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줌인] 롯데건설, 자금 숨통 트이나?…‘ABCP 차환·회사채 발행’ 순항한 이유
[기업줌인] 롯데건설, 자금 숨통 트이나?…‘ABCP 차환·회사채 발행’ 순항한 이유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12.29 12:07
  • 수정 2022.12.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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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지난 26일 회사채 수요예측 2500억원 확보…내달 2일 발행
산업은행, 인수단 참여해 리스크 최소화…증권사 8곳 주관사로 꾸렸다
롯데케미칼 신용 보증통해 등급 상향…채안 펀드로 투자자 최대 확보
ABCP 차환 잇따라 성공…8곳 사업장서 1조7220억원 규모 리파이낸싱
회사채 발행 CG. [사진=연합뉴스]
회사채 발행 CG. [사진=연합뉴스]

자금난으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롯데건설이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만기를 앞둔 대략 10곳에 달하는 유동화증권(이하 ABCP) 차환에 성공했으며, 내년 1월 발행하는 공모 회사채도 완판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부동산 시장이 악화일로에 직면하면서, 완판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회의적인 전망도 나왔으나 기우였다. 예상을 뒤집고 완판한 것이다. 다만, 자금 유동성 숙제를 얼른 해결해서 하루 빨리 회사 정상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롯데건설은 지난 26일 진행한 2500억 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예상을 뒤집고 완판에 성공했다. 롯데건설은 회사채 발행을 성사시키고자 고군분투한 것으로 알려진다.

우선 회사채 발행을 위해 KB증권을 포함해 삼성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 등을 회사채 발행주관사로 두고, 다음달 2일 자금을 조달하기로 한 것이다.

게다가 인수단에 산업은행도 참여해 리스크를 최소화한 것도 두드러진다. 게다가 롯데건설의 대주주인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통해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인 A+에서 두 단계 상향시켰다. 만기도 1년으로 짧게 잡았으며, 금리는 연 5% 후반대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투자 수요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회사채발행 CG. [사진=연합뉴스]
회사채발행 CG. [사진=연합뉴스]

건설업계 내부적으로 이뤄진 회사채 발행은 지난 7월 SK디앤디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올 하반기 시장 금리가 빠른 속도로 치솟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미분양 주택 물량 등이 쌓이면서 건설사에 대한 투자 심리가 부정적이었던 탓이다.

롯데건설은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내년 2월 만기가 찾아오는 400억 원 어치 회사채와 롯데케미칼 차입금 일부를 상환하는 데 사용할 방침이다.

롯데건설의 자체 신용등급은 A등급이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로부터 신용보강을 받아 AA+등급 회사채로 발행한다. 건설사의 신용 위험을 우려하는 기관투자가들을 안심시키면서 발행 물량의 절반(1250억원)을 채안펀드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채 발행이 원만하게 성사되면서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자금이 경색돼 자금 유동성 확보에 큰 타격을 입었던 건설사 자금조달 문제가 어느 정도 회복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건설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번 롯데건설의 회사채 발행을 두고 이견도 있었지만 8곳의 증권사 위주로 주관사단을 구성해 기관 투자자 네트워크를 최대화해 투자자 모집을 다각화한 것이 회사채 발행을 성사시킨 주된 이유다. 게다가 수요예측에서 매각이 불발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산업은행이 인수단으로 참여시켜 안전장치를 마련해 리스크를 최소화한 것도 전략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이 최근 차환한 ABCP(유동화증권) 현황. [자료=한국신용평가]
롯데건설이 최근 차환한 ABCP(유동화증권) 현황. [자료=한국신용평가]

게다가 리파이낸싱도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29일 신용평가기관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서초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을 위해 발행한 ABCP가 최근 무사히 차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인마을 개발건에 대해 발행된 ABCP 금액은 총 1500억원 규모다. 지난 9월 하순에 1차적으로 300억원 규모로 발행됐으며, 2차적으로 10월 중순 1200억원에 발행됐다. 1~2차에 발행된 ABCP에 대한 차환예정일은 모두 지난 13일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헌인마을 도시개발프로젝트는 서울 서초구 일대에 노후주택과 영세 가구단지를 허물고 아파트를 포함해 각종 생활 인프라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며, 시공사는 롯데건설이다. 지난해 3월 실시계획인가를 받았고 현재 이주·철거가 막바지인 단계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무려 사업장 7곳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이뤄냈다. 상환한 총 금액은 1조7220억원에 달한다. 차환에 성공한 사업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1710억원)을 포함해 서울 방학동 주상복합 개발(3400억원), 홈플러스 부천 상동점‧인천 작전점 주상복합 신축(3480억원), 대구 중구 남산‧대봉 일대 재개발사업(3400억원), 부산 해운대 센텀 주상복합 건립(2250억원), 대전 도안2지구 특계 33·34BL 오피스텔 조성(1850억원), 울산 강동리조트 개발(1130억원) 등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상환이 가장 어려웠던 곳은 홈플러스 부지를 허물고 주상복합아파트와 복합쇼핑몰을 짓는 ‘경기도 부천 상동 역세권 디벨로퍼’ 사업이다. 이곳은 경기도 중에서도 비교적 낙후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고평가된 부지라 리파이낸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가까스로 최근에 분납 형태(11월 1380억원, 12월 2100억원)로 상환이 이뤄진 것이다.

롯데건설이 해결해야 할 PF우발채무 규모. [사진=한국기업평가]
롯데건설이 해결해야 할 PF우발채무 규모. [사진=한국기업평가]

다만 롯데건설 입장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또다시 도래하는 ABCP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ABCP 만기가 2~3개월 단위로 짧게 진행되다뵈 다시 차환할 시점이 내년 초에 줄줄이 도래한 것이다. 게다가 롯데건설입 장에서는 가까스로 차환한 사업장 8곳 중 6곳에서 SPC에 대한 자금보충 및 조건부 채무를 함께 짊어져야 하는 점도 부담 요소다. 나머지 2곳(서울 방학동 주상복합 개발, 둔촌주공 재건축)의 경우 롯데건설이 PF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을 함께 서야 하는 구조다. 

이밖에도 롯데건설 사업장을 유동화한 ABCP는 수개월 내 만기가 다가오는 상품이 많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ABCP(1710억원)는 다음달 1월 19일 만기가 도래한다.

서울 도봉구 방학동 주상복합 개발(300억원), 부산 해운대 센텀 공동주택 신축(2250억원), 대구 중구 대봉동·남산동 공동주택 개발(3400억원), 홈플러스 부지 개발(690억원) ABCP는 모두 내년 2월 만기다.

‘경기도 부천 상동 역세권 디벨로퍼’관련해 1380억원 규모의 ABCP에 대한 만기일은 내년 2월9일‧5월11일 예정이며, 2100억원에 대한 유동화증권 상환예정일은 내년 4월5일‧4월27일이다.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대구 중구 남산‧대봉 소재 재개발사업장도 무난히 차환에 성공했다. 이곳 역시 SPC형태라 롯데건설이 채무를 함께 져야 하는 형태다. 해당 ABCP 만기는 내년 2월 17일 예정이다. 이번에 차환한 다수 ABCP에 대한 차환 예정일은 내년 1~5월 만기를 앞둔 셈이다.

다만 국채 금리가 최근에 계속해서 내려가는 추세고, 금융권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가파르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리파이낸싱 여건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단기 PF 금융환경의 어려움속에서 당사는 국내외 금융기관을 비롯해 계열사를 통해 자금 조달이 잡음 없이 비교적 원만하게 진행됐다. 최근  회사채 발행 성공을 비롯해 자금조달 여건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앞으로도 내부적으로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내년에는 보다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니 조금 더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롯데건설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다만 방심해선 안된다. 롯데건설이 이번에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지원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로 공모 회사채 2500억원 가운데 기관투자는 약 400억원에 그쳤으며, 채권시장안정펀드 1200억원, 산업은행 900억원으로 정부 지원과 관련된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또한 내년 국내 주택 시장의 심각한 부진이 예상되면서 주택사업을 주요 캐시카우로 펼쳐왔던 건설사들의 위기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에 이달 3대 신용평가사들도 일제히 일부 건설사들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롯데건설의 사례로만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내년 전망에 따라 자구책이 우선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에 건설 경기는 상당히 안 좋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주요 건설사들은 다가올 리크스에 우선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자구책들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도 “최근 롯데 계열사들이 롯데건설을 살리고자 무리하게 자금출혈하다 보니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의 신용등급까지 낮아졌으며,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업황 부진으로 영업현금 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M&A 자금과 계열 지원 부담이 커졌다. 롯데건설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신용도 하락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 연구원 역시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에 연초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는 하나 PF ABCP 부실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내년에는 보수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주택 및 분양경기 침체 하에서 관련 현장의 사업 추진이 지연되거나 분양실적이 부진할 경우 동사의 계획 대비 PF 우발채무 해소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거나 관련 사업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으며, 유동성 부족과 추가적인 자금조달 부담이 장기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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