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국경세 위기] 현대제철의 탄소중립 특명, 新전기로를 잡아라
[탄소국경세 위기] 현대제철의 탄소중립 특명, 新전기로를 잡아라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3.01.18 10:07
  • 수정 2023.01.18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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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 녹일 때 수소환원설비 통해 탄소배출 저감 ↑
탄소국경세 부과 전 도입 어렵지만 탄소중립 목표
"개별 기업, 탄소국경세 대응방안 마련 쉽지 않아"

[편집자주] 유럽연합(EU)에서 이르면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탄소국경조정제(CBAM) 도입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 주력 산업인 철강·석유화학 업계의 타격이 예고되고 있다. EU는 철강제품, 시멘트, 화학비료, 전기, 수소 등을 수입할 때 탄소배출 비용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로인해 유럽 수출비중이 높은 철강업계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탄소다배출 업종으로 꼽히는 석유화학도 수출이 쪼그라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위기를 맞이한 기업 별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출처=현대제철]
[출처=현대제철]

철강업계 2위 현대제철이 포스코의 뒤를 이어 국내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2위를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고로·전기로·강관 등 사업에서 초격차 기술로 세계적인 철강 기업으로 올라섰지만 철강업 특성상 '탈(脫)탄소'가 어려워 애를 먹고 있다. 회사는 신전기로 공법을 통해 탄소저감한 상태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을 도입한다는 입장인데 해당 공정은 이르면 2025년 도입 예정이라 탄소국경세 부과 전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은 대표적인 탄소 다배출 산업으로 산업계에서도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엄지용 KAIST 녹색성장대학원 교수팀과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이 발표한 '한국 철강 부문의 2050 탄소중립 경로: 한국형 통합평가모형 분석' 보고서에서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기준 1억100만톤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산업 부문의 39%, 국가 전체의 13%를 차지한다.

보고서는 국내 산업에서 철강·금속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주요국 중 가장 높아 대비에 철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철강 생산량은 주요국 대비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철강·화학·정유·시멘트 등 탄소다배출 업종의 GDP 비중은 8.4%로 G5(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대비 각각 약 2배에 달한다. 

철강 업계는 2021년 EU에 43억 달러(약 5조3246억원)의 제품을 수출해 다른 탄소국경세 적용 품목보다 금액이 매우 높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탄소국경세 적용 시 철강업계에 연간 1억3500만 달러(약 1671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20.6%의 EU 수출 감소 효과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의 현재 추세로는 2050년 탄소 배출량이 2020년 대비 95% 감소하지만 탄소 배출은 여전히 잔존하게 된다.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및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활용한 발전량이 증가하면서 간접배출이 감소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상당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 산업의 탄소중립을 위해선 전기화와 수소에너지 비중 증가, 전기로 기술의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보고서 연구팀은 "탄소중립을 위해선 재생에너지 발전량과 그린 수소 생산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중장기 투자와 CCS를 탑재한 직접환원철 기반의 전기로 기술의 빠른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탄소 배출이 적은 전기로 산업을 확대하고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통한 탄소계 공정(고로+전로) 대체를 주요 감축 수단으로 계획하고 있다. 다만 상용화에는 시간이 꽤 걸리는 만큼 부과 전 실질적인 피해를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출처=현대제철]
[출처=현대제철]

이중 현대제철은 장기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2021년 탄소중립 전담 조직인 탄소중립추진단을 신설했고 친환경 제철소를 위해 5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회사는 또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로 전환해 저탄소 고급판재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세계 최초로 전기로를 통해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30% 이상 줄이면서 기존 전기로에서 생산하지 못했던 고급 판재를 생산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사 가운데 전기로를 활용해 철강재를 가장 많이 생산한다고 밝혔지만 신전기로 도입은 이르면 2025년, 늦으면 2029년까지라 탄소국경세 부과 전까지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만 신전기로 도입은 탄소국경세 부과와 무관한, 2050년 탄소중립에 맞춘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신전기로 공법을 개발해서 탄소저감한 상태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을 도입하려 애쓰고 있다"며 "공정 상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형태로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탄소국경세에 맞춰 신전기로 도입이 이뤄지는 게 아니고 중장기적으로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와 맞물려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 개별 기업 별로 탄소국경세 부과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 결국 정부와 민관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관계자는 "지금 현재도 산업부와 같이 조율해서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고 개별 기업이 탄소국경세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책적으로 EU와 협상이 돼야 하는 부분이고 정부에서도 그렇게 판단을 해서 철강 업체도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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