쿠팡플레이에서 추가 결제 없이 영상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콘텐츠 시청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다른 OTT와 달리 쿠팡 로켓배송과 해외직구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가입자를 상당 부분 끌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쿠팡은 지난 6월부터 와우 멤버십 회원비를 기존 2990원에서 70% 이상인 4900원으로 인상하며 고객 이탈 우려가 제기됐다. 쿠팡은 고객 이탈을 막고자 손흥민 선수가 소속한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내한 경기 단독 중계와 경기 티켓 판매를 멤버십 회원에게만 제공했다. 수지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드라마 '안나'도 오리지널 두 번째 드라마로 론칭해 가입자를 끌어모으고자 했다.

쿠팡의 락인(lock-in·자물쇠) 효과에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줄지 않고 올해 1000만명(1분기 기준 900만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락인 효과란 고객이 상품·서비스를 이용하고 나면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로 갈아타지 않는 현상이다. 플랫폼 서비스에서 락인 효과는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쿠팡플레이가 모회사 쿠팡도 살린 셈이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3월 축구 한일전 중계를 시작으로 같은해 코파아메리카, 카라바오컵, 월드컵 예선 등 생중계로 인지도를 쌓았다. 올해는 손흥민 선수가 나오는 경기 외에도 황인범 선수가 소속한 그리스 리그의 '올림피아코스' 경기, 황희찬 선수가 소속한 '울버햄튼 원더러스' 경기, 이강인 선수가 소속한 'RCD 마요르카' 중계를 통해 해외파 축구선수 활약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 하나 고무적인 것은 쿠팡이 오랜 기간 적자 행진에서 탈피해 최근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약 7742만달러(약 984억원)로 흑자 전환했다. 이는 2014년 로켓배송 도입 후 첫 분기 흑자로 당기순이익으로도 약 9067만달러(약 1152억원)을 거뒀다. 매출도 약 51억달러(6조482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이는 원화 기준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이다.

물론 최근 10년간 누적 손실액이 5조원을 넘고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자본총계는 연결기준 -4696억원으로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미국과 우리나라가 금리를 인상하고 있어 쿠팡이 보유한 부채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흑자가 이어지면 쿠팡플레이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늘어날 전망이다.

아직 'SNL 코리아'를 잇는 인기작 예능을 내지 못한 것도 과제다. 쿠팡플레이는 올 하반기 <체인리액션>과 <사내연애>라는 연애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나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인기 있는 후속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이를 통해 쿠팡 충성 고객까지 얻는 '락인 효과'가 다시금 필요한 셈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최종원 기자 다른기사 보기

• facebook
• 트위터
• 카카오톡
• 네이버블로그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