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뷰] BBC “2023년의 북한 미사일 발사, 시험이 아니라 전투 훈련이 될 것”
[월드 뷰] BBC “2023년의 북한 미사일 발사, 시험이 아니라 전투 훈련이 될 것”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1.04 05:58
  • 수정 2023.01.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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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12형' 탄두부를 둘러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북한은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의 탄두부를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 연합뉴스]
'화성-12형' 탄두부를 둘러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북한은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의 탄두부를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 연합뉴스]

“2023년 북한 미사일 발사는 시험이 아니라 전투 훈련이 될 것이다.”

BBC는 3일(현지 시각) 새해 북한의 행동을 전망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이 매체는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이라는 김정은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올 한해 한반도에서 매우 심각한 상황 변화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전문이다.

북한은 사상 유래없는 2022년을 보냈다.

북한은 지난 한 해 동안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미사일을 발사했다. 실제로 북한이 지금까지 발사한 모든 미사일의 4분의 1이 2022년에 발사되었다. 지난해는 또 김정은이 북한은 핵보유국이며 북한의 정체성은 핵과 함께한다고 선언한 해이기도 하다.

이로써 한반도 긴장은 2017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말로 위협한 이래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그렇다면 북한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진일보한 핵무기 개발

2022년 북한은 무기 개발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북한은 지난해 한국을 타격하도록 설계된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하는 것으로 한 해를 열었고, 이어 일본을 겨냥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 발사를 시험했다. 그리고 연말이 되어서는 이론적으로는 미국 본토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 17호 발사 시험에 성공했다.

김정은 이러면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의 문턱을 낮추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북한이 불가역적인 핵보유국이 되었다고 선언한 뒤 핵무기는 더이상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제적이고 공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작년 해가 저물어가는 길목에서 김정은은 노동당원들을 모아놓고 2023년의 포부를 밝혔다.

김정은 포부의 맨 윗자리에는 핵무기 생산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것”이 들어있다. 여기에는 남한과의 전쟁에 사용할 수 있는 보다 소형의 전술 핵무기의 대량 생산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CEIP)’의 핵무기 전문가인 안킷 판다는 이같은 발언을 가장 심각한 상황 변화로 판단한다.

북한이 전술핵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소형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폭탄을 생산해야 한다. 그러나 세계는 아직 평양이 그런 일을 해냈다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세계의 정보 네트워크들은 2022년의 대부분을 그러한 징후를 포착하기 위해 예의 주시했지만 그런 시험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쩌면 2023년이 바로 그 해가 될 수 있다.

김정은이 2023년에 달성하고자 하는 소망 목록의 다른 항목에는 그가 올 봄에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스파이 위성과 현재 모델보다 더 은밀하게 미국을 향해 발사될 수 있는 더 튼튼한 고체 연료 ICBM이 있다.

따라서 2023년은 북한이 유엔 제재를 무시하고 핵무기를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시험, 정제 및 확장하면서 2022년의 분위기를 더욱 뚜렷이 느끼게 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실제로 새해가 시작된 지 채 3시간도 되지 않아 북한은 이미 금년의 첫 번째 미사일 발사 시험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안킷 판다 연구원은 “북한이 현재 예견되는 군사적 충돌에서 미사일을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대부분의 미사일 발사는 시험이 아니라 훈련의 일환에 해당할 것”이라고 분석해 주목을 끌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7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시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특히 이번 기념촬영에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ICBM 발사장에서 처음 공개했던 둘째 딸과 이번에도 손을 꼭 잡고 등장했다. [사진 =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7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성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시였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특히 이번 기념촬영에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께서 존귀하신 자제분과 함께 촬영장에 나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ICBM 발사장에서 처음 공개했던 둘째 딸과 이번에도 손을 꼭 잡고 등장했다. [사진 = 연합뉴스]

대화 가능성은?

이렇게 광범위한 ‘위시 리스트(wish list)’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북한 지도자가 올해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최종 비핵화 협상은 2019년에 결렬되었고, 그 이후로 김정은 위원장은 대화를 원한다는 기미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한가지 가능성은 그가 긴장을 최대로 올리면서 그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미국과 남한을 파괴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입증해서 협상을 자신의 의지대로 끌어갈 수 있을 때까지 그는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북한은 지난 1년 동안 중국과 러시아와 더 가까워졌다. 20년 동안 미국 정부에서 북한 분석가로 일했고 지금은 ‘열린 핵 네트워크(Open Nuclear Network)’에 몸담고 있는 레이첼 이민영(Rachel Minyoung Lee)은 북한이 외교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에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이상 미국을 안보와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향후 핵 협상의 형태와 틀에 중대한 변화를 가할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한반도의 긴장

이러는 사이에 한반도 정세는 급변하고 있다.

북한의 모든 “도발”에 대해 남한이 보복을 하고 여기에는 미국도 가끔씩 참여하고 있는 모양으로 정세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 변화는 2022년 5월 대북한 강경 노선을 천명한 새 대통령이 한국에 탄생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을 저지하는 최선의 방책은 군사적 대응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는 미국과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재개했고, 북한은 이에 반발해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했다. 이로 인해 양측이 휴전선 근처에서 전투기를 띄우고 바다를 향해 포탄을 발사하는 등 군사적 맞대응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주에는 북한이 남한 영공에 드론 5대를 예고 없이 날려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남측은 이들을 격추시키지 못하면서 방위에 허점을 드러냈고, 북한의 행위에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던 남한 국민 사이에서 우려를 커지게 했다.

그러자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모든 도발에 대해 보복하고 벌을 내릴 것이라고 천명했다.

북한을 모니터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리아 리스크 그룹(Korea Risk Group)’의 채드 오캐롤 대표는 2023년에는 남북한 직접 충돌로 파국에 이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이나 남한의 대응은 의도했든 아니든 실제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까지 확대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한 번의 실수나 착오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김주애와 '화성-12형' 둘러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북한은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둘째 딸 김주애와 함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 연합뉴스]
김주애와 '화성-12형' 둘러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북한은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둘째 딸 김주애와 함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둘러보는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 = 연합뉴스]

북한 내부 상황

2023년은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해가 될까?

북한 주민들은 코로나 팬데믹과 관련해 가혹한 국경 폐쇄를 겪어야 했다. 인도주의 단체들은 이로 인해 북한에서 심각한 식량 및 의약품 부족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매우 드문 사례로, 김정은은 지난해 북한의 “식량 위기”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북한은 첫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의 발생을 시인했지만, 불과 몇 달 뒤에 이를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2023년은 북한이 드디어 중국과의 국경을 다시 열고 사람과 물품을 다시 들여오는 해가 될까?

제로코로나 정책을 엄격히 적용하던 중국이 다시 문을 연 것은 일말의 희망을 가져다주고 있다. 북한은 이에 대비해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열린 핵 네트워크’의 이민영씨는 확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붕괴 위기에 놓인 경제 같은 비상사태가 아니라면 코로나 상황이 전 세계적으로, 특히 이웃 중국에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될 때까지 북한이 국경을 완전히 재개할 것 같지는 않다.” (이민영 씨)

북한을 주목할 때 주의해야 할 또 하나의 관점은 김정은 이후 누가 북한을 이끌 것인지에 대한 실마리이다. 김정은의 후계 계획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자녀 중 한 명인 딸 김주애가 공개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주애는 지금까지 세 차례의 군사 행사에 등장해 사진이 찍혔고, 새해 첫날 더 많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일부로부터 그녀가 낙점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물론 북한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한 국가이며, 2023년 또한 지난해만큼이나 예측 불가능한 불안정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위키리크스한국=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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