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춘추전국시대] LG유플러스 인수 물 건너간 왓챠, 자구책 마련 '절실'
[OTT 춘추전국시대] LG유플러스 인수 물 건너간 왓챠, 자구책 마련 '절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12.30 16:17
  • 수정 2022.12.30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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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400억대 신주 인수 검토하다 절차 중단
복잡한 지분·자본잠식…투자유치 위해 자구책 찾아야
왓챠 개봉관·다양성 갖춘 영화·오리지널 확대 등 추진

[편집자주] 넷플릭스와 디즈니로 대표되는 외국계 공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이 올해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주춤한 사이 토종 OTT들이 톡톡 튀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앞세워 도약하고 있다. 올해에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술꾼도시여자들>, <환승연애>, <SNL Korea>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흥행시키며 점유율을 조금씩 뺏어오는 추세다. 다만 시장은 여전히 경쟁히 치열한 레드오션인 데다 콘텐츠가 흥행할 수록 망 사용료 부담도 커지는 골칫거리도 안고 있다. OTT 시대의 흐름을 기사를 통해 알아본다.

왓챠 실행 화면.
왓챠 실행 화면.

최근 LG유플러스에 인수설이 거론됐던 왓챠가 영화 다양성·왓챠 개봉관 확대 등 자구책 마련에 골몰할 것으로 보인다. OTT 왓챠는 대기업 자회사가 아닌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2016년 출범해 영화 매니아 등 가입자를 유치했으나 적자 행진이 계속되며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 추진설이 심심찮게 들려왔다.

3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왓챠 인수를 검토하다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400억원 규모의 왓챠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벤처캐피탈(VC) 등 기존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왓챠는 2021년 말 기준 창업자 박태훈 CEO(지분 15.8%)가 1대 주주로 VC인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18(지분 8.8%)과 컴퍼니케이고성장펀드(지분 6.0%), 공공기관인 한국산업은행(3.9%), 공동 창업자인 원지현 최고운영책임자(COO, 지분 3.5%), 이태현 OTT 웨이브 대표(지분 2.8%) 등 복잡한 지분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같은 지분구조는 1대 주주의 독단적 경영을 견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각자의 이해관계가 달라 이사회가 만장일치의 의견을 보이기 힘들다. 왓챠는 이미 이전부터 M&A와 IPO 추진설이 돌았으나 최근 들어서야 인수 의사가 있는 기업이 생긴 것도 이와 연관 있다. 연말에는 IPO 추진 계획이 있었지만 증시 및 공모주 시장 악화 등 요인으로 중단된 상황이다. 

LG유플러스 인수가 성사되면 박 CEO의 지분에는 변화가 없더라도 일부 투자자들의 지분은 매각될 가능성이 있었다. M&A 시장 침체 등 상황 악화로 일부 투자자들이 지분을 빨리 떨쳐낼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왓챠는 2020년 155억원, 2021년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기업가치는 IPO가 진행되면 약 5000억원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최근 투자 전 기업가치(프리밸류)는 200억~300억원대로 평가됐다. 

왓챠는 떨어진 기업가치를 상승시키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왓챠는 기존 구독형 결제 외에도 추가 결제를 통한 최신 영화 개봉관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왓챠 개보봉관'은 극장에서 상영 중이거나 상영이 종료된 영화를 VOD로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구독자 뿐만 아니라 비구독자도 구매가 가능하며 최근 론칭 기념 20% 할인 이벤트도 진행했다.

왓챠 개봉관. [출처=왓챠]
왓챠 개봉관. [출처=왓챠]

영화 매니아들을 가입자로 끌어모은 독립영화 라인업 확대와 외국 다양성 영화 수입도 계속 추진한다. 왓챠는 올해 초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드라이브 마이 카>,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티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레벤느망> 등 영화를 단독 공개해 호평을 받았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도 계속될 전망이다. 왓챠는 올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끈 웹드라마 <좋좋소>를 OTT 중 단독으로 제공한 데 이어 <시멘틱 에러>, <최종병기 앨리스> 등 오리지널 드라마를 공개했다. 야구 다큐멘터리 <한화이글스: 클럽하우스>에 이어 하반기엔 유튜버와 연예인들이 주축이 된 예능 <도둑잡기>도 공개했다.

이같은 자구책이 성과를 거둘지는 지켜봐야 한다. 왓챠 개봉관은 최근 유료 결제 이용자 1000만명을 돌파한 '네이버 시리즈온'과 경쟁해야 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는 넷플릭스 외에도 CJ ENM, SK브로드밴드, 쿠팡 등 대기업을 모회사로 한 토종 OTT 사업자들에 비해 자금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독립·다양성 영화 확대는 영화 매니아가 아닌 일반 대중들을 끌어모으는 데는 한계점이 명확하다.

다행히 LG유플러스가 다시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디즈니의 국내 시장 진출에 협업한 데 이어 기존 OTT와 VOD 등을 한번에 찾아 볼 수 있는 인터넷 TV(IPTV) 서비스를 내놨다. 올해 초엔 콘텐츠 평점 앱 키노라이츠를 인수했는데 고객 데이터가 많은 왓챠를 인수하면 알고리즘 강화에 힘을 더 실어줄 수 있다.

왓챠 관계자는 "2016년 왓챠는 OTT 론칭 후 매년 2배 이상 성장을 하고 있다"며 "대형 영화나 콘텐츠를 제작하진 못했지만 수요가 있고 작품성이 높은 콘텐츠를 많이 만들고 론칭했고, 중소형 OTT 사업자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투자 유치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자금 경색 심화로 투자가 멈춘 상황이 있었다"며 "어쨌든 투자 유치를 계속 진행하면서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지 않는 '왓챠 개봉관' 등을 확대하고 저희만의 방식으로 질좋은 콘텐츠를 공급하겠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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