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수만년 만에 깨어나는 '판도라 바이러스'...고대 세균 방출 우려 어떻게 차단할까
[지구 온난화] 수만년 만에 깨어나는 '판도라 바이러스'...고대 세균 방출 우려 어떻게 차단할까
  • 유 진 기자
  • 승인 2023.01.08 06:44
  • 수정 2023.01.09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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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 컨버세이션]
시베리아 영구동토층 해빙으로 인해 고대 세균이 방출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사진=더 컨버세이션]

지구온난화 같은 심각한 기후 변화로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이 해빙되면서 수 만년 묻혀있던 ‘좀비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되살아난 바이러스들이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어 각별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스트앵글리아 의과대학 폴 헌터 교수는 영구동토층 해빙으로 인해 고대 세균이 방출되고 있다고 호주 매체 '더 컨버세이션'을 통해 밝혔다.

최근 과학자들이 수만 년 동안 얼어붙은 시베리아 땅속에 묻혀있던 여러 대형 바이러스를 되살렸다.

되살아난 바이러스 중 가장 어린 바이러스는 약 2만 7,000년 된 것이다. 가장 오래된 바이러스 판도라 바이러스의 연대는 4만 8,5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금까지 다시 살아난 바이러스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지구가 계속 따뜻해지면서 영구동토층이 해빙되는 가운데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포함해 수천 년 동안 얼어있던 유기물이 방출되고 있다. 일부 바이러스는 여전히 번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에서 모인 연구진들은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에서 판도라 바이러스와 팩맨 바이러스와 같은 이국적 이름을 가진 13개의 바이러스를 재생물화하는 데 성공했다.

영구동토층에서 채취한 샘플들 중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 연구에서는 피토 바이러스와 몰리 바이러스를 발견했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지금까지 ‘좀비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금까지 배양된 바이러스는 모두 아메바에만 영향을 미치는 DNA 바이러스다. 그들은 포유류는 물론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와는 거리가 멀고, 인간에게 위험을 끼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여진다.

헌터 교수는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큰 바이러스인 ‘미미 바이러스’는 인간의 폐렴과 관련이 있다”며 “하지만 연관성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구 동토층 샘플에서 배양된 바이러스는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들은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전염병으로 죽었을 시체에서 바이러스가 방출되고, 그 감염을 다시 세상에 퍼트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영구동토층에는 과거 고대 미생물부터 시작해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화학 물질 및 방사능 물질이 모두 들어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고대부터 근대까지 생존했던 미생물들과 비교적 최근에 생성된 방사성 폐기물 같은 물질들이 모두 얼음에 갇혀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상 유일하게 근절된 전염병은 ‘천연두 바이러스’다. 영구 동토층 매장지에 천연두 감염의 흔적이 발견됐지만, ‘불완전한 유전자 서열’로 인해 바이러스 조각이 부러져 아무도 감염시킬 수 없었다.

하지만 천연두 바이러스는 몇 세기는 아니지만 몇 십 년 동안은 영하 20°C일 때도 살아있을 것이라고 연구진들은 설명했다.

지난 몇 십 년동안, 과학자들은 알래스카와 노르웨이의 영구 동토층에서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을 발굴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죽은 사람들의 조직에서 염기서열을 알아낼 수 있었지만 배양되지는 않았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얼었을 때 적어도 1년 동안은 생존할 수 있다.

2,350마리의 순록을 대학살 시킨 탄저균 바이러스. [사진=더 컨버세이션]
2,350마리의 순록을 대학살 시킨 탄저균 바이러스. [사진=더 컨버세이션]

바이러스보다 박테리아가 더 위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가 질병을 발생하기에 박테리아보다 더 위험하고 인체에 훨씬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헌터 교수는 바이러스보다 박테리아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년 동안, 시베리아에서 순록에 영향을 미치는 탄저균의 발생이 여러 차례 있었다.

특히 2016년에는 2,350마리의 순록이 사망한 대규모 발병이 있었다. 이 발병은 따뜻한 여름에 시작됐고, 이는 영구동토층이 녹는 과정에서 방출된 탄저균이 발병을 촉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암시로 이어졌다.

1848년 시베리아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인간들이 죽은 순록을 먹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사람들은 영구동토층 해빙 현상에 주목하지 않고, 탄저균 백신 접종에 더 집중했다.

영구동토층 해빙이 탄저균 발생을 촉발했다고 하지만, 초식동물의 탄저균 감염은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지역 발병이 대유행을 유발한 가능성은 낮다.

헌터 교수는 “항균제가 영구동토층 해빙으로부터 환경에 방출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가 또 다른 관심사”라고 말했다.

영구동토층 샘플에서 검출된 항균제 유전자 검사를 통해 내성세균 유전자는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내성을 갖게 하는 유전 물질이며, 박테리아 간에 전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헌터 교수는 “이는 많은 항균 저항 유전자가 항균 시대 이전의 토양 유기체로부터 진화했기 때문에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강은 이미 항균성 생물과 저항성 유전자로 심각하게 오염됐다”며 “영구동토층 해빙 과정에서 항균 저항성 박테리아가 이미 우리 환경에 존재하는 항균 저항성 유전자의 번식을 기여할 것인지는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유 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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